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12 16:36 (목)
국립미술관으로 재생된 산업시설…국립현대미술관 청주(MMCA 청주)
국립미술관으로 재생된 산업시설…국립현대미술관 청주(MMCA 청주)
  • 이정미 동양미래대학교 건축과 교수
  • 승인 2019.07.01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의 산업기지에 저장된 기억을 연결하는 개방수장고 미술관

지난 호에서는 ‘롯데아트빌라스’의 제주자연과 연결되는 프라이버시한 공간을 살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청주시 내덕동 소재 구도심에 담배제조공장이었던 ‘옛 연초제조창’ 건물을 현대적인 예술 문화 공간으로 재생시킨, 국내 첫 수장형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MMCA 청주)'를 살펴보기로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86년 건축가 김태수의 설계로 개관하여 건축 등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과천관을 시작으로, 1998년 덕수궁 석조전에 개관하여 근대미술을 중심으로 한 덕수궁관, 2013년 경복궁 건너편에 옛 기무사건물과 종친부가 연결되며 동시대 미술을 전시하는 서울관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2019년 청주관이 개관하는데 수도권 밖에 국립현대미술관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 수집, 보존, 전시,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청주관의 명칭은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였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로 2018년 12월 27일 개관하여 일반관람객을 맞고 있다.

앞서 만들어진 3개관이 ‘전시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청주관은 ‘수장고’ 기능과 ‘복원기능’이 우선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4천점과 미술은행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1100점 등 5천100여점(2020년 기준)을 최적의 환경에 보존하면서, 관람객들이 이를 볼 수도 있도록 하는 ‘개방형 수장고’를 표방하고 있다. 현재는 현대미술관 소장품 1천300여 점과 미술은행 소장품 600점이 옮겨져 왔다. 이관된 일부 소장품은 '개방형 수장고'와 창문을 이용한 '보이는 수장고' 등을 통해 일반 관람이 가능하다. 청주관을 중심으로 전국 공·사립미술관의 보존처리 서비스도 강화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 50억원에 달하는 관련 장비가 청주관에 배치되었다.

