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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리]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으로 점증하는 한국경제의 불안정성
[천지만리]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으로 점증하는 한국경제의 불안정성
  • 우진훈 동아시아 평화연구원 부원장, 북경외국어대학교 국제상학원 교수
  • 승인 2019.06.03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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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달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해 관세를 25% 올리기로 결정한 이후, 중국 또한 보복 차원에서 6.1부터 6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수입제품에 대해 최대 25%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발동했다. 일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이 실패하면서 미국은 관세 부과 외에 중국의 프랜차이즈 IT 기업인 ‘화웨이’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중국 또한 희토류 수출 제한이라는 대응 카드를 내비치며 응수하고 있다. 미국이 나머지 중국산 제품(약 3000억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 절차 검토에 들어가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국은 추가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6.2 무역전쟁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번째 백서를 발표하고 미국의 일방적 압박으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음을 강조하며 미국에 대해 공정하고 진정성 있는 협상을 촉구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를 직접 겨냥하며 미국이 차례에 걸쳐 임의대로 합의를 뒤집었다고 주장하고 협상에는 절대 양보할 없는 마지노선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싸울 밖에 없음을 경고했다. 중국이 지난해 9 번째 백서 발간 이후 국내외 우호여론 조성과 미국에 대한 설득에 치중해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장난사절(非)’ 이라는 태도를 보이며 미국기업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보복 조치까지 언급했다.

 

이처럼 중국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미국이 양국 합의문에 중국의 주권과 관련된 내용을 명시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즉 국유기업을 개혁(민영화)하고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철폐하라는 것 등이다. 사실 이것은 공산당의 존재기반인 국유기업의 해체를 요구하는 것으로 애당초 협상 자체가 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는 양국 간의 무역구조와 기술적 문제가 아닌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직접 건드리는 것으로 후퇴가 불가능하며 심지어 시진핑 주석도 어찌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 국유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중국정부 입장에서 국유기업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이를 협정문에 명시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를 내정간섭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간을 끌면서 협상할 있는 기타 정치경제 관련 사안과는 달리 기득권 세력(국유기업) 합의와 동의를 얻을 없는 문제인 것이다. 중국의 모든 권력투쟁과 대외마찰 그리고 경제문제와 사회부패의 정점에는 건국 이후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완고한 이익집단과 이들의 이익을 지키는 국유기업이 있다. 미국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대전제로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대외 전략을 활용하나 중국은 우선 당의 존재와 연속성을 대전제로 놓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협상한다. 양국 간에 존재하는 근본적 사고의 미스매치로 인해 합의 결과 도출은 당연히 어렵다.

 

여기에 올해 건국 7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은 표면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시진핑 주석의 일인 지존에도 흠집이 나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 작금의 협상은 더욱 힘들다. 그럼에도 미국이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무역분쟁 범위의 의제를 벗어나 계속해서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고 압박을 가한다면 향후 양국의 갈등이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앞으로도 과거 독일, 일본과는 다르게 계속 성장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중국을 견제해 나갈 것인바 향후 양국 관계는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물론 경제 기초 없이는 이데올로기 존재 기반도 없음을 잘 알고 있는 중국 공산당도 미국과의 충돌로 인해 경제가 타격을 입는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연구에 의하면 미국이 55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모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GDP는 1.00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 중국 무역 최대 적자국인 미국이 적자구조 개선을 구실로 향후 환율, 기술, 안보, 군사 등으로 갈등 범위를 확대하며 중국을 견제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 간의 조정이 어렵고 협상이 복잡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금번 2차 백서 발간과 함께 강경 대응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일본에서 개최되는 G20 회의 때 돌파구가 마련되고 이것조차 안되면 내년 미국 대선 전에는 최종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양국 정상회담은 물론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강온 양면 대응 전략을 구사하겠지만 일간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보복카드인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 국채 매각 그리고 미국기업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은 합의 도출용 압박 카드로는 활용하되 장기 대응에 필요한 실탄이 부족한 중국정부가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에 따라 글로벌 경제와 한국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도 점증하고 있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미중 관세 보복전으로 자칫 글로벌 불안 심리가 투자소비 위축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의하면 5월 한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9.4% 감소했고 반도체는 30.5% 하락했다. 대 중국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로 접어든 가운데 금년 5월에는 전년대비 20.1% 줄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대비 및 시장 예상치를 모두 밑돌아 미중 무역갈등 확대로 인한 중국 제조업 경기의 위축국면 진입을 예견했다. 특히 신규 주문지수와 수주가 모두 하락해 글로벌 수요부족과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에 영향을 받았음을 반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서도 대 중국 FDI(외국인직접투자)는 꾸준하다. 금년 1분기 기준, 대 중국 FDI는 36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했고 이중 제조업 분야는 12.3%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독일, 한국, 네덜란드, 미국이 각각 80.6%, 73.6%, 65.9%, 65.6% 증가했다. 미중 갈등의 조기 봉합을 전제로 외국 기업은 여전히 중국의 시장 성장세를 낙관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 또한 FDI 증가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을 통해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과 전략적 사고를 학습하고 있으며 향후 내수시장 확대와 기술자립을 통해 자체 공급사슬 구조를 조금씩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한국기업은 미중 갈등의 향방을 주시하며 정밀한 리스크 분산 전략을 세워나가야 하며 무엇보다 반도체 뒤를 이를 차세대 수출품목 육성과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또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여 거대한 중국 서비스시장, 특히 5대 신흥 행복산업인 관광, 문화, 체육, 건강, 양로 분야에 대한 진출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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