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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태, 제2의 그리스 될까 우려
이탈리아 사태, 제2의 그리스 될까 우려
  • 신만호 선임기자
  • 승인 2018.05.3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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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 불안 증폭

이탈리아 정국 불안이 유럽 경제 향방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유럽을 넘어 미주, 아시아 금융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29(현지시간) 세계 금융시장은 이탈리아 충격으로 크게 흔들렸다. 유럽 증시는 물론 미국증시도 일제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와 유럽·미국 금융주, 유로화를 팔아치우고 미국·독일 국채, 미국 달러, 스위스 프랑 등 안전자산을 사들였다.

뉴욕 증시의 금융부문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금융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7%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 주가는 4.27%, 모건스탠리는 5.75% 떨어졌다.

밀라노 증시의 은행주들도 45% 이상 급락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 차(스프레드)는 장중 한때 3.2%포인트(320bp)까지 치솟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7594%까지 하락했다.

유로는 급락세다. 유로화 환율은 작년 7월 이후 최저인 유로당 1.1539달러까지 밀렸고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작년 10월 이후 최저인 유로당 1.14403프랑까지 내렸다.

아시아 시장도 30일 오전 급락세를 보였다. 오전 1120분 현재 일본 닛케이지수는 1.52% 내렸고 한국 코스피는 1.82%, 홍콩 항셍지수는 1.45%, 상하이 종합지수는 1.47%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이토록 뒤흔드는 이유는 이탈리아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정당이 세력을 넓히면서 EU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의 브렉시트 선언 이후, 유럽의 3대 경제국인 이탈리아마저 EU를 탈퇴할 경우, EU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탈리아는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의 연정 출범 직전에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EU 성향이 강한 파올로 사보나의 경제장관 지명을 전격 거부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사보나의 승인을 거부하자 포퓰리즘 연정의 총리 후보였던 주세페 콘테가 전격 사임했고, 마타렐라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고위관료 출신인 카를로 코타렐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해 정국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두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의 반대로 코타렐리 지명자가 꾸릴 새 내각이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포퓰리즘 세력이 연정 구성에 결국 실패하면서 재총선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과 EU 탈퇴를 추진하는 포퓰리즘 세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시장 불안이 이탈리아를 넘어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EU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정정 불안으로 EU 지역이 경기둔화에 빠질 수 있는데 EU의 경기둔화는 결국에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자금이 유로지역을 이탈해 미국으로 유입되면 달러 강세를 유발하고, 금리인상을 억제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다음달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태로 금리인상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은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연준의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금리)은 이날 전거래일보다 16.1bp 내린 2.323%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실제 EU를 탈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이탈리아가 유로존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23000억 유로(2869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 GDP132%이다. 이는 유로 평균 87%보다 훨씬 높은 것이며, 독일의 두 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구성되면 EU 탈퇴는 아니어도 빚 탕감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이 제2의 그리스 사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전세계 금융시장이 이탈리아 정정불안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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