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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초대형 가맹점 수수료협상 장기화되나
카드사-초대형 가맹점 수수료협상 장기화되나
  • 임호균 기자
  • 승인 2019.04.15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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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와 한달째 논의

카드업계가 현대차와는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타결했지만, 나머지 자동차업계와 이동통신, 대형마트, 항공사 등 초대형 가맹점들과의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미 인상된 수수료율을 적용 중이어서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인 데다 초대형 가맹점은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대표 격으로 쌍용차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20일 자신이 제시한 안을 받지 않으면 카드 결제를 거부하겠다고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한 달 가까이 카드사와 이견을 조율 중이다.

쌍용차는 현대차의 전례를 따라 강공 태세를 보였으나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카드업계의 결사 항전 기세에 밀려 주춤했다.

현대차는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강수를 두면서 협상을 주도해 당초 카드업계 요구 수준인 0.1%포인트 인상에 한참 못 미치는 0.05%포인트 인상으로 결론을 지었다.

쌍용차는 카드업계의 2%대 인상 통보에 맞서 현대차 수준인 1.89%로 낮춰달라고 했고, 현재 양측은 1.9%대 중반에서 타협점을 찾고 있다.

한국GM, 르노삼성도 지난달 카드사와 재협상에 들어갔으나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어 수수료 협상에 매진할 형편이 아니다.

이동통신, 대형마트, 항공사 등 다른 업종의 초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도 진척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3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어 카드업계는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이들 업종의 가맹점이 현대차와 같이 가맹점 계약 해지를 운운하며 협상을 종용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계약 해지를 했다가 자신의 고객들로부터 불만을 살 수 있어서다.

이들은 카드업계와 이해관계가 긴밀하게 얽혀 있기도 하다. 예컨대 이동통신업체는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요금이 연체될 일이 없고 요금 연체에 따른 채권 추심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를 카드사에 줘야 한다.

이동통신사는 자동납부 접수대행 제휴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냈으나 카드업계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자동납부 접수대행은 카드사가 이동통신사를 대신해 요금의 카드 자동납부 신청을 받는 것을 말한다. LG유플러스는 2월에 이미 제휴를 철회했고, KT15일에 중단한다.

최근 여론 동향도 협상력에서 우위가 있는 이들 초대형 가맹점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협상 정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을 통해 '주요 대형가맹점 대상 카드사 경제적 이익 제공 현황 자료'가 공개되면서 이들 초대형 가맹점이 카드사로부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 대비 마케팅 비용 비율이 이동통신업종은 143%에 달했다. 이동통신사는 수수료로 1만원을 낸 대신 경제적 이익을 14300원을 받았다는 의미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이 알려지면서 카드사나 이들 초대형 가맹점이나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협상에 소극적"이라며 "과거 대형마트의 경우 협상이 연말까지 간 적도 있다"며 협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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