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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동결하되 인하 쪽으로 무게 중심 옮겼다
연준, 금리 동결하되 인하 쪽으로 무게 중심 옮겼다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6.2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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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하는’ 동결 벗어나 ‘적절한’ 인하 가능성 강하게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 인하에 나설 채비에 들어갔다.

연준은 6월18~19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2.25~2.50% 수준에서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기존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버리고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연준은 성명에서 “(향후 기준금리 조정에서) 인내심을 가질 것(patient)”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에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 강한 노동시장 상황, 목표치 2%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이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경기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밝혔다. 그동안 성명에서 ‘인내’라는 말로 금리 인상이나 인하에 모두 거리를 두던 것에서 벗어나 금리 인하를 뜻하는 ‘적절한 행동’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6월18일 기자회견에서 회의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PBS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6월18일 기자회견에서
회의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PBS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많은 공개시장위원회 참석자들이 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금리 동결을 지지하던 이사들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도표(설문조사를 통해 17명의 위원들의 금리 조정 스케줄을 정리한 분포도)도 금리 동결에서 인하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올해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위원은 1명에 그쳤고, 8명이 동결, 7명은 두 차례 인하, 1명은 한 차례 인하를 내다봤다. 지난 3월 회의에서 11명 동결, 4명 한 차례 인상, 2명 두 차례 인상을 점치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점도표는 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 맞춰 분기별로 공개된다.

연준이 거론한 ‘불확실성 증가’는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충격이다.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글로벌 성장세와 무역에서 지속적인 역류 흐름을 의식하고 있다”며 “지표에서 그런 역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우려는 성명에서 그동안 ‘탄탄한(solid) 확장’으로 평가하던 경제활동을 ‘완만한(moderate) 확장’으로 표현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시기로 시장 참여자들은 7월 말 정례회의를 가장 높게 꼽고 있다. 최근 재개하기로 합의된 미‐중 무역협상 진행 상황, 6월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진행되는 두 나라 정상회담 등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두 나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않는 대로, 이뤄지면 이뤄지는 대로 효과 배가를 위해 7월 말 금리를 내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연준의 결정에 대해 “예상대로 완화적이었다”며 “시장은 연내 금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개시장위원회 의원의 거의 절반이 0.5%포인트 인하 견해를 낸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준의 방향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되 기계적으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회의에서 앞서 6월18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향후 경기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금리 인하와 자산매입을 통한 통화 공급을 거론했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글로벌한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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