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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계 경제, 상저하고라는 소망이 실현될까?
2019년 세계 경제, 상저하고라는 소망이 실현될까?
  • 박이택 본지 편집기획위원, 고려대 연구교수
  • 승인 2019.03.0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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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저유가, 낮은 실리콘 가격의 덫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다양한 위기요인에 대한 대응력을 테스트받는 한 해 될 것

2019년 새해는 세계 경제가 역동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희망에 찬 한 해가 되기보다 세계 경제가 다양한 위기 요인에 대해 어느 만큼 대응력이 있는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잠재적 위기 요인들을 몇 가지만 들어보면, 기술패권전쟁으로 전환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문제, 노딜 위기에 처한 브렉시트 문제, 자산가격 버블 속에 진행되는 양적 완화 축소의 금융위기 유발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과 과잉채무문제가 초래할 수도 있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 신흥 경제와 개발 경제의 외환 위기 가능성, 유가 변동성 확대가 동반할지도 모를 지정학적 위험, 실리콘 사이클의 감속 국면 진입과 기술 혁신력의 감퇴 등. 이와 같은 위기 요인들이 산재해 있음에도 글로벌 조정기구는 무력화(無力化)되어 있고, 글로벌 리더십은 실종 상태여서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그렇지만, 2019년 세계 경제를 상저하고(上低下高: 상반기에는 저조하지만, 하반기에는 회복)로 전망하는 것은 새로운 빛을 찾으려는 노력이 2019년 상반기에 내실있게 진행되어 2019년 하반기에는 그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2019년은 상저하고의 소망이 실현되는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IMF의 2019년 세계 경제 전망

2019년 상반기의 세계 경제 사정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은 IMF의 2018년 10월 WEO(=World Economic Outlook)에서 발견된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IMF는 2018년 4월 WEO보다 2018년 10월 WEO에서 2019년 상반기 세계 GDP 성장률 예측치를 하향 조정했다. 2018년 상반기 동안 선진경제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보호무역주의의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2018년 하반기 동안 신흥경제 및 개발경제의 성과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상황의 변화를 반영하여 조정한 것이다.

[그림 1] IMF의 세계 경제전망 (실질 GDP 성장률)

A. 선진경제 B. 신흥시장 및 개발경제

출처: IMF(2018), World Economic Outlook, Oct. 2018, p.2
출처: IMF(2018), World Economic Outlook, Oct. 2018, p.2

그렇지만, 2019년 하반기의 성장률은 2018년 4월 WEO에서 전망한 성장률로 복원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 기대는 보호무역주의적인 대응 대신 상품과 서비스무역을 촉진할 수 있는 협조적인 해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전제가 만족할 때 실현될 것이다. 만약 무역갈등이 증폭되고 거래의 신뢰 체계에 영향을 미쳐 기업의 투자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의 자본비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2019년은 대불황의 첫해가 될지도 모른다.

보호무역주의의 덫

지난 200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때로는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였으며 때로는 자유무역주의가 득세하였다. 보호무역주의는 상대적으로 경기불황기에 득세하였고, 자유무역주의는 상대적으로 경기호황기에 득세하였다. 보호무역주의는 경기불황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보호무역주의와 경기불황이 서로 맞물려 강화되면서 파국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 19세기 후반의 대불황과 1930년대의 대공황이 그 예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보호무역주의의 수렁에 더 빠지기 전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림 2] 무역갈등이 실질 GDP에 미치는 효과

출처: IMF(2018), World Economic Outlook, Oct. 2018, p. 35
출처: IMF(2018), World Economic Outlook, Oct. 2018, p. 35

한 가지 희망적인 사항은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가 미국과 중국 두 당사자라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 노력을 할 수 있는데, 12월 1일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루어진 미중 정상회의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의 해법 마련이 미중간의 불신과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협력의 체계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리라 전망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자국의 국가안보와 첨단기술 산업에 현실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수단을 강화하고 있는데, 2019년 미국 국방수권법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 국방수권법에 따라 어떠한 제재 체계를 만들어나갈지는 약간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해법 마련은 관세전쟁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기술패권전쟁으로 전쟁의 양상이 바뀌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추이를 주시하여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이 종전선언이 아니라 열전으로 바뀌거나 미국 국방수권법의 제재 대상으로 삼는 중국의 기업이 예상외로 많이 늘어난다면,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IMF의 예측치보다 더 낮아질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IMF의 2018년 10월 WEO에서는 반영되지 않은 2018년 10월 이후에 더욱 명확해진 위기 요인들이 있는데, 유가 급락과 실리콘 사이클의 감속 국면으로의 진입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위기 요인을 살펴보자.

