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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리] 극중(克中), 극일(克日)의 묘수는 무엇인가?
[천지만리] 극중(克中), 극일(克日)의 묘수는 무엇인가?
  • 전병서 경희대 China MBA 객원교수
  • 승인 2019.07.1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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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흥망, 100년을 내다 봐야한다

강대국의 흥망은 국가권력과 시장경제의 활용이다. 유럽의 작은 나라가 강국 된 것은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경쟁을 통해 강한 기업, 강한 나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모가 작으면 오래가기 어렵다. 국가의 역량이 펼쳐 놓은 규모를 따라가지 못해 스스로 분열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이 그랬다

적절한 군사력을 유지하면서 신기술과 경제성장에 치중한 나라가 항상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한다. 1500년대, 1800년대 세계 최강이었던 중국의 명청이 쇠퇴한 것은 개방과 포용이 아닌 폐쇄와 배타적 태도였다. 중앙집권 권력의 강력함이 결국 우물안 개구리를 만들었고, 기술혁신이 만들어 낸 현대화의 강한 힘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와 결합한 부국강병이 강대국을 만들었고 패권국을 만들었다. 지금 세계를 보면 G20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세계는 0을 하나 뗀 G2가 세계를 움직인다. 그런데 이들의 관계가 묘하다. 예전 같지 않은 미국은 자유시장경제, 자유무역이 아닌 보호무역으로 돌아섰고, 미국우선주의 일방통행으로 내 닫고 있다. 아이러니지만 사회주의 통제국가 중국은 대외개방, 자유무역을 떠들고 있고 인류운명공동체를 읇조리고 있다.

거대한 변화다. 100년 패권 미국이 변하고 있고, 1800년대 세계 최강이었던 중국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태평양을 거슬러 올라 인도양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이무기가 아닌 용으로 부상하려 하고 있다.

황하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용은 등용문을 거치면 승천하는 것이고 벼락에 맞아 추락하면 이무기다. 지금 중국은 등용문 앞에서 벼락을 기다리고 있다. 치고 올라가든지 추락하든지 둘 중 하나다. 14억 중국을 책임 진 지도자들의 결의가 의연하다. 중국 지도자의 결의는 못 먹어도 GO고, 먹어도 GO다. 2050년 세계1위 국가로 부상하겠다는 시진핑의 “중국의 꿈”이 일장 춘몽으로 끝날지, “꿈은 이루어 진다”는 신화가 만들어 질지는 향후 30년이면 결판난다.

한국의 리더들, 너무 미중관계를 정치적, 이념적으로 바라보고 접근하거나 근시안적 관점으로 원칙없이 덤비면 국제적으로 이리저리 왕따, 국민들에게 피로감과 피해만 준다. 1만미터의 높이에서 100년을 내다 보면서 외교를 해야지 정치지도자의 정치적 입지나 당리당략으로 하면 판판이 깨지게 되어 있다.

한국의 미중관계에서도 도광양회(韬光养晦)가 필요하다

중국은 경제에서 사회주의가 아닌 자본주의로 경제체제마저 바꾸면서 40년을 버텨 유럽 강대국과 일본을 제치고 넘버2로 올라설 때까지 도광양회 전략으로 일관되게 갔다. 한국, 힘도 실력도 없으면서 미국에 붙네 중국에 붙네 해 봤다 돌아오는 것은 주먹밖에 없고 남는 것은 코피 뿐이다.

일본이 미중의 전쟁 중에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면서 실리를 챙기는 것은 G3라는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G11에 불과한 한국의 실력으로 편가르기에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 실리는 없고 차비만 크게 낸다.

경제력, 외교력, 국방력 약한 소국이 외교에서 힘이 생기는 방법은 국민의 일치단결이다. 대국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국민의 일치단결이 외교에서 강한 힘이 된다.

국회에서 박 터지게 싸우고 막장 토론해 죽이든 밥이든 결론 나면 딴소리 말고 그냥 가면 된다. 한국이 정치적으로 미국을 버리기 어렵고, 경제적으로 중국을 버리기 어렵지만 미국도 지경학적으로 한국을 버리기 어렵고, 중국도 한국을 버리기 어렵다.

미국을 선택하든 중국을 선택하든 한번 국운을 걸고 선택하면 서로 정파나 이해관계는 모조리 접고 이해득실 따지지 말고 한방향으로 일치단결해야 힘이 생긴다. 사분오열, 우리 끼리 지지고 볶고 하면 주변 강대국은 이를 이용하고 즐길 뿐이다.

