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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파리협정, 12월3~14일 제24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기로에 선 파리협정, 12월3~14일 제24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8.12.03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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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온실가스감축계획 완전 이행 위한 세부계획 확정
유럽연합, 공언대로 미국 떠난 자리 메울 수 있을까?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이 떠난 자리를 메울 수 있을까? 나머지 세계가 미국이 지난해 6월 탈퇴를 공식 선언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인 파리협정을 예정대로, 아니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시험대에 들었다. 12월2~14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는 이런 의지와 계획을 확인하고 채택하는 자리이다.

지난 11월24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COP24 준비회의 모습. 자료 COP24 홈페이지
지난 11월24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COP24 준비회의 모습. 자료 COP24 홈페이지

3일부터 공식회의가 시작되는 이번 총회는 파리협정의 완전한 이행에 필요한 세부 규칙을 도출한 뒤 각국의 감축 행동과 그 검증의 지침서로 삼는다. 파리협정이 발효한 지난 2016년 제22차 총회에서 당사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단계적 감축을 위한 세부지침을 올해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 회의는 파리협정의 생사의 갈림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국 탈퇴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1월27일 유엔이 발표한 배출격차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인 492억GtCO2(이산화탄소환산톤)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1.1% 늘어난 것이다. 기후조건에 따라 들쭉날쭉한 토지 이용 부분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42억톤까지 더하면 535억톤으로 1.2% 증가했다. 이전 3년 동안 2014년 517억톤에서 2016년 519억톤으로 거의 변함이 없던 안정세가 깨진 것이다.

배출격차(emissions gap)는, 2100년 평균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2도 증가에 머물게 하는 확률을 갖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2020년부터 완전 이행된다는 가정 아래 국가별 감축계획인 국가결정기여(NDCs)의 효과를 반영한 온실가스 배출량과의 차이다.

2030년 1.5도 이내 온난화 위해선 플러스 알파 필요

온실가스 배출 정점에 이르는 국가 예상 추이. 자료: 유엔 2018 배출격차보고서
온실가스 배출 정점에 이르는 국가 예상 추이.
자료: 유엔 2018 배출격차보고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번 회의는 최소한의 기본에 더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G20 국가들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약속인 이른바 ‘칸쿤 약속’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각국이 2015년 제출한 국가결정기여를 완전 이행하기 위한 세부지침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적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문제는 플러스 알파다. 기후변화 연구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2도 밑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현실적 목표치가 1.5도가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10월7일 인천에서 열린 기후변화 연구자들의 국제 컨소시엄인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은 보고서를 통해 1.5도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배출격차보고서는 “현재의 국가결정기여 이행 정도는 2030년 배출격차를 축소하는 데 불충분하다”며 “국가결정기여가 2030년 이전에 강화하지 않으면 1.5도를 초과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G20 국가들의 행동을 평가해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지구적 노력이 필요함을 알게 해준다”며 한층 강화한 G20 국가의 역할과 의무를 주문했다. 실제로, 세계경제총생산이 3.7% 증가하면서 2017년 화석연료 내연기관, 시멘트 생산을 비롯한 산업공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1.2%가 늘었다.

총량 기준에서 배출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는 녹록치 않은 정치적 결정을 해야 한다. 각 나라의 약속 이행에 관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가결정기여를 수정․보완하고, 세부 이행계획을 확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해묵은 대립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유엔은 G20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월2일 폐막한 G20 정상회담에서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G20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런 맥락이다.

기후변화는 다가오는 지구와 충돌하는 다가오는 소행성

특히 이번 회의에서 유럽연합이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의장국인 폴란드에서 열리는 데다, 그동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미국이 떠난 빈자리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던 터다. 회의 개최국인 폴란드나, 회의가 열리는 곳인 카토비체가 있는 폴란드 실레지아 지방은 파리협정 이행과 관련해 매우 상징적이다. 폴란드는 화석연료를 통해 전기의 80%를 얻고 있고, 실레지아 지방은 폴란드 광산산업의 중심지이다. 광산업 관련 일자리만 8만2500개에 이른다.

폴란드와 카토비체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가 직면한 어려움을 상징하는 한 축이라면,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노란조끼(the gilets jaunes)’ 운동은 또 다른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 운동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친환경차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인상한 에너지 세금으로 인해 연료비가 상승한 데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특히 연료비 상승으로 교외에서 차량으로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시내 거주 ‘엘리트’들과 교외 빈곤층이라는 대립 구도까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가 도시계획과 대중교통망 등의 그야말로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노력이 총동원돼야 함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결정기여는 2030년까지 배출 전망(BAY; Business As Usual)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엔 배출격차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남아공, 미국 등 6개국은 칸쿤 약속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 않거나, 달성할 것인지에 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소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평가인 셈이다.

트럼프처럼 기후변화를 방치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국가나 나라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연구자나 언론인들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하곤 한다. “2030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우주에서 이것을 폭파시키는 임무에 드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를 따지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급적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공장의 목적으로 다시 정하고, 전체적인 신산업을 창출하며, 글로벌 경제를 운영할 것이다. 기후변화는 다가오는 소행성이다. 다만 우리가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문제 해결을 훨씬 더 어렵고 힘들게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미국 기상학자 에릭 홀트하우스, 환경잡지 그리스트(Grist)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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