저유가의 덫

원유가격과 반도체 가격은 세계 경제의 성장전망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대표적인 가격 지표인데, 이 두 지표 모두 최근 심상치 않게 변동하고 있다. 우선 원유가격부터 살펴보자.

[그림 3]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의 추이: 2014년 1월 1일 – 2018년 12월 28일(단위: 1배럴 당 미국 달러)

출처: https://markets.businessinsider.com
출처: https://markets.businessinsider.com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014년 초에는 1배럴당 100달러 수준이었는데, 2014년 하반기에 급락하기 시작하여 2016년 2월 9일에는 28.49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회복되어, 2018년 10월 3일 76.41달러까지 올랐지만, 다시 급락하여, 2018년 12월 28일에는 45.33달러가 되었다.

2018년 10월 WEO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부정적인 충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세계 경제를 상저하고로 낙관하였던 데에는 당시 석유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회복되고 있었으므로 자원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의 성장전망을 상당히 밝게 보았던 것도 한몫했다. 그런데 유가의 흐름은 10월에 들어와서 급반전되었다. 2018년 9월 25일부터 2018년 12월 24일까지 3달 동안의 하락률은 41.2%여서, 2014년 10월 28일부터 2015년 1월 28일까지 3달 동안의 하락률 45.7%에 버금간다.

왜 원유가격은 급락하게 되었는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2015년 합의를 포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전히 재개하겠다고 선언하였는데, OPEC과 러시아와 미국은 이란 제재로 인한 원유공급 부족을 우려하여 하루 240만 배럴 정도의 증산을 하였는데, 이란의 원유생산량 감소는 50만 배럴 감소에 그쳐 원유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더하여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로 인한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강화되어 유가 하락에 더 힘을 보태게 되었다. 그러나 2018년 12월 초까지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배럴당 50달러 선은 지키고 있었지만, 12월 17일에는 급기야 1배럴당 50달러 선이 붕괴하였으며 현재까지 1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배럴당 50달러라는 심리적 저지선이 붕괴한 데에는 12월 7일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한 원유생산의 감산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합의한 감산량이 하루 120만 배럴에 그쳐 5월 이후 증산된 200만 배럴에 턱없이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감산의 일정도 감산할 국가도 확정되지 않아 감산 합의가 지켜질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물론 감산에 합의한 120만 배럴이 200만 배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9년 세계 원유소비량이 OPEC이 예상치로 제시한 2018년의 하루 9879만 배럴보다 1.3% 늘어난 하루 1억 배럴이 된다면, 공급 과잉이 아니라 공급 부족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OPEC+의 하루 120만 배럴 감산 결정은 2019년 세계 원유소비량의 증가에 대한 확신에 바탕을 둔 것이라기보다 원유가격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트럼프의 압박에 OPEC+가 승복한 결과라고 시장참가자들이 해석하고 있음을 원유가격의 하락이 보여준다.

2019년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지 않으면 2019년의 상당 기간 유가는 40달러대에 머무를 수 있고 때로는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위험도 있는데, 이와 같은 저유가는 세계 GDP의 성장률에 플러스가 되기보다는 마이너스가 되므로, 저유가와 저성장의 악순환이 발생하여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낮은 실리콘 가격의 덫

2018년도 하반기 반도체 가격의 약세 및 하락으로의 전환도 2019년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을 암울하게 한다. 물론 반도체 가격의 변동에는 세계 경제 전망뿐만 아니라 실리콘 사이클이라는 반도체 산업에 독특한 경기순환도 작용하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반영하는 것인지 순수하게 반도체 산업의 경기순환을 반영하는 것인지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림 4] 한국 반도체 수출가격지수: 2011년 1월 – 2018년 11월 (전년 동월비, %)

