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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리] 미래가 두려운 일본, 한국은 미래를 준비해야
[천지만리] 미래가 두려운 일본, 한국은 미래를 준비해야
  •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이사장, 중국 차하얼학회(察哈尔学会) 고급연구위원
  • 승인 2019.07.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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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폐막된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참여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강조하는 ‘오사카 선언’을 채택했다. 의장국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폐막식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자유롭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무역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오사카 선언’의 의미를 강조했다.

비록 미국의 반대로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문구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연속해서 빠졌지만, 2008년 G20 정상회의 설립이래 ‘자유무역 원칙’은 계속해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원칙으로 유지되고 있다.

‘표리부동(表裏不同)’과 ‘자기모순’에 빠진 일본의 ‘저급한 정치’

G20 정상회의 폐막식에서‘자유무역 원칙’을 강조하며 오랜만에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했던 일본은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7월 1일 한국에 대해 ‘자유무역 원칙’에 위배되는 ‘치졸한’ 무역제재 조치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일본정부는 7월 4일부터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레지스트, 불화폴리아미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등의 한국에 대한 수출이나 기술 이전에 대해 ‘개별 허가제’로 전환했다.

일본의 이러한 조치로 인해 필요한 양을 언제든 수입할 수 있었던 한국은 계약 건당 최대 90일이 걸리는 허가와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해당 물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사실상 ‘경제보복’인 ‘수출 금지’에 가깝다. 일본의 이번 조치로 7월 4일 이후 1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 해당 품목의 한국 수출에 대한 허가는 한 건도 없었다.

두 가지 사례로 일본정부의 정책이 왜 ‘표리부동(表裏不同)’이고 ‘자기모순’인지를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일본 변호사들의 공동성명과 일본 NGO 단체의 ‘자아반성’이 담긴 발표 및 유엔 안보리 소속의 ‘위원회’ 연례 보고서 발표로 증명된다.

첫째, 지난해 10월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정부는 이때부터 100여 개의 대항 조치를 준비했고, 이번 G20 정상회의가 끝나자 마자 이를 ‘경제보복’으로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한국 대법원 판례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에 대해, 일본 변호사들은 이미 작년에 공동성명을 내고 일본정부를 비판했다.

작년 11월 5일 일본의 가와카미 시로(川上詩朗) 변호사와 야마모토 세이타(山本晴太) 변호사 등은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참의원회관 회의실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변호사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변호사 89명과 학자 6명 등 총 95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일제 강제징용의 개인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동의하며, 일본 정부가 문제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늘 느끼지만, 일본 사회의 ‘지성(知性)’은 그나마 살아있다.

둘째, 일본은 징용 판결 불만으로는 부족했던지, 한국으로 수출된 품목 일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이용되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하지만 일본 NGO 단체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는 일본이 불화수소 등을 북한에 밀수출하다가 적발되었고 핵개발과 생화학무기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가 포함되었다는 내용을 이미 2016년에 공개했다.

또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 국적의 전문가 각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연례 보고서’에도 대북 제재 대상으로 군사용 전용 가능한 품목 및 사치품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되었다고 최근에도 발표했다. 일본인이 직접 참여한 유엔 안보리 소속 위원회의 이 보고서에 대해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일본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7월 12일 청와대는 대북제재 위반에 대해 한국과 일본 모두 공정하게 유엔 안보리 관련 부문의 조사를 받자고 일본에 제안했지만, 일본은 이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도쿄 한일 과장급 실무회의에서 일본 정부는 한 발 물러서서, “부적절한 사안이란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한일간의 사안”이라는 엉뚱한 소리를 늘어 놓았다.

표리부동과 자기모순에 빠진 일본의 문제는 과거사를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된다. 그리고 국내정치를 위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는 ‘졸렬한’ 정치에 있다. 21일로 예정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 운동에서 ‘연금문제’나 ‘아베노믹스 통계조작’과 같은 ‘반 아베’와 관련된 이슈들은 모두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이슈로 가려졌다는 보도이다. 일본이 아시아는커녕 동아시아에서도 리더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일본 극우파 정권만 모르고 있다. 누워서 뱉은 침이 갈 곳은 뻔하다.

과거를 부정하고 미래가 두려운 일본, G7 지위의 위기감

필자가 보기에, 일본 극우파 아베 정권의 자기모순과 표리부동의 정책 결정에는 세 가지 측면에서 미래에 대한 일본의 두려움과 초조함을 읽을 수 있다.

첫째, 한국의 경제성장이 일본을 조만간 추월할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한국(108달러)과 일본(933달러)은 8.6배가 차이 났지만, 2018년 한국(1조 6194억 달러, 12위)과 일본(4조 9709억 달러, 3위)은 3.01배로 축소되었다. 2018년 구매력평가기준(PPP) 1인당 GDP의 경우, 한국은 4만 1415달러(32위)로 일본의 4만 4549달러(31위)와 3134달러(93%) 차이로 좁혀졌다.

