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4 15:41 (금)
한국GM 독자생존의 길은 불가능한가
한국GM 독자생존의 길은 불가능한가
  • 오민규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연구원
  • 승인 2018.07.0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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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제시한 것은 ‘독자생존 계획’이 아닌 ‘철수 플랜’
협상 진행 여하에 따라 2~3년 뒤 철수냐, 5~6년 뒤 철수냐가 결정될 것

본격적인 얘기를 꺼내기에 앞서, 여기 두 장의 그림을 공개한다. 첫 번째 그림은 작년 3월 6일 GM이 오펠 매각 관련 투자자들을 위해 만든 설명자료의 일부이다. 두 번째 그림은 그로부터 꼭 3개월 후인 6월 14일, Citi Industrials Conference에서 GM이 발표한 자료에 나오는 것이다.

3개월 사이를 두고 공개된 두 개의 그림

둘 다 GM의 포트폴리오, 즉 투자의 우선순위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이다. 가로축은 ‘수익성’ 세로축은 ‘사업능력’으로 이 2가지 기준을 적용해 투자순위를 정한다는 것이다. 우선순위가 높으면 초록색으로 투자를 늘린다. 낮으면 붉은 색으로 투자를 줄이며, 미래 전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검은 색으로 분류해 철수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북미 지역 픽업트럭과 SUV, 그리고 중국 부문의 우선 순위가 가장 높다. 반대로 북미 승용차(NA Car)와 일부 GMI 시장(Select GMI Markets)의 경우 투자를 줄인다. 한국은 바로 이 GMI 시장에 속해 있다. 철수하는 분야는 쉐보레 유럽·러시아와 오펠·복스홀 등 유럽 사업이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난 뒤에 그림을 보면, 한국GM이 포함된 GMI 부문과 NA Car에 대해서 “Maintain”이라는 새로운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남미 부문, 전기차 부문, 캐딜락 부문은 각각 화살표를 사용해 적극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표시를 해둔 점이 눈에 띈다. 상용차(Commercial Vehicle)에는 화살표가 없긴 하나, 어쨌건 초록색 즉 Grow로 분류가 되어 있다.

하지만 GMI와 북미 승용차(NA Car)만 유일하게 화살표도 없고, Grow가 아니라 Maintain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수익성도 사업능력도 마이너스인 것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한국GM을 사실상 고사시키려는 계획을 이미 작년부터 수립한 것 아닌가 추정해볼 수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일까? 이 포트폴리오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7월, 제임스 킴 한국GM 사장이 돌연 사임하고 글로벌은 8월에 카허 카젬을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쪼그라드는 한국GM의 미래 전망

언론에 나온 내용, 관계자들이 전해준 내용에 따르면 GM이 한국 정부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위해 제출한 투자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다. 이걸 과연 투자 계획이라고 불러야 할까, 구조조정 계획이라고 불러야 할까?

신규 설비

부평공장의 경우 ▴차세대 소형 SUV 제조 ▴CSS 엔진 생산시설 ▴R&D 센터 내 충돌테스트 시험시설 등 설비 신·증설

고용 인원

현재 17,000명에서 11,000명으로 감소 (5년 내 신규 고용은 비정규직 7명)

생산량

현재 연간 50만대 ⇨ 30만대

세금 감면

5년간 국세 100억, 지방세 3천만원

어디 그뿐인가. 이미 부평 2공장에서 1교대 전환과 유사한 근무형태를 제안한 바 있다. 즉, 전반조(주간조)만 근무하고 후반조(야간조)는 휴업하는 형태로, 1교대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나 다름없다. 2014년 군산공장에서도 1교대로 전환하기 전에 이런 근무형태를 사측이 제안하고 관철시킨 바 있다. 게다가 현재 생산 중인 말리부가 단종되는 2021년 이후에는 부평 2공장 관련한 계획된 것이 없다고 교섭자리에서 사측이 공언하기도 했다.

창원 공장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오펠 칼(스파크의 유럽명)의 유럽 수출이 중단된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유럽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비를 투자해서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개발하면 되는데, 그런 돈을 투자하기 싫다는 뜻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다마스, 라보 생산도 중단된다.

 연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BP)

2019(예상)

2020(예상)

군산공장

244,358

268,670

211,176

145,813

80,029

70,915

35,867

29,254

16,000

???

??? 

