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로 인해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7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에 비해 3.5% 감소했다.
감소 폭은 1997년(-6.5%) 이후 20년 만에 가장 컸으며 2016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3.9%)을 기록한 지 1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는 북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림어업(-1.3%)과 광업(-11.0%), 제조업(-6.9%) 등이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가뭄 등의 영향으로 곡물 생산과 수력발전량이 줄고, 석탄을 중심으로 한 광물 생산이 감소한 데다 에너지와 원료 부족에 따른 중화학공업 생산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살아나는 듯했던 북한 경제가 쪼그라든 것은 지난해 대북제재가 강화되며 대외 교역이 줄고 그에 따른 생산 활동 위축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은 55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65억3000만 달러)보다 15.0%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17억7000만 달러)은 전년보다 37.2%나 줄었다. 이는 2010년(15억1000만 달러) 이후 최저치로 광물 제품 수출은 전년보다 55.7%, 섬유제품 수출은 22.2% 감소했다. 수입(37억8000만 달러)은 전년보다 1.8% 늘었다.
한국은행은 “2016년 대북제재는 민생 목적의 수출이 허용된 탓에 실효성이 떨어졌지만 지난해에는 북한의 주력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 금지 조치가 이뤄지며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남북 교역 규모도 곤두박질쳤다. 개성공단 폐쇄의 영향으로 지난해 남북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99.7% 줄어든 90만 달러였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정학적 갈등은 완화되고 있지만 북한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도 밝지는 않다. 한국은행은 “향후 분위기가 개선되더라도 지난해 강화된 대북제재로 인한 충격을 만회하고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북한의 대중 수출은 87.0%, 대중 수입은 40.3% 급감했다.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한다.
한편 지난해 북한의 산업구조는 광공업 31.8%, 서비스업 31.7%, 농림어업 22.8%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광공업의 비중 소폭 줄어들고 서비스업 비중은 소폭 커졌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36조6000억원으로 한국(1730조5000억원)의 2.1% 수준에 불과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4000원으로 한국의 23분의 1(4.4%)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은 “북한의 경제 지표는 한국의 가격과 부가가치율을 적용해 산출하는 만큼 다른 나라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