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5-24 16:58 (금)
[천지만리] 미•중 무역협상의 난기류
[천지만리] 미•중 무역협상의 난기류
  •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 승인 2019.05.09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국내 경기상황 성과에도 대중 무역적자는 오히려 증가
중국, 재정투자와 감세 조치로 경제지표 호전 조짐 보이자 입장 변화하는 듯

타결될 것처럼 보이던 미·중간 무역 협상이 다시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1년여를 끌어온 양해각서 체결을 눈앞에 두고 지난 5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재협상'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10일부터 다시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가 현행 10%에서 25% 인상하는 '관세 카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중국이 최종 합의문에 약속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법제화 약속을 규제나 행정조치로 대체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5 또는 6 무역협상 합의문 서명을 목표로 했던 중국은 미국의 태도에 언급을 자제하면서 류허(劉鶴)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9 예정대로 미국에 파견해 막바지 절충을 시도한다.

 

작년 3,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불공정 무역행위를 규제하겠다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된 무역 갈등은 지난 12 일단 3개월간의 잠정 휴전에 들어갔고 양국은 상호 입장을 조율해왔다. 이미 9차에 결친 협상을 통해 강제 기술이전 사이버 해킹을 통한 기술 절취, 지적 재산권 보호와 서비스, 환율, 농업, 비관세 장벽 개선과 합의이행 장치를 포함해 6 분야에 대한 양해각서 내용을 조정중인 것으로 알려졌었기 때문에 파장이 만만치 않을 같다.

 

주지하다시피 양국 무역 협상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중국의 수입 확대 방안과 기술이전 강요금지, 국유기업에 대한 특혜 재검토 사이버 안전과 서비스 교역, 환율 조작 문제 같은 소위 ‘중국경제 운용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중국의 명확하고 확실한 조치와 양보 요구를 근간으로 한다. 중국의 대미 수입확대조치는 타결이 가능하지만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일치가 쉽지 않다. 특히 ‘기술 절취’등과 관련된 지적 재산권 문제는 중국의 약속이 미국의 기준에 부합하기 어렵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중국의 확실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일단 기선제압용 강공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때문이다.

 

그런데 1년여를 끌어오면서 향후 무역 협상에 영향을 끼칠 만한 양국의 정치경제 상황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분기에 3.2% 성장률을 기록했고 4 실업률도 50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국내 경기는 성과가 있었지만 작년 대중 무역적자는 2017년의 3755 달러보다 11.6% 증가한 4192 달러를 기록해 지난 1년간의 중국 때리기를 무색하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좋은 합의' 아니면 결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 압박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존 합의 내용을 번복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없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내년 대선과 관련해 중국 카드를 유효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머리가 복잡하다.

 

그동안 수세적 입장이었던 중국은 대미 직접 대응보다는 내수경기 부양과 적극적 재정·금융정책 카드 활용해 무역 분쟁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우회 전략을 택해 지분율 100% 미국 독자법인 설립을 허용하는 미국 서비스기업의 대중 진출규제를 철폐하는 조항까지 마련하는 전향적 태도도 보였다. 그러나 작년 7 무역 분쟁 본격화 이후 급속한 경기하방 압력에 시달렸던 중국 경제가 2 1500 위안 규모의 재정 투자와 2 위안 규모의 기업 감세 조치로 각종 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회생 조짐이 감지되자 협상 불발도 염두에 두고 장기전 태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특히 민족주의적 측면에서 미국의 공세가 통상 측면을 넘어 민주·자유·인권 등 보편가치 문제로 까지 확산될 것을 우려한다.

 

미중 무역 분쟁은 결코 끝날 전쟁이 아니다.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부상’은 ‘국가 능력의 부상’으로 간주된다. 중국이 자유무역질서에 편승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고, 이를 군비에 투사해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부상을 원초적으로 제어해 대미 도전자의 반열에서 축출하겠다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중국도 중국이 결코 과거의 중국이 아니며, 제도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강조하면서 사회주의적 방식으로 현대화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론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에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 패한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와 중국의 경우는 다르며 트럼프식 협상술이 중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질서의 제정을 결코 막을 없다는 항전의 의지도 비치고 있다.

 

작금의 상황은 어느 일방의 일방적 양보를 근간으로 하는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적 타협은 가능하지만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미국과 이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중국 간의 피할 없는 갈등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계 40% GDP 차지하는 나라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40% 달하는 한국이 미·중 갈등 양상에 대한 적확한 분석을 통해 전략적 접근을 해야 이유는 더욱 자명해진다.

 

필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전(前)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전(前) 문체부 한중문화교류협회 사무국장, 매경-외대 CHINA CEO과정 책임교수, 상해사회과학원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