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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 무산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 무산
  •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 승인 2019.01.3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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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 마지막 기회 사라지나

민주노총이 결국 노사정(勞社政)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사회적 대화의 마지막 기회가 사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노총이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개최한 정기 대의원대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불신이 여과 없이 표출됐다.

대의원들이 주목한 정부의 '()기업' 조치는 크게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기준에 못 미치는 노동관계법 개정 등 3가지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반대파는 정부의 이 3가지 움직임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가 이미 친기업으로 돌아섰다며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면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악' 작업의 거수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작년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 이어 이번 정기 대의원대회에서도 무산됨에 따라 경사노위가 '완전체'를 이루는 것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정부가 바로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에 착수한다는 점이다.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과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에 관한 경사노위 의제별 위원회 논의는 설 연휴 직후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위원회가 내놓은 논의 결과를 토대로 정부는 임시국회에서 법 개정에 나선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은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초안을 토대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곧 확정할 예정이며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법 개정으로 이어진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반대파가 내건 3가지 문제가 현실화하는 것으로,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위한 문턱이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경기 악화와 고용 위기를 맞아 노동계가 만족할 만한 제스처를 취하기 어려운 점도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대의원의 거부감을 다시 확인한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을 저지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양상이다.

김명환 위원장도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안건 표결이 무산된 직후 "당면한 2월 국회에 대비한 총파업 총력 투쟁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대정부 투쟁을 벌이고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설 경우 민주노총과 정부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완전체를 이루지 못한 경사노위의 무게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개혁도 힘을 받기 어렵다는 전망이 노동계 내부에서도 나오는 실정이다.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온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이 제대로 안 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사회적 대화 중단을 거론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 25일 경사노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 사용자 추천 공익위원 2명이 경영계 요구를 거의 그대로 수용한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관련 권고 초안을 내놓은 데 반발하며 퇴장했다.

이어 28일에는 상임 집행위원회를 열어 경사노위에 사회적 대화 중단 가능성을 경고하는 의미로 오는 31일 예정된 노사관계 개선위원회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과거 노사정위원회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 사회적 대화 의지가 강한 만큼 최근 움직임은 경사노위에 대한 일시적인 '시위'로 노동계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과에 대한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집행부의 강한 의지와 함께 국민적 기대 또한 컸으나 결국 안건이 통과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부는 "또 다른 축인 노동계 대표 한국노총과 함께 경사노위 논의를 계속해 나가는 한편, 민주노총과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하는 등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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