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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수출용 신차 확보에 명운 걸렸다
르노삼성, 수출용 신차 확보에 명운 걸렸다
  • 임호균 기자
  • 승인 2019.03.25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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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분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르노삼성차가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후속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후속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 공장 가동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현재 2교대에서 1교대로 작업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6월 이후 지금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22일까지 모두 192시간 파업에 2100억원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노사분규가 길어지면서 르노삼성차는 노동비용 등 향후 생산조건을 확정하지 못해 르노그룹에 닛산 로그 후속 물량 신청을 위한 생산계획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그룹은 41일부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있는 한국을 중동, 아프리카, 인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본부 소속으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속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소속에서 무게중심을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옮기게 돼 르노삼성차로서는 장기적으로 수출지역 다변화 등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하지만 르노그룹의 지역본부 변경은 닛산 브랜드로 로그를 생산해 북미시장에 수출하는 르노삼성차 입장에서는 9월 이후 로그 물량을 다시 배정받아 위탁 생산하기에 불리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많다.

닛산 입장에서는 미일 자동차 분쟁으로 미국 내 생산을 늘려야 하고, 공장 경쟁력에서도 일본 규슈공장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보다 앞서 후속 로그 생산물량을 미국이나 일본으로 배정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차도 9월 이후 닛산 로그 후속 물량을 재배정받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신 내년 이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신차의 수출용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차량은 소형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로 르노삼성차가 개발에 참여해 내년 이후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이 신차를 내수용과 함께 유럽과 동남아, 인도 등 신흥시장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르노그룹에 수출용 물량 배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신차 개발에 참여했고 국내 판매용 생산을 위해 부산공장에 생산설비를 갖출 예정이어서 수출용 신차 물량 배정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차 수출시장이 당장은 유럽에 집중될 수밖에 없어 르노 스페인공장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현재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은 르노그룹 전체에서 3위권으로 스페인공장보다 높다.

수출을 위한 물류비용까지 포함하면 신차를 스페인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에 판매하는 것이 가격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스페인공장은 신차 생산설비를 따로 갖춰야 하고 연식변경 등에 필요한 연구개발 기능이 없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보다 불리한 측면도 있다.

르노삼성차는 신차 수출용 물량을 확보할 경우 내수용 3만대와 수출용 35만대 등을 생산해 전체적으로 8만대 이상을 추가 생산하게 되면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 10만대 수준에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차량 생산분을 포함해 연간 20만대 수준의 생산은 가능해지고 부산공장 가동률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닛산 로그 물량을 다시 배정받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면서도 "내년에 출시하는 신차 수출용 물량을 확보하고 내수판매가 뒷받침하면 부산공장 생산물량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르노그룹은 철저하게 품질과 생산비용을 따져 글로벌 생산물량을 배정하고 있다""내년 신차 수출물량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생산비용을 최대한 낮추고 품질경쟁력을 지속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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