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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인상-양도세 인하 원칙은 모든 주택소유자에 지켜져야
종부세 인상-양도세 인하 원칙은 모든 주택소유자에 지켜져야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8.09.07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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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차익 본 1주택자는 재산세 인상으로
다주택 임대사업자의 악용은 대출 강화와 임대료 상한선 강화로
최근 집값 급등으로 기로에 놓인 주거복지 로드맵 -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최근 집값 급등으로 무색해진 주거복지 로드맵

사람은 먹고 입고 자야 한다. 주택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필수품이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 무주택자가 다수다. 2016년 기준 전체 가구의 44.5%에 이른다. 주택이 필수품이 될수록 쉽게 접근하게 하는 정책이 으뜸이다. 먹거리를 사재기 했다가 높은 가격에 파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무주택자의 앞에는 두 가지 길이 놓여 있다. 주택을 소유하거나 임대(전월세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집값이 소득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안정돼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안정의 모습은 완만하게 오르거나 그대로 있거나 내리는 것이다. 임대료도 마찬가지다. 반면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건 1주택자를 포함해 55%(1주택자 40.6%포인트, 다주택자 14.9%포인트)를 차지하는 거의 모든 주택 소유자의 바람이다. 기왕이면 많이 올라주기를 바란다. 높은 자산가치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무주택자와 주택 소유자의 이해가 갈리는 지점이다.

집값이 안정을 이루려면 수요와 공급이 잘 맞는 게 최우선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투기적인 수요가 억제돼야 하고, 공급 측면에서는 필요한 곳에 신규 물량이 제때 공급되거나 투기적인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 시장에 나와야 한다. 사거나 빌리기 위한 무주택자의 수요는 상수다. 이른바 실수요다.

반면 주택 소유자의 수요는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혼재돼 있다. 이를 가르는 기본선은 ‘가구당 두 채 이상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다. 그래서 1주택자를 실수요자로 간주한다. 이들보다 2주택 이상 소유자들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더 높게 부과하는 이유는 무주택자와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집이라는 필수품에 대한 접근을 더 많이 제한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종부세는 술, 담배, 도박처럼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에 부과되는 ‘죄악세’의 성격을 지닌다. 이는 같은 보유세라고 해도 재산세에다 종부세를 단순 통합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재산세는 다른 사람의 필수품에 대한 제한과는 상관이 없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무주택자의 수요를 모두 충족해주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여러 채를 소유하는 것을 죄악시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미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맞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다주택 소유가 모두 실수요라는 전제 아래에서만 타당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실수요가 아니면 주택은 공급 과잉이 되고, 집값은 떨어지게 된다. 그것도 큰 폭으로 떨어질 위험성이 커진다. 대출금 상환에 몰린 사람들이 앞다퉈 매물로 내놓으면서 가격이 나선형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공황’이다. 다주택자들의 ‘흑자 개인파산’도 잇따를 것이다. 다주택자들끼리 서로 사주면서 돌려막기를 하거나 고금리 사채업자가 등장할 수도 있을 테지만 ‘시간 끌기’에 가깝다.

불행하게도, 이미 판은 어그러졌다고 봐야 한다. ‘2017년 8·2 대책이 왜 안 먹히고 값이 오르느냐?’에 진단이 나오고 있다.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되, 마구 쏟아내면서 방향 감각까지 상실해서는 안 된다. 기존 대책이 통하지 않은 원인을 분석하며 정부가 하는 새롭게 하는 얘기나 언론 분석을 보면 두 가지 내용이 핵심이다. 2년 보유나 2년 거주(투기과열·투기·조정지구)할 경우 양도세를 면제하는 1주택자가 투기 수요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요건을 충족한 뒤 팔 때 면제받은 양도세로 대출을 받지 않거나 약간만 받아도 동일한 지역이나 다른 지역에 ‘똘똘한 한 채’를 사려고 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사례가 꽤 있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집값의 80%까지 가능한 느슨한 대출 규제, 종부세 과세표준 주택수 합산 제외 등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 등을 악용해 대출을 받아 새로 주택을 사서 임대주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경우를 따져보면 기존 다주택자이거나, 다주택자로 전환하면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후자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이런 악용 사례가 나오는 근본 배경은 8년 이상 임대, 연 5% 임대료 인상 제한 등을 받더라도 실질금리가 제로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이게 훨씬 유리하다는 데 있다. 정부는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이려는 데서 해법을 찾지만 이것은 방향이 잘못된 것에 해당한다. 느슨한 대출 규제를 강화해 악용 사례를 막고, 연간 임대료 인상 상한선 5%를 한국은행 소비자물가상승률 이내로 제한해 무주택자의 접근권을 높이는 게 타당하다.

양도세 면제 등 ‘똘똘한 한 채’ 소유를 통한 자산가치 상승을 꾀하는 1주택자에 대해서는 보유·거주 요건을 2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고 양도세 면제를 부분 과세로 바꾸며 종부세를 높이는 등의 대책이 정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대책이 나오는 고충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는 충분한 원칙 속에서 나와야 한다. 원칙적으로 집이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 1주택자는 무주택자의 주택 접근을 제한하지 않는다. 따라서 양도차익을 본 1주택자의 경우 과세를 하더라도 종부세가 아니라 양도차익의 일부를 환수하는 또 다른 보유세인 재산세를 높이는 게 맞다. 이렇게 하면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을 9억원으로 할 것인지 6억원으로 할 것인지 하는 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에 양도세 면제는 그대로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 종부세는 높이고 양도세는 낮추는 방향은 모든 주택소유자에 대해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크게 올려야 한다. 공시지가를 현실화시키고 공정가격 가액을 없애면 된다. 최근의 집값 급등이 애초 최후의 수단으로 평가받는 종부세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게 주요한 원인이라면, 진짜 호랑이로 만드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대신에 주택 지분 물납 허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5240). 현 정부 임기 안에 크고 작은 각종 재건축과 재개발 수요를 계속 미뤄두겠다는 게 아니라면, 주택 지분을 통한 세금 물납 허용은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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