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 기조 달라질지가 가장 큰 변수
한국은행이 ‘지켜보겠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월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2.7%로 다시 낮췄다.
한국은행은 10월1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연 1.25%에서 1.50%로 6년 5개월 만에 인상했다가, 다시 11개월째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동결 결정의 배경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서 드러난다. 성장률을 낮추면서 금리를 올리기란 어려웠다는 얘기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인상 가능성이 나오긴 했다. 하지만 한은은 민간소비의 완만한 증가세,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조정의 지속,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거래 악화 가능성, 저조한 고용 회복세 등을 거론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한 2.7%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성장률 추가 하향조정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언급도 담았다.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연준 12월 금리 인상과 ‘강한 달러’ 기조 지속 여부에 촉각
하지만 미국 연준과의 기준금리 격차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뚜렸했다. 이주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요국과의 교역조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 국외적으로는 연준 통화정책과 달러 강세의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얘기다.
현재로서 가장 관건은 연준이 금리 인상 랠리를 계속할지 여부다. 연준은 미‐중 무역분쟁의 와중에서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리며 형성된 ‘강한 달러’ 추세가 경기부양을 위한 감세 효과와 맞물리며 무역적자 감소를 위한 관세 부과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논란의 한 복판에 서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랠리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연준이 예고한 대로 올해 12월 한 차례 금리를 더 올리는 등 양적 긴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태도를 고수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봐도 기준금리 격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지는 것은 금융시장 안정에 중요한 불안요소가 될 수밖에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