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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공매도 정부대책의 허점 - 기관투자가에 증거금 50% 적용하세요!
주식 공매도 정부대책의 허점 - 기관투자가에 증거금 50% 적용하세요!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8.10.26 13:49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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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시스템 없다’ 타령 말고 증거금 도입으로 발상 전환해야

지금 갖고 있지 않은 걸 판다고 하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성질 급한 이는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는거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이른바 ‘믿음’, 곧 신용이다. 예를 들어, 이틀 뒤에 물건이 들어오는데 지금 당장 100원을 결제해야 한다고 치자. 100원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신용이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일정한 대가를 받고 빌려준다. 빌리는 사람의 신용이 높을수록 이 대가의 크기는 적어진다. 그래도 빌려주는 데는 돈 떼일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위험을 회피하는 각종 장치를 마련한다. 대신에 돈 물어주는 지급보증상품에 빌리는 사람을 가입하게 하는 식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갖고 있지 않은 걸 판다는 게 이상할 일은 아니다.

공매도도 여기에 속한다.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 등의 증권을 파는 행위다. 당연히 이익을 보려고 그렇게 한다. 해당 증권의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미리 팔고, 해당 증권의 가격이 하락하면 이 돈으로 되사는 행위다. 그러면 더 많은 양의 해당 증권을 가질 수 있게 되니 그만큼 이익을 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해당 증권의 가격이 오르면 손해를 본다. 기대가 맞으면 이익을, 안 맞으면 손해를 본다. 일부 나라를 빼곤 모두 허용돼 있다. 허용하고 있지 않은 일부 나라들을 묘사하며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은’이라는 식의 수식어를 붙이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정당한 표현은 아닌 듯하다. 해당 나라의 가치관이나 문화가 자본시장 논리와 맞지 않아서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는 가치관과 문화를 탓하기보다 증권시장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는 게 낫다는 얘기다.

제도상으로 우리 나라의 공매도 행사의 요건은 엄격하다. 2000년부터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공매도를 하려면 일단 해당 주식을 다른 기관으로부터 빌려야 한다는 얘기다. 주식을 대여하는 곳은 한국증권금융이나 예탁결제원, 연기금 등이다. 증권사끼리 이런 식으로 서로 주식을 빌려 공매도 하는 경우도 많다. 전체 공매도 거래 중 외국계 기관투자가 비중은 70% 안팎으로 압도적이다. 국내 기관투자는 30% 이내, 개인투자자자는 1%를 밑돈다. 기관투자가보다 신용에서 밀리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접근할 수 있는 장벽이 훨씬 높은 셈이다.

법 먹듯이 되풀이되는 무차입 공매도 금지 위반

문제는 기관투자가들이 금지돼 있는 무차입 공매도를 반복해서 위반하는 사건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무려 71곳이 무차입공매도를 하다 적발됐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사후제재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현행 과태료는 기본 6천만원에 최대 1억원밖에 안 돼 공매도를 통해 얻는 경제적 이득에 비해 너무 적다. 과태료 물을 작정하고 위반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미리 정보를 얻은 기관투자가들이 작당을 하고 주가를 끌어내리는 수단으로 악용돼 온 것도 사실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깊은 불만을 갖고 있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작전을 통해 주가를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개인투자가들이 주식을 손절매하면서 매각하면 이것을 기관투자가들이 싹 거둬간다는 것이다. 개미들이 공매도를 원천 금지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요구에 최근 국민연금은 주식 대여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공매도 상위종목 현황. 자료: KRX공매도종합포털
공매도 상위종목 현황. 자료: KRX공매도종합포털