출처: http://ecos.bok.or.kr
출처: http://ecos.bok.or.kr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RAM과 플래시메모리의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DRAM과 플래시메모리의 수출가격은 DRAM과 플래시메모리의 세계 시장 가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DRAM의 한국 수출가격의 전년 동월비 변화를 보면, 2015년 1월 전년 동월비 –1.996%로 마이너스가 된 후 24개월 동안 마이너스 값을 지속하다가 2017년 1월부터 플러스 값으로 전환되었는데, 2018년 11월에 다시 전년 동월비 –0.45%로 마이너스 값이 되었다. 플래시메모리의 한국 수출가격의 전년 동월비 변화를 보면, 2013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37개월 동안 마이너스 값을 보이다가 2016년 11월에 플러스 값으로 전환되었는데, 2018년 4월부터는 다시 마이너스 값으로 전환하였다.

DRAM과 플래시메모리 가격의 변화 양상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가격의 상승률이 2017년 7월부터 둔화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그 추세가 지속하고 있는 점은 같다. 왜 이처럼 실리콘 사이클이 상향에서 하향으로 추세 전환한 것인가? 2017년과 2018년 전반까지의 반도체의 초호황을 가져온 요인으로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경제의 발전, 암호화폐의 가치 상승에 따른 암호화폐 채굴업의 발전, 모바일 램과 여러 개의 높은 사양 카메라를 장착한 반도체 다투형의 휴대전화기 사양 경쟁 등 수요측 요인이 중요했다. 그러나 현재 반도체의 초호황을 가져온 세 요인 모두 힘을 잃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테이터 센터 구축 작업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고, 암호화폐의 가격은 올해 들어 폭락을 거듭하여 암호화폐 채굴업이 적자상태에 빠져 채굴기 수요가 거의 소멸했으며, 중국의 휴대폰 판매 대수는 2017년부터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휴대전화기용 반도체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물론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수요측 요인에 의해서만 견인되었던 것은 아니다. 황의 법칙으로 불린바 있는 반도체 생산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성능은 더 좋으면서 값은 더 싼 신제품을 만들어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여 갔기도 했는데, 이제 그 힘이 상당히 약해져 수요의 감소가 투자계획을 미루게 하고 혁신의 부재가 수요 창출력의 약화로 이어지면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크게 약화하였다.

물론 AI, IoT, 5G 등이 ICT경제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동력으로 힘을 비축하고 있어서 반도체 산업의 장래는 여전히 밝지만,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ICT 플렛포머들의 역동성은 최근 상당히 약화하였고, AI, IoT, 5G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국가적 투자를 수행해 온 중국의 IT 경제도 현재 현저하게 성장세가 둔화되어 AI, IoT, 5G가 경제의 활력을 붙돋는 시기는 내년이라기보다는 내후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빛으로서의 동아시아 지역통합의 진전

그렇다면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희망의 불씨는 없는 것인가? 여러 희망의 불씨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세계 성장의 엔진으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거듭나기 위해 보다 강화된 새로운 지역 통합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신고립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미국과 달리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일본이든 중국이든 동아시아 NIEs든 아세안이든 모두 무역을 중시하는 성장체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는 자신들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적 통합 체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전망은 현재 CPTPP와 RCEP의 체결로 현실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통합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TPP 협정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은 TPP에서 이탈하였다. 미국이 이탈하자 TPP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생겼지만, 결국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CPTPP를 체결한 것은 이 참가국들이 기본적으로 무역을 중시하는 성장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CPTPP에는 현재 11개국이 참가하고 있는데, 6개국이 국내 절차를 완료한 후 60일 후에 발효하도록 규정되어 있어서 멕시코, 일본, 싱가포르,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6개국의 국내 절차를 완료한 지 60일이 지난 2018년 12월 30일에 출범하게 되었고, 출범 이틀 후가 되면 2년 차 통합 프로그램이 개시하게 된다.

[그림 5] CPTPP·RCEP·ASEAN·USMCA 관계도

현재 CPTPP에 참가를 희망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CPTPP가 현재보다 더 큰 메카 FTA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높은 수준의 FTA로 RCEP가 조속히 체결되도록 압박하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어서, 높은 수준의 FTA로 RCEP가 체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강화된 지역적 통합 체계가 출범한 것은 분명 세계 경제 성장전망을 밝게 하는 빛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느 만큼의 광량을 품어낼지는 아직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2019년 세계 경제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변화가 태동할 것인데, 한국이 새롭게 출현하는 성장의 동력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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