모든 외교전에서 무손실 전승은 없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손실과 이득의 경중을 따져 이득이 크면 실행하는 것이고 손실이 크면 포기하는 것이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다 만족 시키려고 이리저리 눈치보면 양쪽에서 다 터진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지만 정책이 큰 것의 이득을 일정부분 회수해 작은 것의 희생을 보상해 주고 그것으로 부족하면 국가가 더 지원해야 한다. 이런 것을 국민에 설득해 끌어내는 것이 정치고 리더다. 자기표심에만 아부해 국익과 미래는 나 몰라라 하고 몸만 사리는 정치인과 지도자는 결국 버림받고 국가와 국민을 비참하게 만든다.

미중전쟁, 싸움 걸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어려운 전쟁

미중의 전쟁은 그간의 상황을 보면 일방이 완승으로 이기기도 어렵고 지기도 어려운 쉽게 끝날 수 없는 전쟁이다. 그래서 길고 오래간다. 패권가진 미국은 지면 100년의 패권을 내려 놓아야 하고,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은 지면 1894년 영국과 아편전쟁, 1931년 일본과의 전쟁에서 패망에 이은 세번째 굴욕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거대한 구호를 내건 종신 주석 시진핑의 중국은 이번 미중 전쟁에서 패하면 최선의 시나리오는 일본처럼 미국에 아양 떠는 영원한 2등으로 전락하는 것이고 아니면 소련처럼 갈기갈기 찢어져 이름만 남는 G2 전설의 대국으로 남는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중국의 ‘제조업의 덫’에 걸렸고, 중국은 미국의 ‘달러의 덫’에 걸렸다. 미국은 중국의 제조업없이 견디기 힘들고, 중국은 미국의 달러없이 견딜 수 없다. 그래서 이 싸움은 길고 오래가는 전쟁이다. 미국이 소련과 18년, 일본과 10년 전쟁 벌였다. 1985년 당시 일본보다 몸집이 10배나 커진 중국과의 전쟁은 얼마나 걸릴까?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스탠스는 무엇이어야 할까? 역사의 답을 흘려 보내면 안된다. 공부를 안 해서든지, 지식이 원래 모자라서 그렇든지 간에 역사의 교훈을 무시하고 거꾸로 하는 리더와 집단은 결국 역사의 저주를 받는다.

요즘 얘기하는 BIG DATA가 바로 역사이고 거기서 뽑은 IP가 역사의 교훈이다. 이를 실행하고 말고는 AI를 심은 로보트의 주인이 하는 것이다. 주인이 현명하지 못해 좋은 IP를 못 심고 허접한 IP로 AI를 만들면 로보트는 3류가 된다.

한국의 선택은 명확하다. 한국의 선택은 ‘원교근공(遠交近攻) 국익우선(國益優先)’이다. 미중이 싸울 때 한국의 대중전략, 대미전략은 중국의 실력에 맞추어 가야 한다. 부상하는 자를 무시하다 보면 결국 당하고, 너무 서둘러 강한자를 버리면 강한자에게 터진다.

중국 GDP가 미국 GDP의 60~90%가 될 때까지는 ‘한미 동맹우선, 이웃 중국은 2순위 배려’전략으로 가야 한다. 미국이 2%, 중국이 4~5%성장한다고 보면 이는 시기적으로 보면 2030~2035년까지는 ‘미국우선 중국 배려’의 수순으로 가야 한다. 그 다음은 ‘국익우선 전략’이다.

한국 2110년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꿔야 산다

한국, 미중의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를 면하는 길은 미국이 ‘위대한 미국 건설’, 중국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큰 꿈을 펼치는 것처럼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꿔야만 가능한 일이다. 무슨 가당치도 않은 ‘팍스 코리아나’냐고 할지 모르지만 꿈을 크게 가져야 산다. 젊은이가 패배의식에 젖고 기성세대가 서로 패 갈라 싸움질이나 하고, 기업은 모두 해외로 나가면 희망이 없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려면 2035년까지 G11이 아닌 G3를 꿈꾸고 이를 이루면 가능해진다. 지금 일본의 자리를 꿰차면 미국도 함부로 하기 어렵고 중국도 건드리기 어렵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15년, 2050년 G2를 꿈꾸고 다시 30년~60년후인 2080년~2110년 G1을 꿈꿔야 한국이 산다. 호랑이를 그리려고 해야 늑대라도 그리지 고양이 그리려는 작은 목표면 아무것도 못 이룬다.

