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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생산성 떨어뜨리는 스마트폰의 역설
일터의 생산성 떨어뜨리는 스마트폰의 역설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4.2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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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주의력 분산과 스트레스 일상화한 사무실
주의력 회복해 일 재개 하는데 30분 안팎 시간 필요

학교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제한되는 게 보통이다. 수업 중에는 가방에 넣어두게 하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사용이 허용된다. 방해받지 않고 수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반면 사무실의 직장인들은 사정이 정반대다. ‘손 안의 컴퓨터’를 이용하니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사무실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개인 스마트폰 말고 업무용 폰을 따로 회사로부터 받는 경우가 많다. 퇴근시간 이후 업무용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내는 일은 금지하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무실은 상상하기 어렵다. 과연 스마트폰은 사무실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것일까?

미국 세대별 주의력 분산 요인 현황. 자료: 유데미
미국 세대별 주의력 분산 요인 현황. 자료: 유데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업체인 유데미(Udemy)가 최근 발간한 ‘2018년 작업장 주의분산(distraction) 보고서’를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사무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메일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확인하느라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침울해하는 근로자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18살 이상 전일제 사무직 노동자 1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2018년 2월 실시된 서베이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에서 근로자들은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잡담하는 동료 80%, 사무실 소음 70%, 스마트폰 이용과 같은 사무실 환경 변화 61%를 꼽았다. 응답자의 61%가 근로시간 중 개인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데 1시간 이상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전체 응답자의 59%가 개인 스마트폰 확인에 따른 주의력 분산이 업무 관련으로 인한 중단보다 훨씬 더 크다고 답했다.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소셜미디어로는 65%가 1순위로 페이스북을 꼽았고, 인스타그램(9%), 스냅챗(7%), 트위터(7%) 순이었다.

1990년대 중반과 2010년대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에 속하는 젊은층에게 개인 스마트폰 확인으로 인한 주의력 분산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더 컸다. 이들 세대의 69%가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두 번째 요인으로 개인 스마트폰 확인을 꼽았는데, 36%가 근로시간 중 개인 스마트론 확인에 2시간 이상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세대의 46%는 스마트폰이 낳는 주의력 분산으로 일할 동기가 떨어지고, 41%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78%가 업무 관련으로 인한 것보다 스마트폰 확인을 하느라 일을 방해받는 게 더 주의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전체 응답자의 84%는 이렇게 방해받고 나서 다시 주의력을 회복해 일을 재개하는 데 30분 이내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체 응답자들의 58%는 업무를 수행하는 데 사회미디어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40% 이상이 업무 관련 활동을 하는 데 사회미디어를 이용한다고 하기는 했지만 회사로부터 관련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76%나 됐다. 근로자들의 사회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사용자는 전체의 51%였다.

보고서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협력과 의사소통이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사용자의 바람과 달리, 이로 인한 근로자의 주의력 분산이 되레 사무실과 일터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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