창원공장

215,706

229,865

228,713

250,759

194,932

221,601

210,191

149,477

155,000

130,000

95,000

군산공장과 창원공장의 연도별 생산량을 예상치까지 뽑아 그래프로 그려본 것이다. 올해 사업계획 155,000대 대비 내년에 오펠 칼 수출물량 25,000대가 추가로 빠진다고 가정하고, 2020년에는 칼 5만 대와 함께 다마스·라보 단종으로 추가로 1만 대가 줄어든다고 가정하여 표와 그래프를 구성해본 것이다. 결국 창원공장에서도 GM은 조만간 1교대 전환을 의제로 들고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 부평 2공장과 창원공장 모두 생산량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인 것이다.

 

 

Plant

Name

2019

Total

U.S.A.

Buick Encore

Chevrolet/Small SUV

CX

CXL

Total

LS

LT

LTZ

Total

Korea

Bupyeong

169,208

57,134

24,486

81,620

20,757

8,013

5,438

34,246

China

Dongyue

99,461

10,082

4,321

14,403

10,379

572

0

10,970

Mexico

San Luis Potosi

144,033

0

0

0

1,297

48,650

286

50,272

그렇다면 부평 1공장이라고 안심해도 될까? 오래 전부터 사측은 GSUV(쉐보레 트랙스 등) 물량의 이원화·삼원화를 추진해 왔다. 한국이 전세계 물량을 독점할 경우 노사관계 문제, 글로벌 전략의 막힘없는 추진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미국 수출물량에 한해 중국에서 25,000대, 멕시코에서 5만 대를 함께 책임지도록 추진 중이다.(위 표)

이러한 계획과 수치는 트랙스 후속인 9BU/YX 출시 시점에는 더욱 발전(?)된 수준으로 전개될 것이다. 언제든지 물량을 다른 곳에서 병행생산 되도록 만들겠다는 거다. 물론 초기에는 부평의 부품사들이 부품 공급을 해야 하나, 공급사슬을 현지화하는 것 역시 계획에 포함되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즉, 부평 1공장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배리 엥글 GMI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간 50만 대 생산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한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GM은 52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연간 50만 대 생산 체제는 작년보다 규모를 더 축소한다는 얘기인 것이다.

아울러 50만 대는 평균 생산량이 아니라 생산 캐파, 즉 풀가동 시 생산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원과 부평 2공장 생산물량 축소가 그 증거 아닌가. 그 경우 현재 4개의 공장이 아니라 2개의 공장 시스템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에 GM이 적시한 50만 대 생산 규모를 30만 대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은 허구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GM 자본의 전략은 무엇일까

사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GM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생산 활동을 지속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만, 현재 즉각 철수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 기간(5~6년) 존속하는 패키지 협약을 체결하되, 그 기간 동안 한국에 남는 비용은 모조리 정부와 노조에게 부담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런 협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지금부터 철수 플랜을 가동하여 2~3년 뒤 완전 철수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 즉, GM은 조만간 한국을 떠날 생각이며, 다만 현재 벌이고 있는 협상 진행 여하에 따라 2~3년 뒤 철수냐, 5~6년 뒤 철수냐가 결정될 것이다.

최근에는 부도와 법정관리 협박까지 일삼고 있는데, 이것 역시 GM은 2~3년 뒤 철수와 5~6년 뒤 철수, 둘 중의 하나를 한국 정부와 노조에게 택하라고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viable plan(독자생존 계획)’을 던지더니, 이제는 빨리 택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넣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GM이 던진 것은 ‘독자생존 계획’이 아니라 ‘철수 플랜’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만일 노동자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독자생존’, 즉 GM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결국 한국GM이 살 길은 어떻게든 GM 치하에 남는 길뿐이다. 그렇다면 GM 본사는 30만 일자리를 볼모로 노조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온갖 갑질을 할 것이고, 그때마다 정부와 노조는 퍼주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노동자들이 독자생존의 길을 준비하면서 GM과 교섭을 벌인다면, GM이 갑질을 벌일 때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떠나라!”며 대등한 교섭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떠나라”고 말할 수 있어야만 못 떠나게 만들 수 있고, 설사 떠난다 하더라도 다른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슨 수로 독자생존을 하느냐”가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독자생존 플랜을 짜야만 살 길이 열리는 상황이다.