그리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단기 최선의 정책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최고의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2110년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꾸고 이를 위한 단계적 목표를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 정치가 우선이 아니라 경제가 최우선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가 세계평균성장률을 못 따라간 성장을 한 것이 2003년 이후 16년째다. 정치가 무슨 소리해도 민초들의 밥그릇을 얼마나 챙겼고 얼마나 국제적으로 강해졌냐가 정치의 성과이고 업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넘치는 청년실업, 한중러일의 외교무대에서 개털 취급 받는 입지로 보면 정치 실패다.

국제관계에서는 힘이 모든 것이다, 힘은 돈, 기술, 경제력이다. 힘이 있어야 당당하고 당당해야 무시당하지 않는다. G20오사카정상회담에서 맨 앞줄 가운데 빈살만이 섰다. 오일달러 들고 뿌리니 돈의 힘에 자리도 빛났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1위 경제력 2위의 힘이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을 만들었다. 한국은 한일정상회담도 일본측의 거부로 못했다. 그러나 핵무기 가진 북한, 트럼프와 휴전선에서 깜짝 정상회담을 했다.

일제치하 강제 노동의 보상에 불만가진 일본기업을 대신해 일본정부가 한국의 IT산업의 핵심소재인 OLED에 필요한 풀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산업에 소제인 감광제와 에칭가스 공급을 제한했다. 기술을 무기로 한국을 길들이려는 수작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평균을 밑돌고 세계외교에서도 이런 식이면 사람도, 돈도, 기업도 한국을 버린다. 유럽이 경제위기에 빠지자 자존심 센 프랑스의 청년들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기 시작했다. 그나마 경기 좋은 독일에 취직하기 위해서다.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본에 취직하려고 일본어를 배운다. 세계의 투자가들이 몰려들던 한국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외국계자산운용사들이 앞다투어 철수한다. 한국의 은행, 증권사에 가면 해외펀드, 해외주식을 권한다. 한국의 창원, 구미, 안산의 제조공단에는 중국과 베트남으로 떠나는 기업만 있지 새로 들어오는 기업이 없다.

한반도문제 해결도 결국 “돈”이다

“바보야 한국은 경제야”다. 미중의 전쟁터에서 한국이 당당할 수 있으려면 경제력이 G3가 되면 답이 나오고 일본과의 역사문제도 우리가 G3면 일본이 뭐라고 떠들던 싹 무시하면 된다. 남북통일, 금융의 시각으로 보면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 북한과의 관계도 당장 통일되면 독일의 사례를 떠올리는 외국인이 많으면 한국증시는 폭락하고 외환위기를 걱정해야 한다.

통일한국, 한민족의 염원이지만 금융시장을 활짝 열어 둔 죄로 외국인의 눈치보기를 하지 않으면 통일은 할지 몰라도 금융에서 외국인자금이 일시에 대거 빠져 나가면 모라토리엄의 불상사가 생길 위험이 있다. 남북통일이 장기적으로는 호재지만 당장 북한의 경제지원에 대한 부담으로 한국경제가 휘청거릴 위험이 있으면 한국증시 1/3이상을 장악한 외국인들은 일단 돈 빼고 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통일, 북핵문제,그리고 북한의 몽니 이 모든 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돈’문제다. 남북통일의 경우 남북의 경제격차해소는 잘사는 남쪽형님의 원조 없이는 불가능하고, 북핵문제도 미중이 젓가락 놓고 상 차릴 수는 있지만 북핵폐기의 대가로 날아올 영수증은 결국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

이미 경제지원하고 있다고 핑계 댈 중국, 절대 돈 낼 생각 없는 장사꾼 트럼프, 여우처럼 교활하게 눈치보는 일본, 아무리 봐도 한반도의 통일상차림에 밥값 낼 주변국은 보이지 않는다. 서로가 숟가락 들고 퍼갈 생각만 하지 영수증은 ‘나 몰라’라다.

이 모든 것 해결할 유일한 수단은 한국이 G3정도가 되면 모든 게 해결된다. 북한에 크게 퍼 줘도 경제에 큰 주름 안 갈 경제규모가 되면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 30~60년 연금저축 하듯이 저축하고 이를 정권 입맛대로 퍼 쓰지 말고 북한에 보여만 주는 것이다. 그래야 한국말 듣지, 줄 돈도 없으면서 지원한다고 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너나 잘하세요’라는 핀잔과 코웃음일 뿐이다. ‘돈’이 있어야 당당하고 당당해야 대접 받는다.

대중전략 : 중국 ‘대소비(大消費), 대금융(大金融)’시대에 올라타야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중국이 현재 소득수준인 구매력기준 인당소득 7000달러에서 1만 달러대를 넘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소득수준에 맞는 사회인프라다. 그 인프라는 산업구조, 분배, 시장경제제도가 모두 포함된다.

