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7-23 21:53 (화)
중러, 거래의 달러 비중 줄이고 자국 통화 비중 높이기로 합의
중러, 거래의 달러 비중 줄이고 자국 통화 비중 높이기로 합의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6.25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러, 경제협력뿐 아니라 군사협력도 강화하고 있어
달러 패권 탈피 측면에선, 중국보다 미국과 거래 규모가 작은 러시아가 훨씬 유리해
러시아의 국영 은행 VTB가 루블‐위안화 표시 거래시장 형성에 중추적 역할 맡기로

<커버스토리② - 달러 vs 탈달러- 탈(脫)달러로 확대되는 러시아와 중국의 경제협력>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말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러시아와 중국은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분야에서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진행하고 있다. 두 나라의 관계 역사상 지금이 최선의 상태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맹이 최고 단계라고 할 때 그 이전 단계까지 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두 나라는 경제와 군사협력 분야는 달러 패권 탈피라는 측면에서 서로를 강화시키고 있다. 달러 패권이 미국 경제의 비중 하락과는 별개로 달러에 대한 근본 수요를 형성하는 ‘페트로 달러’라는 측면과 군사적 능력의 결합에서 비롯한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상징적이기까지 하다.

중국은 러시아가 지난 9월11~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연 제4회 연례 극동경제포럼에 대규모로 참가했다. 포럼을 통해 만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생산과 투자에 관한 일련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2018~2024년 6년 동안 두 나라의 경제투자협력 발전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그 중의 하나가 두 나라의 거래에서 차지하는 달러 비중을 줄이고 자국 통화들의 비중을 높이기로 합의한 것이다. 달러가 70%, 루블화가 22%, 위안화가 8%인 상황을 바꿔나가는 데 합의한 것이다. 러시아의 국영 은행 VTB가 루블‐위안화 표시 거래시장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기로 했다. 두 나라의 올해 교역 규모는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1천억달러(약 11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포럼과 거의 동시에 러시아 극동군의 군사훈련이 벌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30만명이 참여한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이라고 밝혔다. 이 훈련에 항공기와 헬기 30대를 포함해 중국인민해방군 3500명이 처음으로 참여했다. 크레믈린 대변인은 ‘동맹’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중국군의 훈련참가를 두고 “지구상의 모든 지역으로 두 동맹의 상호작용이 확장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2년부터 두 나라는 해군 합동군사훈련을 벌여왔는데, 지난 7월에는 발틱해에서 진행된 합동군사훈련에 중국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이 역시 이웃하지 않는 지정학적 긴장지역에 중국이 관여할 의지를 보여준 것에 해당한다.

주요국 금 준비자산 추이(단위: 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터키

인도

멕시코

한국

2018 2분기

8133.5

1944.0

1842.6

765.2

568.0

566.1

120.2

104.4

2017 4분기

1838.8

564.8

558.1

2017 2분기

1715.8

456.1

557.8

120.1

2016 4분기

1615.2

377.1

120.5

2016 2분기

1498.7

1823.3

474.4

121.1

2015 4분기

1414.5

1762.3

515.2

121.4

2015 2분기

1275.0

1658.4

499.9

557.7

122.2

2014 4분기

1208.2

1054.1

529.1

122.7

2014 2분기

1094.7

512.9

123.3

2013 4분기

1035.2

519.7

123.1

2013 2분기

981.6

408.9

124.2

2012 2분기

918.0

242.2

123.3

54.4

2011 2분기

836.7

116.1

105.9

14.4

2010 2분기

709.8

7.9

2009 2분기

550.1

357.7

8.2

2008 2분기

463.0

600.0

2.5

14.3

2007 2분기

406.9

3.3

13.0

*자료: Gold Council

러시아와 군사협력은 미국에 대항할 러시아제 최신무기의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가격이 사드의 절반 수준인 러시아제 대공 요격방어 미사일 체제인 S‐400과 최신예 전투기 SU‐35를 구입하는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바다와 하늘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고 미국과 경쟁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지난 9월 미국은 이들 무기의 수입에 책임이 있는 중국 정부의 장비개발국과 그 부서의 책임자는 물론, 러시아정부 관계자 33명에 대해 즉각 제재 조치를 부과했다. 이런 제재로 인해 루블화와 위안화로 무기 계약을 결제하는 것은 한층 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외무부와 연방군사기술협력청은 무기수출계약에서 달러를 제외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고, 러시아 금융부는 달러화에서 루블화로 결제 단위를 바꾸는 자국의 비상품 수출업자들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를 운영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이런 제재는 인도와 터키 등 러시아제 방공 요격미사일 체제인 S-400 구입에 관심을 보이는 나라들에 대한 경고의 성격이 강하게 띠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회원국인 터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미국은 나토의 방위 시스템과 러시아제 S-400이 양립할 수 없다는 이유로 터키 정부에 압박을 가하면서 설득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중국과 갈등관계인 인도에 대해서는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의 거점으로 인도를 대우하며 설득 중이다.

달러 패권 탈피 측면에선, 미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두고 있는 중국보다 오히려 미국과 거래 규모가 극히 작은 러시아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기까지 하다. 중국 위안화는 끊임없이 평가절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위안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중앙은행과 국영은행들은 환율 방어에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투입해 왔다. 올해 들어서만 개입 규모는 1천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을 포함해 올해 들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 압력에 시달리며 미국 재무부 채권을 줄여온 인도와 터키 등 거대 신흥시장과 달리, 러시아는 지속적인 경상흑자를 기록하며 전반적인 외환보유고를 4600억 달러 이상으로 늘려왔다. 그 중 700억 달러 이상을 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의 14% 수준으로 매우 양호하다. 해외투자자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현재 루블화 표시 채권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참여율은 26%인데, 이 수준을 높여갈 여지가 충분하다. 유럽의 증권 예탁․청산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에 가해지는 러시아 채권을 정산하지 말라는 미국의 압력도 이겨나가고 있다. 최근 유로채권시장에서 러시아 채권을 발행하며 달러화 이외에 유로화와 파운드, 스위스 프랑 등 다른 통화로 결제하는 수단을 제공했다.

러시아 정부는 약 870억 달러에 이르는 달러 표시 국내 저축자산을 루블화나 다른 통화로 돌리기 위한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러시아의 금 준비자산을 2천톤에 육박하게 쌓아가는 것도 결국 달러가 아닌 금이 뒷받침하는 에너지 거래시장을 육성하는 것과 함께, 달러 표시 국내 저축을 루블화나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바꿔나가려는 구상이 깔려 있다.

2017년 7월 모스크바 방문에서 성안드레아사도 훈장을 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www.news.cn
2017년 7월 모스크바 방문에서 성안드레아사도 훈장을 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www.news.c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