2018년 1인당 GDP의 경우에도, 한국(3만 3434달러)은 일본(3만 9306달러)에 5872달러(85%) 차이로 근접했다. 인구 면에서 일본(1억 2685만 명)은 한국(5171만 명)의 2.45배이지만 경제력의 차이는 거의 근접했고, 1인당 GDP는 물론이고 전체 GDP의 추월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둘째, ‘북미대화’를 통해 북한의 경제 개방이 이루어지고, 이로 인하여 ‘남북 경제 협력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이 개방되면 남북한 인구는 약 8천만에 이르고, 한반도의 경제규모 확대에 따라 일본과의 경제력이 역전되는 것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1억 2685만의 일본 인구는 지난 10년간의 인구 감소 추세가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2060년에는 약 8천만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반면 한반도의 인구는 한국의 인구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 성장이 인구 증가로 이어져 2060년에는 약 8~9천만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반도의 인구와 일본의 인구가 비슷하거나 역전될 경우, 도약하는 한반도의 경제성장과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경제 하락의 비교 결과는 일본에게 두려움이 아닐 수 없다.

셋째, 북한의 개방으로 ‘동북아 경제협력 시대’가 시작되는 것도 두렵기 때문이다. ‘남·북·중’은 공동 협력으로 한반도 전체와 중국의 북부 6개 지역(동북3성, 내몽고자치구, 산동성, 하북성) 및 몽골과 러시아 극동지역을 포함하는 ‘동북아 경제협력 지구’를 설립 및 주도할 것이다. 이 경우 남북 경협의 한반도 종합 경제력은 단 시일 내에 G5의 수준에 이를 것이고, 중국 역시 G1의 목표를 앞당길 수 있다. 이는 일본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결국 피동적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일본은 동아시아의 패권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퇴장해야 한다. 일본의 경제적 G7 지위는 한국, 남북 경협의 한반도, 인도, 러시아 등의 도전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래를 두려워한다.

한국은 주변국과 미래를 준비해야: ‘남·북·미·중 경제협력체’ 공동 추진 필요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에게 두 발의 원자폭탄을 맞고 패망한 일본의 경제가 급속하게 재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한국전쟁’이었다. 일제 36년의 수탈에 이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남과 북은 분단 74년의 아픈 역사를 아직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계속해서 과거사를 부정한다면 일본은 멀지 않은 시점에서 후회할 수 밖에 없는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지금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갖추었다. 2019년 현재 한국은 조선,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일본을 앞서거나 경쟁하고 있다. 한국이 아직 따라잡지 못한 것은 일본의 소재, 정밀부품, 장비 등의 일부 분야에 불과하다.

이번 일본의 반도체 주요 소재에 대한 경제보복은 한국에게는 새로운 기회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은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을 계기로 그 동안 미진했던 ‘소재’와 ‘장비’ 및 ‘정밀부품’에 대한 ‘구매 시장 다변화’와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구매 시장 다변화의 대상으로는 중국, 러시아, 독일, 타이완 등의 기업과 협력체계를 강화할 예정이고, 해당 분야에 대한 ‘국산화’ 추진을 관련 기업과 논의하고 있다. 이는 마지막 남은 분야의 ‘탈 일본화’가 가속화 된다는 것이고, 일본은 갈수록 한국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의 이성적 대응은 보다 더 넓은 시야를 필요로 한다. 우선, 구매 시장 다변화와 국산화를 통한 마지막 ‘탈 일본화’를 추구해야 한다. 동시에, ‘남·북·미·중’의 4자 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동북아 평화체제’와 ‘동북아 경제협력 체제’를 함께 수립해야 한다. 미래의 공동 성장 동력에 대한 준비는 서둘수록 좋다.

※ 이 글은 중국 ‘환구시보(环球时报)’의 요청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코노미21’의 ‘China In Asia’와 중국 ‘환구망(环球网)’에 각각 게재하기 위하여, 원문은 한글로 작성되었고, ‘환구시보’에서 중문으로 번역하여 ‘환구망’에 지난 18일 먼저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나, 중문 번역에서 많은 부분을 누락시켰고, 의미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필자인 제가 직접 중문으로 다시 번역하여 ‘China In Asia’에 한글 원문과 중문 번역본을 함께 올렸습니다.

이코노미21 ‘China In Asia’ 【천지만리】 중문판 원문보기 링크: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6804    

☞ 번역 누락된 중문 보기 : 2019-07-18 环球网 링크:
https://m.huanqiu.com/r/MV8wXzE1MTYxNzk5XzMwOV8xNTYzNDI5MzAw?pc_url=http%3A%2F%2Fopinion.huanqiu.com%2Fopinion_world%2F2019-07%2F15161799.html

지난 6월 28일 오전 일본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정책브리핑
지난 6월 28일 오전 일본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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