개인기, 소위 인치(人治)로 통치하면 3등이고 시스템, 법치(法治)로 하면 2등이고 문화, 문치(文治)로 하면 1등이다. 중국경제의 설계사로 칭송 받는 등소평의 유지를 이은 중국의 3,4세대 지도자는 모두 이과 출신이고 시진핑 2기 시대의 5세대 지도자들은 문과출신이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외환보유고, 최고의 성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전세계 핫머니가 호시탐탐 노리는 시장이다. 중국의 최대 리스크는 분배도, 성장둔화도, 소수민족의 봉기도 아니다. 번 것의 50%를 저축한 중국내부의 돈과 이를 노리는 이보다 10배~100배는 더 큰 핫머니가 들어오면 중국은 '돈의 열기'로 터진다.

중국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도 금융시장 개방을 계속 미루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무기로 하는 전쟁에서는 휴전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이 있지만, 돈으로 하는 금융전쟁은 한번 터지면 엔터 키 하나로 끝나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치(文治) 20년의 새로운 시작이다. 날아오르는 용의 등에 올라타면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하늘구경을 할 수 있다. G2에서 G1의 등용문에 선 중국의 옆에 있는 한국이 이 기회를 잡아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왕세자의 책봉까지도 눈치를 보았던 중국의 조공국가로 떨어질 수도 있다. 미국과 한판 승부를 앞둔 시진핑 2기 시대, 당장 눈앞의 미래 5년이 중요하다. 한국은 중국의 갈 방향을 미리 보고 그물을 쳐야 한다.

향후 5년 중국은 7대 신 성장산업과 내수소비확대에 모든 걸 걸었다. 중국의 기관에서 나오는 2012년 전략보고서에는 '7대 신 성장산업'이, 2015년 “중국제조2025”에서도 이름만 바꾸었지 같은 신성장산업이 핵심 키워드다. 중국은 2019년에 6대 신성장산업 기업들만 상장하는 커촹반(科创板)시장까지 개설했다.

우리는 한국이 잘하는 빙과류와 라면, 패션, 화장품을 중국의 소비라고 열심히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전세계 명품의 33%, 세계 9대 명차의 27%를 소비하고 전세계 면세점 매출의 51%를 산다

시진핑 2기 정부의 미중전쟁 이후의 정책변화, 중국의 소비패턴의 변화,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금융의 변화를 미리 예상하고 대응하면 대박이다. 중국 미국과의 전쟁으로 금융시장 개방은 불가피하다. 중국에 잘나가는 기업에 돈을 묻을 필요가 있다.

워런버핏이 코카콜라 사서 대박 낸 것처럼, 외국인이 삼성전자 사서 대박 낸 것처럼 중국의 코카콜라(소비), 삼성전자(기술주)를 고르는 눈이 있으면 한국제조업이 중국에서 후퇴는 걱정 안해도 된다

중국에서 살아본 적도, 공부해 본적도 없는 중국전문가들의 중국위기론, 중국 붕괴론이 한국에서는 넘쳐난다. 진정한 중국의 위기 신호는 포춘 500대 기업의 중국 엑소더스가 벌어지면 중국의 진짜 위기다. 싸구려 인건비에 목숨 건 저부가 제품 공장이 중국의 소득향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못 견디어 베트남으로, 동남아로 이전하는 것을 중국경제위기론으로 몰고 가는 것은 엉터리다.

전세계에서 대중국수출의 GDP비중이 가장 큰 나라가 한국이다. 중국에 위기 오고 위험해 진다면 그 영향은 한국이 가장 심각하고 위험 해진다. 그러나 중국이 위기가 오면 주가가 가장 먼저 폭락하고, 포춘 500대기업이 보따리 싼다. 그런 시그널 없으면 우리끼리 중국 망하네 안 망하네 떠드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서 중국의 정치, 중국인의 소비문화, 중국의 금융전략의 변화를 연구하고 한국의 대중국 전략의 큰 틀 수정하고 그 안에서 액션플랜을 빨리 짜야 한다.