스위스 바젤에 있는 ‘샤울라거SCHAULAGER 현대 미술관’이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미술관은 모든 소장품들을 전시실과 보관 창고로 분리하여 전시중인 작품은 전시실에 놓이고 나머지 작품들은 해체되거나 보관용 박스에 담겨 창고로 보내지는 것이 관행이지만, 샤울라거 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은 언제나 열려 있는 미술품 창고가 되어야 하며 그 창고 안을 누구나 자유롭게 거닐 수 있고, 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재단 설립자 마야 호프만과 남편 엠마누엘 호프만의 핵심 컨셉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위스 바젤 시내에서 지하철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 미술관은 바젤의 대표적 현대미술 컨텐츠로 알려져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또한 수장고를 개방하여 미술품들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방하였고 그 의미가 남다른 점은 근대 산업의 중심이 되었던 ‘옛 연초제조창’ 건물을 예술문화공간으로 재생시켰다는 것이다. 재생되어 미술관이 된 세계적 미술관들에는 화력발전소를 재생시킨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 프랑스 파리에 지하철역을 재생시킨 ‘오르세 미술관’이 대표적이다. 화력발전소였다가 중단된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현대미술을 위한 미술관으로 재생하여 2000년에 개관한 영국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런던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장소 중의 하나다. 설계를 담당한 헤르조그 & 드 뮤론은 발전소 철거 후 신축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을 적용하지 않고 벽돌로 만든 벽면, 세로로 긴 선을 만들어 내는 창문, 그리고 랜드마크인 굴뚝 등 예전 외형을 그대로 보존했다. 내부는 콘크리트, 목재, 강철, 유리 등의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여 절묘하게 완성하여 수많은 이들의 탄성을 불러오고 있다. 건축물의 성공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지역을 되살린 좋은 사례로 알려져 있다. 또한 증축 공사의 설계도 맡아 2016년 개관하였다.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또한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 개최를 맞이해 오를레앙 철도가 건설한 철도역이자 호텔이었던 곳이다. 1939년에 철도역 영업을 중단한 이후, 용도를 두고 다양한 논의가 오갔고, 철거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1970년대부터 프랑스 정부가 보존·활용책을 검토하기 시작해, 1980년에 이태리의 저명한 여성 건축가인 ‘가에 아울렌티’를 선임하여 내부 개조를 위임하였고, 전후 많은 건축가들에 의해 19세기를 중심으로 하는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1986년에 개관한 오르세 미술관은, 지금은 파리의 명소로 정착했다. 인상파 미술을 전시하던 국립 주드폼 미술관의 소장품은 모두 오르세 미술관으로 이관되어 있다.
 청주관은 ‘담배공장’을 재활용한 곳이다. ‘연초제조창’의 역사를 보면, 1946년 11월 경성전매국 청주연초공장으로 개설되었다. 이후 1999년 6월 청주연초제조창 담배원료공장이 폐쇄되고, 같은 해 12월 일부 건물(원료 창고 및 동부창고)을 청주시가 매입한 뒤, 행사 등에 사용되다가 2004년 1월에 완전 폐쇄가 이루어진다. 2010년 12월에 청주연초제조창 본 건물 매입을 위한 계약체결이 이루어졌고, 일부 리모델링을 통해 2년에 한 번씩 열리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2011년과 2013년 이 곳에서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청주관 후면부에 위치한 ‘동부창고’ 등의 건물에서는 지역문화 축제가 진행되어 왔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2013년 서울관 개관을 앞두고 2012년 제18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한 여성관장 정형민(67)이 2년 임기로 취임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정형민 관장은 서울대학교 미술관을 이끌며, 서울대에서 미술사를 강의하는 교수였다. 임기 중점과제 중 ‘국립 미술품 수장・보존센터’ 건립을 제시했고, 이어서 청주시와 청주분원 건립 협약을 체결했다. 청주시가 연초제조창 건물을 무상 제공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를 리모델링해 분원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과천과 여주 등의 수장 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2013년 서울관 개관을 앞둔 상황인 만큼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수장・관리하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던 시기였다. 설계공모로 진행된 청주관은 2012년 10월에 설계공모가 진행되어, 연초제조창 시설 중 단지 가운데에 위치한 공장동-2와 식당동, 후생동(아이디어 제안)을 대상으로 하여,설계공모 당선자에게는 ‘청주시에서 진행할 후생동 및 주변 대지의 설계 및 공사에 자문 등의 방식으로 참여’하는 권리가 부여될 예정이었다. 연초제조창 전체 마스터플랜은 청주시에서 수립할 계획이었다. 2013년 2월,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원도시건축과 팀텐건축사사무소(현 강산건축)의 ‘연초제조창, 존재하다’가 선정된 뒤 시간이 흘러 청주관이 개관되었다.​

미술관은 대로변에 면해있다. 미술관 진입은 구도심의 대로로부터 주차장을 통해 아직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공사가 한창인 연결 건물동(공장동-1 등)들을 보며 평지를 걸어 진행된다. 대로변에 직각으로 자리한 기다란 건물(공장동-2)을 리모델링한 청주관은 120m의 긴 길이와 안쪽으로 33m를 이루는 5층 규모의 시설이다. 개관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정돈되지 않은 공사현장들이 곳곳에 보인다.

노동자들이 담배를 포장하던 공장에는, 다른 산업시설에서 볼 수 있는 벙커, 소각로 등 눈길을 사로잡는 역사적 흔적들은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연초제조창은 한때 3,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의 일터였고,​ 해외 각국으로 수출될 담배가 생산되던 청주의 대표 산업시설로, 반세기가 넘도록 자리를 지켜오며 지역민들의 기억이 담기고, 기억에 남아있으면서, 건물은 세월을 이겨내며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지상층인 1층부터 청주관 메인 프로그램인 개방수장고가 자리를 잡았다. 유리로 설정된 1층 수장고 외벽은 구조체로부터 한 켠 물러서서 긴 회랑을 형성하고 있다.

