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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올들어 2조원 채무불이행
중국 기업 올들어 2조원 채무불이행
  • 신만호 선임기자
  • 승인 2019.02.22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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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부채폭탄 점화하나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올해 들어서도 무더기로 터져 나오고 있어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2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2019년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채무불이행은 사모 4, 공모 12건을 포함해 120억 위안(2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작년 채무불이행의 규모는 1200억 위안(20조원)으로 2017년보다 4배나 늘며 신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는 작년 채무불이행의 90%는 민간부문에서 빚어졌으며 그런 추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에서 올해 말까지 10개월 동안 만기가 찾아오는 채권은 48천억 위안(8022천억원)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금융회사를 제외한 중국 민간기업들의 현금 흐름상 적자 수위가 6년 만에 최고라는 점을 지적하며 많은 기업이 도산해야 할 운명을 거부한 채 연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에 돈줄이 갑자기 막히는 유동성 경색이 닥친 까닭은 은행과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에 있다.

저리의 자금을 풍부하게 공급하던 금융업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6년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인색해졌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양적 완화를 토대로 급성장했으나, 2017년 기업부채의 규모가 국내총생산(GDP)160%까지 상승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시 주석은 국가 경제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과도한 기업부채를 억제하는 데 주력했으며 특히 중국 정부는 10조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규제 사각지대의 '그림자 금융'을 억제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중국에서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으로 간주하는 AA- 등급 채권의 수익률은 최근 3년 평균치를 상회하는데 이는 금융업체들의 변화한 태도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시 주석의 부채감축 드라이브가 시작됐을 때 타격을 받은 부문은 석탄, 철강 등 과잉설비를 가진 업종이었으나 작년부터는 채무불이행을 저지르는 업종의 범위가 넓어져 경계심을 더 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작년에 에너지기업인 상하이화신국제, 석탄화학업체 윈타임에너지, 올해는 재생에너지, 부동산, 보건 항공 등에 투자하는 업체인 민성투자그룹이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디폴트가 속출하면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악화할 수밖에 없으나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을 우려하면서도 직접 구제에는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지급준비율 인하, 채권·채무자의 협상 독려, 은행들에 대한 적극적 대출 등의 조치가 있었으나 효과는 의문이다.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기존의 부채를 갚기 위해 새로운 빚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록적인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고 정부가 유동성 경색을 완화하려고 애쓰지만 경제여건 악화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경기둔화, 미국과의 통상갈등 악화와 같은 다른 복합적 문제도 안고 있는 까닭에 기업부채를 해결하는 정책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중국에서 채무불이행 기업은 회사정리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시점부터 최장 9개월 동안 채권·채무 관계에 있는 전체 당사자들과의 구조조정 협상에 들어가며 합의 도출에 실패하는 기업은 파산이 선언되고 그대로 청산된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채무불이행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 재판에 깊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손실을 덜 떠안으려는 은행들로서는 법원이 계획한 구조조정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퍼시픽 투자운용사는 실제로 기업회생 절차가 예상보다 훨씬 길 수 있으며 일부 국유기업 자산의 경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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