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액면분할 후 약세를 면치 못해 4개월여 만에 다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1조4천억원으로 하루 전보다 5천768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시총이 22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올해 5월30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11위로 전일 대비 2계단 하락했다. 네이버의 시총 순위가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도 올해 6월7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네이버는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면서 주가가 2.62% 하락했다.
앞서 네이버는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이달 8∼11일 사흘간의 거래정지를 거쳐 12일 거래가 재개됐다.
액면분할은 원칙적으로 기업 가치 자체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다만 주가가 낮아지면서 투자 접근성 확대나 주주친화 정책 등에 대한 기대 심리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액면분할 후 네이버 주가는 기대와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며 거래재개 첫날만 0.85% 올랐을 뿐 그 이후 3거래일간 8.45% 주저앉았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투자자가 쉽게 네이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 액면가를 바꾸고 주식 수를 달리한 것일 뿐 회사 가치에는 전혀 변화를 주지 않는다"며 "네이버가 거래정지 상태이던 지난주에 증시가 많이 하락해 뒤늦게 조정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밝지만은 않은 실적 전망도 주가를 억누르는 요소로 지목된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2천472억원으로 시장 전망치(2천563억원)를 밑돌 것"이라며 "광고 매출 증가율 등은 둔화하는데 인력 충원으로 플랫폼 개발·운영비, 마케팅비 등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