대일전략 : 근육형 산업이 아닌 세포형 산업에 목숨 걸어야

한국이 지금 중국과 일본에 대해 겪는 수모와 공포는 일본의 1/3, 중국의 1/10에 불과한 경제규모 탓이다. 사마천의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 이런 말이 나온다. 대개 서민들은 상대방의 부(富)가 자기 것의 10배가 되면 그에게 욕을 하지만 100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고 1000배가 되면 그의 밑에서 일을 하게 되고 10000배가 되면 그의 노예가 되는데 이것은 만물의 이치다.(凡編戶之民, 富相什則卑下之, 伯則畏憚之, 千則役, 萬則僕, 物之理也)

동북아 삼국 한,중,일의 경제규모를 보면, 30년전인 1988년 중국의 7.5배였던 일본이 2018년에 중국의 37%로 전락했고, 그런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일본의 33%선에 불과하다. 한중간의 경제규모도 1992년 한중수교 당시 71%였던 한국의 중국대비 경제규모가 2018년에는 12%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이 지금 중국을 낮게 보고 힐난도 하지만 중국의 경제규모가 더 커지면 두려움이 싹튼다. 일본과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중국과 일본에 대해 당당하려면 중국과 일본의 10배, 100배의 경제규모를 가지면 끝난다. 그렇지 않으면 항상 이리 치이고 저리 터지는 신세 못 면한다.

일본이 공격했다고 실력도 없으면서 덤비다 간 또 터진다. 이리저리 부산 떨고 왁자지껄 떠들면서 하는 전쟁준비는 상대가 이미 안다. 그리고 준비 안된 전쟁은 함부로 하면 안된다. 그리고 장수가 싸움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내걸고 적을 죽이지 못하면 내 목숨이 없어진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 그런 결기와 상대를 쓰러뜨릴 필살기가 없으면 싸움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맞다.

우리가 칼날을 쥔 것인지, 칼자루를 쥔 것인지를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피 흘리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을 침략하고, 지배해본 경험이 있는 일본이다. 일본의 집요함과 끈질김을 낮게 보면 안된다.

한국이 지금 일본에 당하는 것은 근육형산업에서 세포형산업으로 산업의 업그레이드를 못한 탓이다. 철강, 조선, 기계, 가전, 반도체 등 일본의 주요산업이 산업의 국제적 이전과정을 통해 미국에서 일본으로 왔고 다시 한국으로 이전했고 중국으로 날아가고 있다. 일본은 인건비 많이 들어가는 조립형 하드웨어형 근육산업은 모두 이전했지만 핵심소재, 부품, 장비산업은 철저히 유지하고 세계 최정상의 수준으로 올렸다.

한국은 컨베이어 밸트산업에 목숨 걸어 조립가공에서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했지만 핵심소재, 부품, 장비산업에서 일본의존도를 떨쳐 버리지 못했다. 이는 한국의 세계적인 하드웨어공급자로 부상한 대기업의 핵심소재, 부품, 장비산업에 대한 정책오류가 있었다.

하청기업이 대기업을 위협할 가능성 때문에 부품 하청회사들을 조무래기로 유지시켰고 동물원으로 만들어 사육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다. 세트업체는 세계 1.2위를 다투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지만 핵심소재, 부품, 장비산업은 동네 구멍가게 수준으로 전락한 것이 지금 일본의 보복사태를 부른 것이다.

이젠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핵심소재, 부품, 장비산업을 대기업의 동물원에서 방목하고 크게 키워야 한국이 일본에 대해 당당해 진다. 설사 방목한 하청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 대기업 입장에서는 살모사가 될 수도 있지만 국가차원에서는 연어처럼 성공해 돌아오는 회귀어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막강한 힘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일어서려면 강력한 정부의 지원과 정책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본에게 터졌다고 몇 조원을 투자해서 국산화 하네 하는 식상한 구호성 정책 재탕하지 말고, 진짜 일본을 이겨야 할 핵심기술 10개를 선정해 당장 대기업과 정부 학교 기업이 산학협력해서 1년안에 극일하는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답이다.

그런 스피드면 한국을 혼낼 1000개 품목이 있다는 일본도 한국의 국산화 속도에 겁먹고, 최대 수요자인 한국시장을 잃어 버릴 위험에 꼬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 실력으로 보여 줘야지 칼날 쥔 놈이 칼자루 쥔 놈에게 큰소리 쳐봐야 손바닥에 피만 고인다.

그리고 강하면 단독공격, 약하면 합종연횡이다. 일본의 횡포에 한국의 반도체, LCD를 사다 쓰는 미국과 중국을 설득하고 합종연횡해야 한다. 우리만 일본에 대항하는 것보다 일본보다 더 센 G1,G2를 끌어들여야 일이 쉽다.

외교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그간 길러왔다는 수많은 미국통, 중국통들을 동원해 대일압박을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주력산업이 위협받는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협조를 못 이끌어내는 외교라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책브리핑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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