기둥 사이 벽면을 제거하고 기존 건물을 지탱하던 기둥구조체를 1층 진입부에서는 들어냈고, 상층부로 연결하여 그 구조가 건물 디자인의 수직요소가 되도록 하였다. 산업시설의 특징인 반복되는 기둥과 보 구조를 활용하여, 벽면을 제거하거나 지붕 슬래브를 제거하여 기둥과 보를 들어내는 아이디어로 건물 외부와 내부공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큰 틀에서의 디자인 아이디어로 보인다.한 켠 물러 선 1층 개방수장고 내부의 인공 조명에 비해서 강한 자연광으로 인해, 유리벽이 어둡게 불투명해지면서 회랑을 이루는 기둥열이 건물 외관에서 도드라진다. 거기에 구조를 보강한 사선 금속재는 단조로움을 보완하는 디자인적 요소와 현대 기술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 각 층 슬라브 위치는 톤다운되어 가로띠를 이룬다. 솔리드한 매스와 보이드, 그리고 면과 선, 점 등의 디자인적 요소들이 보인다.
정면 우측 돌출된 수직 매스는 추가된 부분으로 복원실 등을 연결하는 부출입구 계단실로 쓰이며, 산업시설이었던 연초제조창 공장의 단조로운 형태에 변화와 중심성을 꽤한다. 기존 건물의 구조 형태를 일부 들어내 날개처럼 활력을 불어넣었다. 외부 메인도로에서 청주관의 파사드 역할을 한다.

130m길이의 건물 일부를 길게 조성한 회랑은 외부로 개방된 밝은 부분을 지나 어두워진 공간을 통과하고, 그 다음 청주관 주출입구로 진입하게 된다. ‘보이는 수장고’라는 의미처럼 유리창 벽을 통해 개방 수장고 내부가 보여지는데, 주출입구 근처에서는 유리벽 안에 ‘니키드 생팔’의 대형작 ‘검은 나나’가 위치하며 관람객을 맞이하는 듯 시선을 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10개 수장공간(개방, 미개방 포함)과 15개 보존과학공간, 1개 기획전시실(5층), 2개 교육공간, 조사연구 공간인 라키비움 등이 자리잡았다.

미술관 로비로 진입하면 사각기둥과 보, 그리고 보강재들로 이루어진 내부는 온통 백색에 블랙의 띠들로 이루어져 있다. 로비 홀은 2층 높이로 개방감을 확보했고, 일부 보를 제거하거나 기단의 구조보강의 의미로 보이는 기둥 두께의 변화가 보인다.

로비 주출입구를 지나면 좌측에 뮤지엄 샵이 있다. 잠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동선에 혼선이 온다.

홀에서 보이는 개방 수장고
홀에서 보이는 개방 수장고

안내데스크가 뮤지엄 샵을 지나 같은 면 안쪽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주출입구 맞은편 벽면은 폐쇄돼 있다. 작품들을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개방수장고는 안내데스크 맞은 편에 위치한다.

안내데스크에서는 무료입장 안내를 하고 있으나 도슨트 안내 등의 작품설명은 아직 준비돼 있지 않다. 정면 벽에 상영 중인 영상에서는 연초제조창의 과거 모습이 흘러나오고 있다. 1층 개방수장고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전, 입구 좌측에는 별도로 구획된 원형 벽 안에 청주 출신 작가 강익중의 ‘삼라만상’이 전시되고 있다.

흰색을 주로 하는 무채색과 직선들로 이루어진 공간들을 통과한 후 보게 되는 원형의 소형 공간요소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형형색색과 작은 캔버스 단위들이 관람객의 관람흐름에 변화 요소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위로는 2층에서 지나게 될 브리지가 가로지르고 있고 휴식공간으로 이어진다.

3인치(7.6x7.6cm)회화로 알려진 강익중의 작품은 그의 뉴욕 유학생활 초기, 간편하게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지하철 안에서 작업한 것으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많은 대중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설치작업으로 확장되며 전세계에 소개되고 있다. 3인치 회화 일 만점과 중앙에 배치한 크롬도금의 ‘반가사유상’은 유리처럼 주변을 반영하며 벽면에 설치된 작품들과 감상자를 투영하면서 결과적으로, 있으면서도 없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청주관은 미술품 도난 등을 이유로 1층 후면에 두꺼운 벽이 세워졌는데, 초기 계획에서는 1층 벽 대부분이 유리로 설정되었고, 미술관 앞의 들풀조각마당, 개방수장고, 후정이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가운데, 기존 건물의 기둥배열을 통해 연초제조창 건물의 구조적 질서를 드러내며 강렬한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안내데스크를 뒤로하고 1층 개방수장고 내부로 진입이다. 이번 개관전의 주제는 ‘하이라이트 미술은행’으로 미술은행이 수집한 작품들 중 100여 점을 선정하여 다양한 장르로 구성하였다는 미술관 측 설명이다. ‘하이라이트 미술은행’전은 1층(조각, 청동 조형물)과 3층(회화, 공예품, 현대미술 작품)에서 볼 수 있다. 2층과 4층은 아직 준비 중으로 개방되지 않았고, 5층에서는 기획전 ‘별 헤는 날: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전시되고 있다.

