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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직업별로 제각각인 취업자 증가 부문의 일자리 합계
산업별・직업별로 제각각인 취업자 증가 부문의 일자리 합계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8.09.21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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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기준 47만2천명, 직업별 기준 32만명…보정작업 거치지 않은 통계청의 프로답지 못한 태도

한 나라의 경제주체들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 대가로 소득을 얻으며 이를 지출하는 순환 과정에 놓인다. 생산․분배․지출이라는 순환 과정의 세 측면에서 국민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데, 각 측면에서 파악한 국민소득은 같아야 한다. 국민소득 3면 등가의 법칙이다.

국민소득을 취업자 수로 바꿔보자.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한 부분은 노동 공급 측면에서 취업자 수의 증감(이는 결국 일자리 수의 증감이다)을 파악하는 것이다. 산업별, 직업별, 종사상 지위별, 연령별, 근로시간별 등 여러 측면에서 파악한다. 접근하는 기준은 달라도 취업자 수의 순증이나 순감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같아야 한다(각 기준의 응답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편차는 가능할 것이다). 또한 각 기준 안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부문의 일자리 증가분을 더해도 같아야 한다. 이를테면 산업별 기준 안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A, B, C 세 업종의 일자리 증가분 합계가 100이라면, 종사상 지위별 기준에서 취업자가 늘어난 상용직과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일자리 증가분 합계도 100이어야 한다. 직업별 기준에서 전문직 종사자와 사무종사자의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면, 그 증가분 합계도 100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2018년 8월 고용동향조사를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순증가분은 3천명이다. 그런데 산업별, 직업별, 종사상 지위별 등 각각의 기준 안에서 취업자 증가한 부문의 일자리 증가분을 더하면 모두 제각각이다.

자료-통계청, 2018년 8월 고용동향조사
자료-통계청, 2018년 8월 고용동향조사

산업별 기준에서 1년 전과 견줘 취업자가 증가한 업종은 농림어업, 건설업, 운수․창고업, 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 협회및단체․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 10개 업종이다. 이들 업종의 증가한 취업자 수는 47만2천명이다. 종사상 지위별 기준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지위는 상용직,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다. 이들 지위에서 늘어난 일자리 증가분 합계는 36만5천명이다. 직업별 기준에서 취업자가 늘어난 직업은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사무종사자, 농림어업숙련종사자인데, 모두 합쳐 32만명 늘었다. 연령별 기준으로 25~29살 12만8천명 등 취업자가 늘어난 연령대의 일자리를 모두 더하면 41만1천명이다.

많게는 15만2천명, 적게는 6만1천명의 차이가 난다. 일반인들로서는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금은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 후반대에서 10만명대로 주저앉고 다시 1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을 두고 상당한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10만명’이 매우 민감한 시기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통계청 조사가 엉터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모집단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15살 이상 인구(4416만명)이다. 이 모집단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실업자의 연간 상대표준오차가 전국 2% 미만이 되도록 1,737개 조사구에서 3만5천가구를 표본으로 설정한다. 실업자 추정치가 100명이라고 할 때 오차가 2명 미만이 되도록 표본 규모를 정한다는 얘기다. 표본 1가구는 1262명꼴이고, 15만2천명은 표본 120가구에 해당한다. 120가구가 3만5천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4%로 극히 작다. 작성된 통계를 신뢰하는 데 문제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통계청의 잘못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산업별, 직업별, 종사상 지위별 등의 기준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부문의 일자리 증가분 합계를 하나로 통일시키는 보정(correction) 작업을 하지 않았다. 보정이 필요없었다고 본다면 왜 다른지에 대해 설명은 필요했다. 하지만 그동안 고용동향결과를 설명하는 어떤 자료에도 이런 내용은 없었다. 취업자 '순증'(net increase)만 같으면 된다는 데 관심이 쏠렸다.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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