독자생존의 길은 가능한가

독자생존 얘기가 나오면 당연히 제기되는 질문들이 있다. “GM이 철수하면 한국GM은 일체의 라이센스도 없고 독립적인 해외판매망도 없는데 무슨 수로 독자생존을 한단 말인가?” “독자생존 계획이라면 최소한 GM이 철수하더라도 독립된 자동차회사로서 생존이 가능한 계획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2010년 ‘GM대우 장기발전 협약’ 체결 당시 산업은행 내부 보고자료. 산업은행이 19대 국회 정무위 박원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포함되어 있음.
2010년 ‘GM대우 장기발전 협약’ 체결 당시 산업은행 내부 보고자료. 산업은행이 19대 국회 정무위 박원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포함되어 있음.

그렇다. 바로 그런 내용이 하나 있다. 놀랍게도 GM이 철수해야만 진가를 발휘하는 협약이 있다. 아래 내용을 공개한다.(위 그림) 산업은행은 2010년 체결한 ‘GM대우 장기발전 협약’에 대해 “GM이 철수하더라도 독립된 자동차 회사로서 생존이 가능”하도록 만든 협약, 즉 독자생존 플랜을 담은 협약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GM대우가 공동 개발한 기술에 대한 항구적인 무상사용권 ▴CSA 해지 후에도 비용분담률에 따른 로열티 수령권 확보 조항도 있다고 하며, 심지어 ▴독립적으로 신차개발, 수출, 해외생산, 합작투자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자동차사와의 전략적 제휴 및 M&A를 통한 계속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① GM대우가 공동 개발한 기술에 대한 항구적인 무상사용권

차량으로 보자면 쉐보레 스파크·아베오·크루즈·트랙스 등 소형차와 소형 SUV를 의미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GM이 철수하더라도 위 차량들을 생산·판매·수출이 가능하며 기술사용료 역시 무상이라는 의미이다. (라이센스 하나 갖지 못한 상태이지만, 그렇다고 생산·판매·수출할 차량이 있다는 의미)

② CSA 해지 후에도 비용분담률에 따른 로열티 수령권을 확보

CSA가 해지된다는 건 결국 GM이 철수하는 경우뿐이다. 따라서 GM이 철수할 경우 과도한 연구개발비 부담을 떠안을 필요도 없고, 한국GM은 오히려 로열티를 챙긴다는 말이 된다. 비록 GM 본사로 넘어간 기술소유권을 찾아오진 못했지만 항구적인 무상사용권을, 그리고 지금까지 지출한 연구개발비를 토해내진 못하더라도 이후 짭짤하게 로열티 수입을 챙길 수 있도록 합의한 것이다.

③ 독립적인 신차개발, 수출, 해외생산, 합작투자는 물론 타사와 전략적 제휴 및 M&A까지

이 대목에 이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어떻게 저런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을까 매우 궁금해지는 대목 아닌가. 2010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GM이 머지않아 철수할 거라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GM이 철수하더라도 독자생존이 가능한 계획, 즉 GM 철수에 대비한 플랜(계획)을 2010년 협약에 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GM이 철수하니 마니 하는 걸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 GM이 철수하더라도 독자생존이 가능한 2010년 협약을 발동시키면 되는 일 아닌가. 산업은행은 2010년 GM대우 장기발전 협약, 그리고 비용분담협정(CSA) 내용 일체를 즉각 공개하라!

만에 하나 2010년 협약 내용에 대해 산업은행이 사기를 친 거라면? 실제 내용은 빛 좋은 개살구라면? 우선 산업은행의 무책임함을 규탄하고 이 사태에 책임을 질 것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아울러 그런 상황이라 하더라도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본 철수에 따른 협상이 벌어지면 철수 뒤에 당장 생산해야 할 차량이 무엇인지를 의제에 올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거기에 반드시 담기는 내용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차량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생산·판매·수출 권한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작년에 GM이 PSA에 매각한 오펠은 현재 어떤 차량을 생산하고 있을까? PSA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게 아니다. 오펠 코르사·아스트라 등 GM 자회사 시절 만들던 차량을 그대로 생산하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왜 PSA 자회사로 넘어갔는데 아직 GM 차량을 생산한다는 말인가?

심지어 독일 공장에서는 뷰익 리갈과 홀덴 코모도어를 생산해 각각 미국과 호주에 수출하기까지 한다.(위 그림 참조. 수출판매 대수는 2016년 수치임.) 오펠이 매각된 후에도 아직 오펠 칼·모카 수출은 물론이고 모카 CKD 수출까지 한국GM이 지속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오펠을 PSA에 매각하며 GM이 체결한 협약 내용 일부>

- 기존에 오펠이 미국과 호주에 공급하던 뷰익·홀덴 차량의 공급 지속.

