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0-04 17:01 (금)
“이용자 데이터 가치가 얼마인지 정기 공개하라!”
“이용자 데이터 가치가 얼마인지 정기 공개하라!”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6.26 1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 데이터 투명성 관련 법률 발의
데이터 필드(보관장소) 삭제권도 이용자 부여
적용대상, 한달 이용자 1억명 이상 플랫폼 기업

수집된 데이터의 형태와 수집 방법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등 플랫폼 기업들의 이용자 데이터 수집의 투명성을 높이고 데이터에 대한 이용자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중요하고 흥미로운 법안이 미국에서 발의됐다.

민주당 상원의원(버지니아주) 마크 R. 워너와 공화당 상원의원(미주리주) 조쉬 홀리는 지난 6월24일 이른바 ‘계기판’법(안)(DASHBOARD; The Designing Accounting Safeguards to Help Broader Oversight and Regulations on Data ACT)으로 불리는 ‘데이터감시규제확대를 위한 책임있는 보호설계’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법안의 내용은 플랫폼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데이터가 이용되는 방식들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다른 제3자들 △소비자들의 데이터가 플랫폼에 갖는 가치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데이터가 갖는 가치를 평가해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 또한 법안은 수집된 데이터 필드(보관장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이용자에게 주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가 데이터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론을 개발하도록 한 것도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누구와 공유하는지 정기 공개 의무화

법안의 적용 대상은 한 달 1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갖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수집하는 데이터의 형태를 공개하고 이용자(또는 소비자)에게 해당 데이터의 가치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또한 데이터 수집과 관련한 제3자와 계약관계, 수집한 이용자 데이터의 총가치에 관한 연간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두 의원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포함한 디지털 경제에서 데이터가 단일한 가장 중요한 경제적 투입이 빠르게 돼가고 있다”며 “(그럼에도) 플랫폼이 수집하는 데이터에 관한 투명성은 거의 없다. 수집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떻게 수집하는지, 상업적 가치는 얼마인지 이용자들은 모른다. 이로 인해 경쟁과 소비자에 주는 해로움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플랫폼 기업들로부터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과 교환으로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무료’라는 얘기를 소비자들은 줄곧 듣고 있다”며 “데이터 관련 투명성의 부족으로 이것이 과연 공정한 거래인지를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과 교환으로 서비스 무료 제공’이라는 이 거래를 지속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꿔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법안과 함께) 소비자를 위한 편평한 운동장 만들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 공원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 안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 공원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 안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미국에서 페이스북, 구글 등을 포함한 플랫폼 기업들과 디지컬 미디어 기업들은 올해 광고매출은 1060억달러(약 12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광고매출 모두가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단순 가정하면, 이용자 데이터의 가치가 이 정도에 되는 셈이다. 어림 추정을 해도 막대한 가치를 갖는 데이터 확보를 위해 플랫폼 기업들은 비윤리적 경영도 서슴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 회장 마크 저커버그는 2004년 소셜네트워크 시장에 진입하면서 “이용자로부터 사적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쿠키를 이용하지 않으며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2010년 도입된 ‘좋아요’ 단추가 이용자 감시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을 때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이용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10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뒤인 2014년 6월 태도를 확 바꿨다. 웹과 앱 상에서 이용자 행동을 트랙하고,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광고 타기팅 등에 이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감시를 통해 개인정보를 축적하지 않는다고 이용자들을 안심시켜놓고, 충분한 이용자가 생기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색을 바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