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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리] 4차 산업시대 한중 경제협력의 질적 변화 이루어야
[천지만리] 4차 산업시대 한중 경제협력의 질적 변화 이루어야
  •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
  • 승인 2019.04.2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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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기업이 공동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인 윈윈 협력구조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그 동안 한·중 간 경제협력에서 중국은 생산공장의 허브 역할을 해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중국은 글로벌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중국 내 인건비 지속 상승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산업 고도화, 내수경제로의 구조조정 전환, 유럽·미국 등 글로벌시장의 침체로 노동밀집형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천진공장 가동 중지와 현대자동차 제1공장 및 기아자동차 염성공장 폐쇄는 모두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한 단면이다. 지금은 한중 관계의 의미 있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한중 양국은 통상관계 질적 향상을 이루어야 한다. 현재 한중 무역규모는 2,600억 달러이지만 중간재에 너무 편중(70% 이상)되어 있는데 앞으로 무역구조의 다양화를 실현해야 한다. 특히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등 동남아 공장이전으로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글로벌적으로 노동밀집형 저 부가가치 제조업은 노동력이 값싼 동남아로 이전될 것으로 보이며, 기술형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은 미국, 독일 등 지식재산권 법적 보호가 잘 되어있는 선진국 중심으로 집중되면서 국가간, 지역간 빈부격차가 더욱더 커질 것이다. 빈부격차는 한 국가 내에서도 존재하겠지만 국제간 관계에서도 존재한다. 특히 미국의 기술 민족주의(techno-nationalism)와 디지털 보호주의(digital protectionism) 및 무역 보호주의 강화로 한국과 중국은 앞으로 수출압력에 직면하게 되었다. 따라서 양국은 모두 내수시장 개방 확대와 전략적 기술영역에서의 협력강화로 지금의 통상위기를 타파해 나가야 한다. 투자협력측면에서 고첨단산업영역에서의 협력이 중요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짜야 한다. 특히 4차기술산업에서의 상호보완구조를 짜는 것으로 한중 통상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켜야 한다. 이는 앞으로 한중간 지재권 영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함을 말한다.

 

다음 국내 전문가들은 한중간의 관계에 대해 협력보다 경쟁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위협적인 존재, 방어해야 하는 존재로만 강조하는데,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한중 협력은 이제 시작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중국시장은 공급자시장이었다. 즉 물건을 만들기만 하면 팔 수 있는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수요자중심으로 시장으로 변화되어 상품을 잘 만들어야만 팔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중국기업들은 물건을 빨리 만드는 것에는 강하지만 잘 만드는 것에는 결코 강한 것이 아니다. 잘 만들려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동안 중국은 창의성 교육보다 통제를 하고, 표준화 교육을 많이 하기에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데는 중국기업들은 결코 강하지 못하다. 국민들의 창의성 제고는 교육과 언론 및 문화 자유화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며 이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다. 따라서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취약점은 그 동안 잘 만들어야만 글로벌시장에서 물건을 팔 수 있었던 한국기업들에게는 큰 기회이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중국내수시장에서 한번 해볼만한 것이다. 특히 서비스산업은 중국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중국 서비스 시장은 발전공간이 무한대로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동안 한국의 대기업, 제조업 중심의 중국 진출시대는 저물어가고 혁신형, 문화콘텐츠 및 금융 등 서비스 중심의, 특히 대기업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중국진출 시대가 열려야 한다.

 