- 기존에 오펠이 생산해 유럽 내에서 판매하던 모델들의 지속 생산·판매 가능.

- 즉, 당분간 GM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기존 차량을 기존 방식대로 생산·판매·수출이 가능하도록 협약을 체결함.

- 다만 기존 GM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차량의 경우, GM이 이미 진출해 있는 시장으로는 수출할 수 없음. 그러나 GM의 플랫폼이 아닌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차량은 세계 어느 시장으로 진출하든 제한받지 않음. ex) 기존 오펠 차량을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는 없으나, PSA 플랫폼으로 갈아탄 신차를 생산할 경우 미국 시장에도 진입 가능.

이렇듯 만일 GM이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면 새로운 인수자 내지 한국 정부와 협상을 체결해야 하며, 한국GM을 파산시켜 고철덩어리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당연히 GM-PSA 협약처럼 현재 생산·수출되고 있는 차량의 처리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다. 현재 추세는 차세대 신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 해외공급망을 통해 현세대 차량을 수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GM이 과연 이런 협상을 받아들일까? 그럴 수밖에 없다. GM 입장에서도 당장 트랙스와 스파크의 경우 한국GM으로부터 공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GM이 철수하더라도 2~3년 가량은 기존 생산차종을 OEM 방식으로 생산·판매·수출 가능할 것이다.

주어진 2~3년 시간 동안 독자생존의 길에 박차를

한국GM이 공동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차량, 이를테면 말리부와 같은 차량 역시 수출이 아니라 내수 중심이기에 현세대 차량의 수명이 남은 기간까지 지속 생산하는 것에 GM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PSA와의 협약에 담긴 내용처럼, GM이 진출한 시장으로 말리부를 수출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다마스·라보의 경우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할 경우 수명을 연장해 생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 차량은 한국GM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량들이 아니던가. 스파크·아베오·크루즈·트랙스의 경우 한국GM이 개발에 참여한 차량이며 수명이 남아 있는 2~3년동안은 생산·수출·판매가 가능할 것이다.

올란도 역시 사실상 한국GM의 역량으로 개발한 차량이나 GM이 일방적으로 단종시켜버린 차종이다. 이 차량은 밴형 택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말 그대로 다목적차량(MPV)인 만큼 새로운 활용도 내지 개도국 등 해외 판매망을 구축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한국GM이 개발에 참여한 차량, 아울러 상당한 비용을 분담한 차량(이를테면 쉐보레 볼트)을 GM의 다른 자회사가 생산할 경우 2010년 협약에 따라 비용분담율에 따른 로열티 수입을 챙길 수 있다. 다만, 이들 차종의 차세대 차량 개발은 GM이 별도로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로열티 수입이 발생하는 기간 역시 현세대 차량 생산까지로 제한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2~3년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 동안 한국GM의 디자인·엔지니어링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신차 개발 및 양산을 한다면? 특히 한국GM은 쉐보레 스파크EV, 볼트EV 등 배터리 전기차를 개발해본 역량을 상당히 갖추고 있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미래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한국 정부의 지원은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하다. 한국GM의 2대 주주가 바로 산업은행이며, GM이 철수함으로써 대주주가 사라지면 산업은행이 자연스럽게 대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채권 역시 GM 본사와 노동자들이 주채권자가 되는데, GM 본사는 떠나면 남이지만 노동자들은 남는 주체이므로 결국 한국 정부와 노동자들이 어떻게 논의하느냐가 독자생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한국GM의 부실에는 2대 주주이자 감시자·관리자 역할을 해야 할 산업은행의 책임도 상당히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GM의 독자생존에 대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한국 정부의 다각적 지원은 당연하고 또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의 자동차 산업정책은 불구화되어 있다. 정부 산업정책이 관철되는 사업체가 있어야 하는데,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모조리 외투자본인지라 이를 수행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수소전기차에 그룹의 명운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아무리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을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만다.

미래자동차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도 정부의 산업정책을 관철시킬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독자생존의 길을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은 한국GM의 국유화이다. 제3자 매각은 결국 해외매각으로 귀착될 것이기에 의미가 퇴색된다. 공기업화 내지 산업은행 관리기업 형태로 한국GM을 변형시킬 경우에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는 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의 독자생존을 추진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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