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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정 운영, 이거 좀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정부 국정 운영, 이거 좀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1.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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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보수위원회 역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우려할만한 내용 많아
‘광주형 일자리’ 전국적 확대 꾀하면서 공무원 보수 대폭 올린다?

정부는 정권 차원에서 ‘광주형 일자리’의 전국적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신규 공장과 사업장에 대해서는 임금 양보는 물론 노동기본권의 일정한 유예까지 사회적 합의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그런데 공무원사회는 자신들의 임금을 올리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도통 앞뒤가 상당히 맞지 않는다. 심하게 말해 좀 그로테스크(grotesque)하다. 기괴하다는 얘기다.

공무원보수위원회의 할 일, 임금 인상 아니다!

최근 기획재정부, 인사혁신처 등은 이르면 2월 중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한국공무원노동조합(3대 공무원노조)과 공무원보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인사처 훈령에 의해 올해 처음 도입되는 공무원보수위는 공무원의 봉급·수당·성과상여금 등 보수 전반을 논의하는 심의·자문기구다. 현재 국가직·지방직 공무원을 더해 공무원 수는 104만8831명(2017년 정원 기준)이다. 지난해 새로 채용된 공무원 2만여명을 더하면 107만명 된다고 보면 되겠다.

정부와 노조는 지난 1월21일 ‘대정부교섭 단체협약’에서 ‘공무원 처우 개선과 보수 제도의 근본적 개선사항 등을 논의하기 위해 노·정 동수로 공무원보수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교섭은 2008년에 시작했지만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중단됐다가 11년 만에 타결됐다고 한다.

공무원보수위는 정부 5명, 노조 5명, 공익위원 5명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 쪽에선 인사처·기재부·고용노동부·교육부·행정안전부, 노조 쪽은 3대 공무원노조, 공익위원은 노·정 양쪽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참여한다. 국회에 최종안을 제출하고 올해 안에 처리한 뒤 내년 시행이 목표다. 노조 쪽에서는 나오는 말들의 유형을 보면 “공무원 평균 보수가 민간기업과 격차가 크고 연간 인상률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훨씬 못 미친다”, “하위직으로 갈수록 불리한 임금 구조를 바꿔야 한다” 정도로 나뉜다. 임금 인상과 임금구조 개선인 셈이다.

공무원 보수는 안 오른 게 아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8년 2.6%, 올해 1.8%이다. 공무원 노조 쪽 얘기를 곱씹어 보면 이걸로 만족할 수 없다는 속내가 깔려 있는 듯하다. 공무원노조 쪽에서는 ‘우리가 언제 임금 인상만 얘기했냐? 임금 구조 개선도 다룰 거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공무원사회부터 임금구조를 연공급이 아닌 직무급 체계로 바꿔나가는 합의를 이룬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솔직히 여기에 공무원 노조들이 얼마나 의지를 실을지에 대해 그리 미덥지 못하다.

공무원 임금체계․민간과 비교준거 개선하는 데 올인해야!

공무원 노조는 민간기업(직원 100인 이상)과 격차가 크다고 한다. 90%를 밑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 보수 비교의 준거로 삼는 이 100인 이상 기준이 합당한 것인지 자체가 문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월10일 발표한 '2017 중소기업 위상지표'를 보면, 중소기업(소기업 제외) 평균 근로자 수는 17.6명에 불과하다. 직원 100인 이상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공무원보수위가 정말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보수 인상 수준이 아니라 바로 이런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에 ‘올인’하려면 공무원 보수인상률은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안에서 결정하는 식으로 신속하게 합의하고 넘어가는 게 맞을 것이다. 그동안 공무원 보수인상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높았다. 그렇게 결정하고 하위직에 불리한 임금 수준은 일단 ‘하후상박’으로 해결하면 된다. 또한 공무원 직급별 실수령액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부터 신속하게 합의하는 게 필요하다. 기획재정부가 밝히는 공무원 평균 연봉은 2018년 6264만원이다. 소요예산만 37조원이다. 물론 이게 공무원 보수총액은 아니다. 빠진 게 많기 때문에 총액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

자료: 인사혁신처
자료: 인사혁신처

공무원사회가 ‘물 들어왔을 때 노 젓겠다’고 작심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광주형 일자리’ 전국 확대를 추진하면서 상당한 임금 인상을 꾀한다면 정부 부문의 ‘비양심’이라고 비판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이런 오판을 부추길 수 있는 여건은 무르익었다. 나라 곳간 사정은 넉넉하다. 하지만 올해가 사실상 끝물이다. 2018년 25조원 등 지난 4년 가까이 이런 초과세수 행진이 올해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세입 예산을 과소추계 해오던 꼼수가 올해부터 제동이 걸린 데다, 대기업 법인세 세수와 부동산 관련 세수 증가가 올해 멈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끝물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질 법하다.