악용되고 있는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5월29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 삼성증권이 우리사주배당을 할 때 1천원 현금배당을 할 걸 1천주 주식배당을 하는 입력착오가 일어난 희대의 사건이 계기였다. 공매도의 역기능에 대한 무수한 지적이 있었음에도 계속 뭉개오다가 뒤늦게 태도를 바꾼 것이다. 무차입공매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하고 거래장 종료 이후 이뤄지는 주식잔고와 매매수량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게 그때 내놓은 대책의 핵심이다.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주식대여 가능 종목 확대 등 개인투자가들의 공매도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방안도 있지만 이를 환영하는 개미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지하랬지 누가 접근성 높여달라고 했으냐?’는 힐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도의 ‘구멍’은 여전하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주식 차입 여부 확인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설사 구축한다고 해도 외국계 증권사가 외국기관에서 주식을 빌릴 경우 이를 검증하는 게 쉽지는 않다. ‘위반 시 과태표 대폭 강화’라는 사후제제를 통해 위반의 유혹을 확 떨어뜨리는 ‘위축 효과’(칠링 이펙트)가 작동해주기만을 바라야 할 것만 같다.

증거금 도입으로 무차입 유혹 근절해야

결코 그렇지 않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된다. 무차입 공매도 금지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는 제도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증거금(margin)이다. 증권 현물․선물거래에 적용되는 증거금은 주식거래를 할 때 자신이 보유한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주식의 양을 결정하는 일종의 담보금 성격의 돈이라고 보면 된다. 과도한 차입을 통해 주식을 매매하는 레버리지를 제한하는 효과를 지닌다. 한 마디로, 남의 돈으로 증권투자를 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화벽이다. 당연히 증거금이 높으면 레버리지는 낮아진다. 예를 들어 1주당 1천원인 주식의 증거금이 50%라면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주식 수는 20주가 된다. 1주를 사는 데 필요한 증거금이 500원이니까 보유한 1만원은 20주를 살 수 있는 증거금이 된다는 얘기다. 물론 20주를 온전히 다 사려면 일정한 기일 뒤에 1만원을 추가로 납입해 결제해야 하지만 말이다.

공매도에 증거금을 도입한다는 것은, 결국 현금을 걸라는 것이다. 지금은 주식이라는 현물을 반드시 빌리는 절차를 두고 있는데 발상의 전환을 하면 이렇게 빌리는 주식을 일종의 증거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실제로 주식을 빌렸는지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금으로 내는 증거금은 다르다. 이미 구축돼 있는 시스템을 통해 기관투자가의 국적에 관계없이 증거금 납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해당 주식이 없으니 주식을 빌려서 거래할 수 있게 하면서 현금을 증거금으로 못 걸게 한다면 말이 안 된다. 게다가 공매도는 선물거래의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기까지 하다.

현재 현물거래의 경우 증권사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지만 증거금이 대략 40% 정도다. 공매도의 증거금은 50%로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놓으면 무차입 공매도 위반의 유혹을 한층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공매도가 주가조작에 이용되는 부작용도 한층 더 감소시킬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매도 부작용 대책을 내놨지만 세상에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공매도에 대한 불신을 없애는 데 집중하겠다”는 식으로 답변하고 있는 모양이다. 잘못이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지만 더 나은 시스템은 가능하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약간의 발상 전환만 해주면 현재 시스템도 훌륭하게 잘 굴러간다.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달걀 세워보라니까 모두들 못한다고 하니 밑동을 깨서 세웠다는 얘기다. ‘그걸 누가 못해?’라고 고정관념의 사후 푸념에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 일화로 많이 소개된다. 정부의 공매도 대책에도 이 일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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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범 2021-01-19 21:38:54
아무리 개미들이 언성높이고 청원해봐야 금감원도 한통속이라
답이 없는게 대한민국 증시임. 금감원부터 특검만들어 수사들어가야함

양창근 2021-01-16 19:05:53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짝짝^*^

경제민주화 2021-01-13 19:44:46
공매도 문제점을 잘 설명해주셨네요.

이정웅 2021-01-13 10:37:35
증거금 80%는 해야 쩔쩔거리지 더 올렸으면 좋겠네요.

이민 2021-01-12 23:57:25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