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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과대평가와 한국정부가 해야할 일
[논평]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과대평가와 한국정부가 해야할 일
  •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승인 2019.08.0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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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과민반응보다 북 비핵화 협상 성공에 모든 노력 집중해야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지난 5월 4일과 9일, 7월 25일 모두 세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같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만 사드로도 막을 수 없는 매우 위협적인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북한의 위협을 과대평가해왔다.

이에 7월 31일 한국정부가 우리의 현무-2B 미사일이 올해 북한이 여러 차례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보다 뛰어난 성능(특히 정밀도 면에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공개해 다행이다.

우리 군의 현무-2 탄도미사일도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처럼 정점고도를 지나 하강 단계에서 활강 및 상승 비행을 하는 ‘풀업 기동’을 하기 때문에 북한의 방어체계로 막아내는 데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 현재 한국정부가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에 대한 완벽한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처럼 북한도 한국의 현무 미사일에 대한 완벽한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초강력 제재와 북미대화 때문에 현재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한국의 첨단무기 도입을 의식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고 한국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쳐져 있는 단거리 미사일의 개량에 당분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 한국을 공격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물론 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면 한국에 수많은 외국 대사관과 외국인들(중국인 관광객들 포함)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핵 사용은 곧 전세계를 대상으로 핵전쟁을 선전포고하는 것과 같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권유지가 가능하지만 핵무기를 사용하는 순간 통일은커녕 자신의 정권 유지가 곧바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을 받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아야 한다.

현재의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이나 중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핵무기가 폐기되면 북한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도 그것이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과민반응하기보다 현재의 북한 비핵화 협상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에 모든 외교적 노력과 논의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리 사회 내부의 지나친 불안감은 정부가 우리의 군사역량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정보공개를 하지 않음으로써 확산된 측면도 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전문가들이나 국민들이 안보에 대해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너무 늦지 않게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북한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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