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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언론은 ‘언론’ 아닌 중국 정부 대변 로비스트?
중국 국영언론은 ‘언론’ 아닌 중국 정부 대변 로비스트?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6.03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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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TN 미국 의회 출입 금지
미국 법무부 명령 따라 지난 2월 중국 정부 대행사로 등록

미‐중 무역전쟁이 재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영방송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해외 부문인 중국글로벌텔레비전네트워크(CGTN)가 미국 의회를 취재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의회를 취재하는 해외 특파원들의 모임인 라디오텔레비전외신기자협회(RTCA)의 말을 빌려 “외국대행사등록법(FARA)에 따라 CGTN은 미국 상원과 하원 기자석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 갱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월2일 보도했다.

CGTN아메리카 로고. 사진: 위키피디아
CGTN아메리카 로고. 사진: 위키피디아

미국 법무부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던 지난해 9월 중국 국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과 CGTN에 외국대행사등록법에 따라 외국 대행기관으로 등록하라고 통보했다. 1938년 제정된 외국대행사등록법은 미국 내에서 특정 국가를 대변해 활동하는 기관이나 개인이 법무부에 등록하고 연간 예산과 경비 등을 공개하고 모든 보도에서 외국대행사임을 고지하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의 이런 조치는 신화통신과 CGTN은 ‘언론’이 아니라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일종의 로비스트로 간주한다는 뜻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CGTN의 워싱턴지국인 CGTN 아메리카는 올해 2월 법무부에 외국 대행기관으로 등록했지만, 신화통신은 아직 등록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의회는 외국대행사로 등록한 해외 언론사에 의회 출입 권한을 부여하지 않도록 기자단에 요청할 수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CGTN 아메리카는 미국 의원이 초청하지 않는 한 의회를 출입할 수 없다. 다만 의사당 이외의 장소에서 열리는 공청회에는 접근할 수 있다. 이번 접근 제한은 앞으로 백악관이나 국무부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CGTN은 2000년 설립됐고, 18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CGTN 아메리카의 미국 내 시청자는 3천만 가구 정도다.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과 같은 ‘비시장경제’(NME) 국가가 세계무역기구 규범을 악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맺는 양자협정이나 지역협정에서 이에 대한 별도의 규율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를 테면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의 후신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합의안에서 멕시코와 캐나다가 중국 등 비시장경제(NME)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USMCA를 종료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CGTN에 대한 의회 출입 제한도 이런 맥락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의 중추를 이루는 중국 국영기업들처럼 중국 국영언론을 대우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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