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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리] 현대차 그룹, 중국사업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천지만리] 현대차 그룹, 중국사업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 동아시아 평화연구원 부원장, 북경외국어대학교 국제상학원 교수
  • 승인 2019.07.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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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한중 양국 정부가 사드 사태로 인한 보복조치를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재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의 고전은 계속되고 있다. 사드사태 이후 2018년 판매량은 약 79만대로 전년대비 0.7% 미미하게 증가 했으나 금년 들어 소형 SUV를 포함한 다수의 신차 모델이 투입되었음에도 여전히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금년 1분기 판매량은 전년대비 19.4% 하락했고 5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9% 감소했다. 미국에서 4월 기준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8.2%로 2년 내 최고를 찍었고 멕시코에서는 기아차 판매량이 일본 도요타를 제쳤고 유럽은 시장침체 속에서도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현대차 그룹의 금년도 글로벌 판매량 목표인 468만대 달성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2년에 ‘북경현대 자동차 유한공사’를 설립한 후 중국 중산층의 자동차 구매열기를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2003년에는 500만대의 차량을 출하하면서 ‘현대속도’ 라는 신종어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외 업체의 경쟁 과열 속에 현대기아차의 신 모델 출시가 늦어지고 여기에 사드사태를 겪으면서 판매는 급격하게 줄었다. 비록 중국법인 설립 16년째인 2018년에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으나 시장점유율은 2013년 6.8%의 정점에서 3.5%로 줄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우선 현대차 그룹의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른 전략적 판단 미스를 들 수 있다.

초기 판매 급증은 자동차 구매붐이 일면서 ‘북경’ 이라는 브랜드 명칭이 붙은 외국합자 자동차기업과 신 모델에 대한 신뢰와 선호 그리고 현대차의 공격적인 초기 마케팅이 있어 가능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korea discount’ 정서가 존재하는 가운데 ‘북경현대’ 라는 브랜드와 괜찮은 디자인은 중국소비자들에게 심리적 개런티와 만족감을 제공했다. 하지만 한국시장의 패자(覇者)라는 권위의식이 내재된 가운데 게임의 룰을 만드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안이한 제품 라인업과 무리한 설비 투자 확대는 다소 성급했다. 독일 및 일본차에 못 미치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상태에서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 토종업체의 추격을 허용하며 연간 생산량 270만대에 이르는 중국전역의 공장은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져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시장에서 뿌리도 내리기 전에 사드사태와 미중 무역전쟁 이라는 외부요인에 맥없이 흔들리고 있다. 물론 돌발적인 외부요인과 중국시장의 위축도 현대기아차의 판매에 영향을 미쳤지만 몇 가지 구 모델과 특정 인기 제품에 의지한 판매전략과 SUV 차량 출시 지연 등 자체적인 실패 요인도 적지 않아 중국시장에 대한 무지함과 중장기 전략 부재를 드러냈다. 2016년에 판매량 114만대를 기록한 후 사드사태를 겪으며 2018년에 79만대로 떨어졌지만 2010년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은 일본 브랜드 차량이 불매 운동을 겪으며 이듬해 전체 모델의 판매량이 급락한 것과는 달리 현대차에 대한 불매 운동은 제한적이었으며 급전직하의 감소를 겪지는 않은 상태로 2016년 1분기부터 금년도 1분기까지 매년 추세적으로 약 3만대씩 판매량이 감소해 왔다.

