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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물가상승 압력 없는데 금리 인상 너무 빠르다” 공개 비판
트럼프, “물가상승 압력 없는데 금리 인상 너무 빠르다” 공개 비판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8.10.10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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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적 배경 속 중간선거 승리 승부수 가능성 높아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연준을 비판하는 트위터를 날린 뒤 'CNBC'와 인터뷰하는 모습. 인터뷰 화면 캡쳐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22일 'CNBC'와 인터뷰에서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연준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뷰 화면 캡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상이 부적절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 비판했다. 물가 인상 압력도 없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의 호조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지난 9월26일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 트위터를 통해 불만을 나타낸 지 보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9일 미국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준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연준이 우려하는) 물가상승 압력도 없다”며 “너무 빨리 가서는 안 된다. 금리를 빨리 올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이후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자제를 촉구해온 트럼프가 공개 비판 기자회견은 복합적인 배경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주장처럼 물가상승 압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물가상승 압력을 낳기엔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사용자 총보수비용(임금+비임금 급여)의 증가율은 미미하다.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5401)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만 낳을 것이라는 게 트럼프의 비판이다.

금리 인상의 부정적 영향은 장기금리의 급등과 국채 이자부담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올해 3월, 6월, 9월 연준의 금리 인상 인후 미국 10년 만기 재무부채권 금리는 2017년 8월 2.2% 안팎에서 지난 8월 말 2.8%를 넘어 10월5일에는 3.22%까지 치솟으며 7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장기금리 상승은 모기지(주택저당채권) 금리 상승, 신규주택 건설 감소와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채 이자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30일 끝난 2018 회계연도 연방정부 총부채는 21조5천억달러로, 전년 회계연도보다 1조3천억달러 늘어났다. 이는 역대 6번째로 높은 것이다. 이자 부담은 2018년 2분기 5380억달러(약 603조원)로 사상 최고였다. 2019년 한국 정부 예산안 471조원보다 132조 많은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향후 더 커지게 된다.

트럼프의 연준 비판은 중국․유럽연합과 진행 중인 무역분쟁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은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국내 정치적 비판의 성격도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표시되는 수입품의 가격이 낮아지게 돼 트럼프가 부과한 수입관세를 상쇄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 제정된 ‘감세와일자리법’의 재정지출 효과를 상쇄하는 측면도 지닌다. 금리를 낮춰 민주당을 도왔던 연준이 경제를 둔화시키려 한다는 공세를 트럼프가 펼 수 있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달러 강세가 유로화나 중국 위안화의 가치 하락세를 가져와 무역분쟁을 훨씬 더 악화시키거나, 러시아 루블화, 터키 리라화 등 통화위기를 겪은 나라들의 불안정을 재점화시킬 위험성시키는 건 곤란하다는 인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제 불능으로 빠져드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연준 비판이 11월6일 중간선거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서는 트럼프가 쥐고 있는 승부수의 하나라는 성격이 강해 보인다. 한편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과 함께 지난 4∼7일 성인남녀 1009명을 상대로 전화여론조사(오차범위 ±3.8%)를 한 결과, ‘오늘이 투표일이라면 당신의 선거구에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54%가 민주당, 41%가 공화당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중간선거 후에도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할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50%, 민주당은 3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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