앞으로 한.중 양국은 기존의 ‘포지티브 방식’(개방분야 열거)에서 ‘네거티브 방식’(미개방분야 열거)으로 협력을 진행하는 등 기존 시장을 대폭 자유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야 한다. 비교적 빠르게, 그리고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협력방안으로 한·중 지방도시 간 FTA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중국은 아직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국내외 자본투자가 제한되고, 외환관리 제약을 크게 받는다. 이는 중국 지방도시와의 FTA협력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이다. 만약 성사되면 두 도시 간 주민들과 기업들이 상대방 도시에서 자유롭게 자국의 통화로 서로 투자하고 무역하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한국기업의 입장에서 중국의 넓은 시장 개척을 위해서 중국 지방별 문화와 심리, 시장특성에 대한 파악은 물론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필요하기에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는 31개 지방도시와 통상협력을 만들어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중국정부의 입장에서 침체된 중국 지방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고 우수한 한국의 선진기술과 서비스산업이 지방도시와 기업에 침투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는 무역보호주의 확산 등 변화된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응한 새로운 통상전략일 뿐만 아니라 자유무역의 혜택이 중소·중견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포용적 통상정책이 될 수 있다. 특히 혁신기술형 벤처창업기업에 대한 자본시장 지원이 용이하도록 한중 양국간 국제 금융협력의 선도적인 시범협력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핀테크를 활용한 자본시장영역에서의 협력과 기업신용평가영역에서의 협력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한·중 양국의 지방도시 간 FTA 금융협력 시범사업으로 성공할 경우 다른 국가와 다른 도시와의 시범사업으로 확대 가능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4차 기술혁명 중심의 산업발전이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지식재산권 중심의 IP경제, IP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IP를 가장 많이 창출하는 국가 중 하나지만(2013년 기준 지식재산 출원 규모 순위 1위 중국·한국 4위), 활용 성과는 미미(활용 순위 한국 10위, 중국 22위)하다. 지재권의 산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4차기술산업영역에서 양국정부는 기술력 있는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위한 IP금융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한·중 지방도시 간 FTA의 의제 중 하나로 IP금융 연결 시범제도 실행을 제안해 볼 수 있다. 이는 자본시장 간 연결, 양국기업의 신용정보 연결, 지불결제시스템 연결, 상품 연결, 혁신 연결, 인재 연결, 시장 연결, 위안화 국제화 연결, 일대일로 연결이 모두 가능하게 하는 협력방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양국이 공동으로 마주한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간 인재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영역 하나만 봐도 일본은 50만명 넘는 AI 인재가 있지만 중국의 경우 5만 명밖에 안되어 4차기술산업 영역 인재가 특히 부족하다. 5만명 인재는 AI+를 통한 산업화 확대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따라서 고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인재 부족 부분을 해외에서 많이 보충해야 한다. 최근 중미무역전쟁 심화에 따라 미국은 중국인 입국비자를 강화하는 등, 특히 첨단산업에서의 중국 유학생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필요한 인재는 상당부분 아시아국가인 한국과 일본에서 보충이 되어야 하는데, 한국인들은 외향적이지만 일본인들은 내향적으로 해외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일하게 가능한 후보국가는 한국이다. 따라서 고첨단산업에서의 인재협력도 하나의 전략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중협력에 있어서 서비스영역 협력 이외에 농촌간 협력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토지는 많이 오염되어 있어서 중국인들의 해외 유기농 농산품에 대한 수요도 크다. 한국은 중국과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한국의 양질의 유기농 농산품은 중국 국민들의 밥상에 당일 이내로 유통이 가능하기에 경쟁력이 있다. 특히 중국은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60세 이상 인구가 2.5억 명으로, 이들은 가장 건강에 신경 쓰는 연령층이다. 중국의 퇴직한 노인들은 한국과 다른 점이 노후가 보장되고 생활비가 충족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회주의 중국에서, 국유기업에서 부부 모두가 은퇴하였기에 사망하기 이전까지 국가에서 퇴직금이 영구적으로 받을 수 있으며, 이들은 퇴직금을 주로 양질의 농산품을 구매하여 맛있게 요리해 먹고, 영양제와 같은 건강약품을 구매하는 것에 소비한다. 특히 그들은 중국 국내제품보다 청정지역에서 오는 해외 농산품과 건강영양식품을 더욱 신뢰한다. 이는 한국의 농산품 업체들과 건강의료 업체들의 큰 시장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한마디로 한국은 이제 중국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한중 양국 기업이 공동으로 성장해 갈수 있는 장기적인 윈윈 협력구조를 만드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며, 정부의 플랫폼 구축을 통해 정기적이고 장기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뿐더러 그것을 꾸준히 관철해야 가는 전략적 추진이 중요하다. 비록 그 동안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하나라도 확실하게 실행시켜 성공적인 모범사례, 선도사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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