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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증가 내세워 버티던 정부, 경기 하강 국면 진입 인정할 채비
수출 증가 내세워 버티던 정부, 경기 하강 국면 진입 인정할 채비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2.26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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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장, 2017년 3~4분기 경기 정점 시사…정확한 하강 국면 진입시기는 6월 결정
28일 발표 예정 1월 산업활동동향서 경기동향지수 8개월째 하락세 확인될 듯

더 이상 뭉개고 가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에도 경기둔화를 인정하지 않던 정부가 연착륙을 위한 적절한 모양새 갖추기에 나섰다.

중앙일보가 2월25일 보도한 강신욱 통계청장 인터뷰 내용을 보면, 통계청은 “3~4월에 2017년 몇 월에 (경기순환의) 정점을 찍었는지 잠정안을 내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이르면 6월에 공식적인 정점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강 청장은 이 인터뷰에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2017년 2분기, 국내총생산으로는 3분기가 정점으로 나타난다”며 “오는 6월 경기 정점이 언제인지 확정하면, 공식적으로 한국 경제가 그 시점 이후 하강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경기가 둔화해 하강 국면에 들어섰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6117). 현재 한국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한 ‘제11 순환기’에 속해 있다.

정부가 통계청장의 입을 통해 경기둔화 인정에 나설 채비를 갖춘 배경에는 역시 그동안 방어막으로 작용했던 수출이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지난해 12월과 1월 연속 감소한 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월28일 발표 예정인 1월 산업동향결과에서도 경기동향지수의 하락세 지속이 확인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인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까지 7개월째 동반 하락세에 있었다. 2018년 1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은 98.1을, 선행지수 순행변동치는 0.2포인트 낮은 98.5를 기록했다. 두 지표는 7개월째 동반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통계청이 경기 순환기를 짚어보기 시작한 1972년 3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7개월째 하락하고 있는 경기동향지수 추이(자료: 통계청)
7개월째 하락하고 있는 경기동향지수 추이(자료: 통계청)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도소매 판매액·생산·출하 등의 지표로 구성되는데, 100을 밑돌면 불황, 100 이상이면 활황으로 풀이하는 게 보통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생산, 소비, 투자, 고용, 금융 부문의 8개 지표로 이뤄지는데, 100을 밑돌면 경기 하강이나 둔화, 100 이상이면 경기 팽창이나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통계청은 선행종합지수나 동행종합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할 경우 경기전환점 발생 신호로 보고 경기 침체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한 ‘제11순환기’에 속해 있는데, 정부는 취업자 증가폭 급격 둔화,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설비투자 감소세 전환 등에도 수출 호조 등을 이유로 경기둔화를 인정하지 않아 왔다. 올해 상당한 규모의 경기대응적 재정지출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경가 하강 국면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5238).

통계청장의 인터뷰 내용에 비춰보면, 정부는 경기 고점이 언제였는지 결정하는 시점은 오는 6월로 넉넉히 잡고 있다. 오는 5월에 올해 1분기 가계소득동향이 발표되는데, 정부의 공적이전소득 지출 강화, 노인 일자리 추가 창출 등을 통해 하위 20%의 소득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많다. 이런 결과가 뒷받침되면 경기둔화의 공식 인정이 경제주체의 심리에 주는 충격이 적을뿐더러, 늑장 인정에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비판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올해 정부의 공격적인 확장적 재정지출도 뒤따르는 비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늑장 인정에 따른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 갖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갖는 의미는 결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구조조정’이라는 것으로밖에 풀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경기 국면 오판과 정책 오판으로 더 확장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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