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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부문 취업자 오히려 증가…최소 4만4천명 늘어나
자영업 부문 취업자 오히려 증가…최소 4만4천명 늘어나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8.09.18 2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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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리는 노동시장…상용직 근로자 증가의 최소 15.4%는 일자리 안정자금 때문

취업자 증가폭의 둔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자영업 부문의 취업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경기 둔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자영업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통념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통계청 고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자영업자 수는 568만1천명이다. 1년 전보다 5만2천명 줄었다. 이 가운데 1인 자영업자는 71%인 403만명이고 나머지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다. 하지만 이것은 ‘자영업자 수’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고용원을 감안하지 않는 숫자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올해 1~8월 월평균 6만3천명 증가했다. 이들 자영업자가 적어도 1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단순 가정해 보자. 그러면 취업자 증가 수는 자영업자 본인과 고용원 1명을 더해 최소 12만6천명이다. 전년 대비 같은 기간 동안 1인 자영업자 수는 월평균 8만3천명 감소했다. 이 둘을 종합하면, 자영업 부문의 취업자는 최소 4만3천명 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18년 1~8월 증가 수, 단위: 천명
표-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18년 1~8월 증가 수, 단위: 천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1명 고용 가정 시 최소 4만4천명 증가

무급가족종사자를 자영업 부문에 포함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올해 1~8월 무급가족종사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만명 줄었다. 이걸 감안해도 자영업 부문의 취업자는 최소 3만3천명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1인 자영업자가 감소하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모습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적거나 없다’는 근거로 내세운다. ‘바람직한 현상 아니냐?’는 주장을 더하는 이들도 있다. 자영업 부문의 바람직한 구조조정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자영업 부문의 취업자가 오히려 늘어나기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면 좀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설명할 수 있는 길은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채용을 지원하는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연간 3조원을 조금 밑도는 일자리 안정자금이 자영업 부문의 취업을 떠받치고 있다는 얘기다. 2019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은 2조8200억원이다. 올해 2조9700억원보다 5.1%(15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대상자는 올해 236만명, 내년 238만명이다. 올해 8월까지 신청한 근로자는 대상자의 97%인 229만명이다. 조건은 30명 미만 사업장에서 급여 월 210만 원 이하 근로자 1명을 채용할 때 월 13만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내년에 5인 미만 사업장은 지원액이 월 15만원으로 늘어난다.

상용직 늘어나는 이유 잘 들여다봐야

일자리 안정자금이 자영업 부문의 취업을 떠받치는 경로는 두 가지로 추정된다. 첫째, 일자리 안정자금이 1인 자영업자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로 전환하는 유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지난 8월까지 올해 월평균 줄어든 8만3천명 가운데 어느 정도가 이런 식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로 전환했는지는 통계청만이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실상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였지만, 일자리 안정자금을 계기로 공식적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로 전환한 경우도 포함될 것이다. 둘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추가로 고용하는 경우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는 자영업 부문의 늘어난 일자리는 고용계약이 1년 이상인 상용직에 해당한다. 올해 8월까지 상용직 근로자는 월평균 27만9천명 늘었다. 이 가운데 적어도 15.4%에 해당하는 4만3천명은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인해 늘어난 셈이다. 이 경우를 빼고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나는 경로는 △공무원이 아닌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보통신업과 금융보험업 등 취업자 증가폭이 큰 업종에서 정규직 채용 등을 꼽을 수 있다.

문제는 일자리 안정자금이 떠받치는 상용직 근로자 증가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왜곡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이냐?’는 문제제기를 가볍게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영업 부문의 실업보호와 직업훈련에 사용돼야 할 재원이 노동시장을 뒤틀리게 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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