국정운영 방향 전환 틈탄 공무원사회 기득권 챙기기 경계 필요

현 정부 국정운영의 방향이 180도 선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공무원사회에는 유리하다. ‘거봐, 우리가 필요하지’라는 오만이 똬리를 틀기에 매우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때마침 현 정부는 ‘불요불급’한 사업을 제외하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자제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전환하겠다는 뜻을 지난해 10월 내비치더니 12월을 기점으로 기존 방침을 아예 전면 백지화시켰다. 10월의 최대 명분은 일자리 창출이었고, 1월의 최대 명분은 국가균형발전 정도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정운영 방향의 선회에서 빚어질 수 있는 공무원사회의 ‘오만’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 압권은 지난해 1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새로 들어서면서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모든 공공시설을 민간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이다. 철도․도로 등 53개로 한정된 공공시설 민간자본 사업 대상을 모든 공공시설로 확대하는 쪽으로 규제를 푼다는 내용이다. 같은해 10월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한 ‘최근 고용․ 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에 이런 내용은 단 한 줄의 암시조차 없었기에 이는 홍 부총리 취임 이후 경제관료들이 슬쩍 끼워 넣은 새로운 내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월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책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계획을 발표하는 장면. 사진: 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월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책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계획을 발표하는 장면. 사진: 기획재정부

최근 상당한 논란을 빚은 대규모 국책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가 낳을 수 있는 최악의 우려도 이와 관련된다. 임대형 민자사업(BTL), 수익형 임대사업(BTO) 등 민자 공공시설 추진에 예타라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었다. 이는 민간사업자의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이들에게 정부가 주는 임대료가 왕창 높아지거나, 민간사업자가 받는 시민들로부터 받는 이용료가 너무 높게 책정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는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던 민자 고속도로의 최소투자수익보장(MRG)의 망령의 재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BTL(Build Transfer Lease)은 민간이 공공시설을 지은 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임대료 명목으로 공사비와 이익을 분할 상환받는 방식을, BTO(Build Transfer Operate)는 민간이 시설을 준공해 정부에 소유권을 양도한 뒤 일정 기간 직접 운영하면서 사용자로부터 이용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을 뜻한다.

최악은 피한, 그러나 국정운영 방향 상실 보여주는 예타 면제

다행히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1월29일 23개 사업 24조1천억원에 대해 예타를 면제하면서 최악의 우려는 없앴다. 민자 공공시설 추진에 대한 예타 면제는 제외하면서 애초 광역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32개 사업 68조7천억원보다는 꽤 줄인 것이다. ‘민자로 추진되는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민자 적격성 조사를 추진’한다는 것 정도가 들어있다.

그럼에도 문제는 심각하다. 언제나 임기 중반부에 접어들며 공무원사회에 똬리를 틀어온 오만이 전면화하면서 국정운영 방향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SOC 투자 확대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데 동의한다. 애초 정부는 ‘불요불급'(不要不急)한 SOC 투자를 줄이겠다고 했었다. 시간이 흐르면 ‘불요불급’에 대한 판단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불급’이 ‘급’이 되는 건 시간의 함수다. 문제는 ‘불요’가 ‘요’로 둔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도, ‘불요’를 ‘요’로 바꾸는 전가의 보도가 되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번에 발표된 23개 사업 24조1천억원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사업들이다. 이미 올해부터 시작되는 SOC 사업 규모만 15조원이 넘는다. 올해 첫 삽을 뜨는 민자 사회간접자본 사업들은 위례~신사선 철도(1조4892억원), 오산~용인 고속도로(9714억원), 승학터널(5110억원) 등 4조9천억원 규모는 예타를 거친 것들이다. 여기에 공공 폐수관로 설치 등 신규 사업발굴을 통해 1조5천억원+알파를 추가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여기에 도서관, 체육관 등 8조6천억원 규모의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 구축이 추가된다. 다 합치면 2022년 5월 현 정부 임기 말까지 앞으로 3년여 동안 SOC 사업비로만 40조원이 넘게 지출된다.

또한, 투자의 선순위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중소도시들의 재편이 먼저인지, 아니면 광역지자체들의 SOC 투자가 먼저인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광역지자체의 도시재생사업까지 광역지자체에 맡기지 않고 국책사업으로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단기간 고용 창출을 위해 미주알고주알 따질 겨를 없다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다. 다만 그렇게 준비 많이 했다고 하면서 ‘도대체 애초 뭘 준비했다는 말이냐?’는 비판이 정부를 향해 더욱 가혹하게 쏟아질 듯하다는 점만은 알고 있어야 할 듯하다.

홍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공무원사회에 묻고 싶다. 대규모 국책사업의 예타까지 면제하면서 24조1천억원을 올해도 아닌 내년부터 지출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한국경제는 경기 둔화 국면에 있고 그래서 정부가 경기대응(counter‐cyclical) 지출을 늘리는 것인지, 아니면 “생산가능인구 감소, 온라인화․무인화 확산 등 인구․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취업자 증가폭 둔화를 상쇄하는 차원의 대책인지 말이다. 후자는 정부가 지난 1월9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 보도자료에서 밝힌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이 9만7천명으로 대폭 하락한 이유이다.(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5912).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총선용 대책인지도 모르겠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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