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추가 증가 10만개 감안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정부가 다음달 3일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춰 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론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6~2.7%를 2.4~2.5%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애초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 것은 지난달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는 적어도 2.5~2.6% 정돈데 앞으로 더 만회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목표치를 잘못 안 것이 아닌 한 소폭 하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 연장선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준비하면서 목표치 하향조정 방안이 나오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구체적인 조정 숫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지난 6월14일 열린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 점검회의 모습.
사진: 기획재정부
그동안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사실상 경기둔화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에도 반등 가능성에 미련을 두고 이를 인정하지 않아왔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한국은행이 애초 2.7%에서 두 차례에 걸쳐 2.5%로 낮추고, 한국개발연구원이 2.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4%로 하향조정하는 가운데서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4월 “수정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방향 전환 움직임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가격 반응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내려가는 사정도 작용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9개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2.3%로 하향조정됐다. 노무라는 1.8%로 1%대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6월18일 반도체 가격의 바닥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며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 내년은 2.3%로 각각 낮춰 잡았다. 같은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2.5%에서 2.0%로 내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0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달 2.2%로 지난달(2.4%)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고용목표치는 애초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늘려잡는 쪽으로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대통령이 2주년 대담에서 관련 내용을 밝힌 것과 관련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올해 고용증가 전망치를 10만명 안팎에서 ‘정책 효과’ 등을 감안해 20만명 안팎으로 올려잡은 것과도 관련된다.
실제로 정부의 올해 고용목표치 15만명은 지난해보다 고용사정이 더 나쁘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에 가깝다는 분석이 많았다. 지난해 평균 취업자 증가폭 9만7천명에다 지난해보다 올해 노인일자리를 10만개 더 늘렸다는 사정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고용목표치는 20만명대 초반은 돼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19만2400명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난 노인일자리 10만개를 감안하면 지난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