즉 사드사태가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 아반테와 투싼 등 인기 모델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 모델 출시는 부족해 현대기아차에 대한 중국소비자의 선택 폭이 줄면서 외면하게 된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매년 180종 이상의 신 모델이 출시되는 격전장에서 신세대를 중심으로 구매 트렌드가 기존의 넘쳐나는 세단형 자동차에서 실용적이고 활동적인 SUV 차량으로 옮겨가는 소비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고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대응도 느렸다. 비록 현대차가 금년에 소형 SUV 차량과 8종에 이르는 신차 라인업으로 중국시장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금년에도 추세적 감소가 이어진다면 이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소비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2017년까지 연속 9년 동안 생산 및 판매량 세계 1위를 유지해 오다가 2018년에는 약 2800만대로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자동차 소비진작을 위한 차량취득세 감면정책이 종료되고 공유자동차 등 교통수단의 다양화로 차량 구입 열기가 주춤해졌고 여기에 내수침체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판매 부진은 금년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중국자동차제조협회’에 의하면 지난달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6.4% 감소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자동차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신에너지 차량을 중심으로 한 기술 및 정책 혁신이 가속되면서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본격적인 구조조정기에 진입하고 있다. 즉 지난 20년 동안의 고성장 이후 조정기에 접어들었고 향후 3-4년 동안 자동차산업의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년에도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전체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독일과 일본 그리고 미국 등 다국적 자동차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유지를 바탕으로 제2라운드 진검 승부를 위해 기술 및 디자인 개발을 강화하고 자사 브랜드의 마케팅 촉진과 딜러에 대한 거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도 중국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인데 특히 세 가지 ‘신(新)’ 대한 중장기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즉 신에너지 자동차 개발 및 시장 선도와 신세대에 대한 집중 공략 그리고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중국의 수도이자 중국 공산당의 사령부인 북경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첫 번째 신 전략으로 현대차 그룹은 지난 신모델 출시에 대한 실기(失機)를 거울삼아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을 가속하고 선도적으로 관련 시장을 이끌 필요가 있다.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해에 ‘스마트 자동차 혁신 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스마트 자동차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정책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관련 기업과 동력배터리 기업의 기술 수준을 함께 제고하여 주행거래 연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개발과 보급은 필연적으로 이미 사전에 예고되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지속발전을 위협하는 석유자원이 부족한 국가임에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의 30% 이상 줄이겠다고 서명했고 시진핑 주석은 재임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없는 파란 하늘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것이 바로 근거라 할 수 있다. 2018년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126만대로 전년대비 62%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 대한 비중이 4.5%에 불과하지만 이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임을 반증하는바 현대차는 큰 시장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8년 세계 전기차 판매 상위 10위 업체 중에서 중국기업은 미국 테슬라(24만대)에 이은 2위 업체인 비야디(22만대)를 포함 5개 기업이 진입했고 현대기아차는 약 9만대로 8위에 랭크 되었다.   

두 번째 신 전략으로 중국의 소비 주력군이자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신세대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 정부의 이념과 사상 교육에 휘둘리지 않고 소비독립을 추구하려는 중국 신세대의 변화는 중일 영토분쟁과 한중 사드분쟁에 따른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영토분쟁으로 자동차를 위시한 거의 모든 일본산 제품이 타격을 받은 반면 사드사태로 인한 영향은 특정 기업을 제외하고 그 영향과 지속성이 크지 않았고 오히려 일부 젊은층이 선호하는 한국산 소비재는 기록적인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사상의 자유를 추구하며 미래 소비권력으로 거듭나고 있는 신세대를 공략하고 그들과 손잡아야 한다. 소비권력에 힘입어 시장을 확대하고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신 전략으로 ‘북경’을 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중국을 이끄는 중심지는 북경으로 모든 정책과 정보는 북경으로부터 나온다. 현대차의 중국 파트너는 북경기차로 현대차는 중국 파트너를 잃지 말아야 하며 앞으로도 ‘북경’ 이라는 브랜드를 계속 쓸 수 있어야만 한다. 만약 중국 파트너와 협력 관계가 종결된다면 중국인들은 은연중에 북경이 현대차를 버렸다고 판단하고 이미 결정한 현대기아차 구매를 제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파트너와 협력 관계가 공고한 가운데 중국정부의 신에너지 자동차 정책에 부합하는 기술개발과 제품출시 그리고 이를 통해 환경개선을 위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한다면 북경 파트너는 물론 중국 공산당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 기아자동차 본사 사옥. 사진=위키백과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 기아자동차 본사 사옥. 사진=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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