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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 ‘금기’, ‘국가 경계 밖‘ - 배제된 사람들의 한국사
‘낮은 곳’, ‘금기’, ‘국가 경계 밖‘ - 배제된 사람들의 한국사
  •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 승인 2018.10.18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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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 한국사: 한국사 밖의 한국사」
최보민 외 12명 엮음, 푸른역사 발간, 15,000원

암담한 현실과 마주했을 때 사람들의 분노는 자신들보다 강한 사람에게 향하기보다, 자신보다 약하게 보이는 집단에게 향할 가능성이 높다. 그 대상이 오랫동안 멸시해 왔던 존재라면 더욱 그렇다(본문 중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시도에 촛불을 들며 반대했던 젊은 역사학자들이 서로 고민과 실천을 나누는 과정에서, 20161 〈만인만색연구자네트워크를 창립했다.

이 책은 만인만색 연구자들이 같은 해 여름 시작한 Daum 스토리펀딩 한뼘 한국사: 교과서 뒤편의 역사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2년 동안 새롭게 가다듬고, 새로운 두 편을 추가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쉽고 재밌다. 또한 13명의 저자들이 자신의 연구성과를 각각의 주제별로 정리해서 지루하지 않다.

책을 읽다 보면 역사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 우리가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것들, 불편하게 생각했던 존재들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이 책은 그동안 한국사 서술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사의 복판으로 끌고 온다.

13개의 주제는 모두 다른 시대, 다른 사람들의 역사를 다루지만 모두 권력과 역사의 관계성을 고민한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다. 책의 구성도 연대기적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역사담론의 방향에 맞춰 구성되었다.

또한 각각의 글은 모두 강한 개성을 갖고 있다.

소재뿐 아니라 문장을 이끌어가는 힘과 분석방법, 역사학적 관점도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매우 실험적이고 현재진행형 역사 서술을 보여준다. 또한 학계 연구 성과와 대중의 역사인식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현재 한국사회에서 소비하는 한국사와 앞으로 10년 뒤 한국사의 모습을 비교하고 상상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특히 각각 주제들은 그 자체로 훌륭한 토론주제이기도 해서 사회단체나 세미나에서 토론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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