1층 ‘개방 수장 공간’의 진입문을 통과하면 별도의 구획된 벽이 없는 한 개의 넓은 공간에 미술품들이 바닥 낮은 기단 위 또는 14m 길이, 4m 높이의 철제 수장대에 놓인 채 관람객들을 맞는다. 큐레이터가 기획한 일반 전시회와 다르게 작품들이 밀집돼 있는 가운데 한 번쯤은 접했을 법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자유롭게 실내 곳곳을 다니며 감상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일반 미술관에서 선별된 작품에 집중하던 습관으로, 한동안 갈피를 잡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작품들은 1층 개방수장고 입구에 위치한 서도호의 ‘바닥Floor’으로부터 니키드 생 팔의 ‘검은 나나’ 등의 대형작들은 낮은 전시대에 배치됐고, 소형 조각품들은 14m 길이, 4m 높이의 철제 수장대에 배치되어 유명 작가들 각각의 작품경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1층은 마치 도서관의 서가를 연상시키는 번호들이 기둥에 새겨져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 번호들의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서나, 음성안내를 포함한 도슨트의 작품 안내의 부재가 아쉬움을 크게 했고, 친절한 안내가 절실하게 필요해 보였다.
2층은 교육공간과 아직 준비 중인 수장고 그리고 1층 로비 안쪽 위를 관통하는 브리지를 통해 관람객 쉼터가 연결되고 있다. 계단과 2층 계단실 바닥을 통해 기존 건물의 반세기 동안에 걸친 역사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2층 홀과 브리지에서는 유리로 막힌 유리창벽 사이로 아래 1층 로비가 보인다. 또한 관람객 쉼터 쪽에서는 유리창을 통해 2층 수장고의 수장·보존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시도들이 보이는 공간임에도 외부로 난 창마저 없는 밀폐된 공간의 관람객 쉼터는 그 폐쇄성으로 쉼터로서의 역할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남긴다.

1층에서부터 4층까지를 관통하고 있는 수장고 프로그램은, 수장고 매스와 기존 건물 사이를 벌려 내부가 보이도록 했다. 지상에서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3m 남짓한 폭의 이 보이드는 2층 관람객 쉼터와 브리지에서 인지된다. 이 틈 사이로 1층 개방수장고가 언뜻 보이는데, 기존 건축물의 격자형 구조체를 들어내어 활기를 부여하려는 의도와는 거리가 있는 상태로 마무리돼, 구조체가 시각적으로 의미있는 형태로 담길 만큼의 시야가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계획안 원안에는 수장고 매스가 건물 중앙에 배치됐다. 설계 변경에 따라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었고 기둥열이 복도 가장자리 쪽으로 내려오게 됐다. 그 결과 기존 건물이 지닌 격자 체계를 공간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구현되지 못하면서, 산업시설의 단조로운 반복적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아이디어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3층 수장전시실에서는 ‘하이라이트 미술은행’ 전 중 회화, 공예품,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3층 전체의 프로그램은 미술은행 상설 수장전시장, 수장고, 보이는 보존과학실로 구성된다. 기둥과 보, 벽체만 남겨져 힘을 발하던 옛 공간은 시멘트 블록으로 구획되었고, 그 위에 하얀 페인트가 칠해졌다. 슬래브 일부를 제거하여 공간에 활기를 부여하는 시도들이 보인다. 120m에 달하는 긴 건물 복도 중간에 슬래브를 제거한 보이드 영역을 두고 아래를 향해 보면 2층 고객 쉼터와 1층 개방 수장고가 보인다.

격자 체계를 드러내던 보들은 천장 마감으로 사라지고, 관공서에서 쓰일 법한 LED 조명이 배치되었다. 자연광을 실내로 끌어 들이고 국부조명으로 공간의 질을 조절하려는 시도가, 이 같은 미술품 수장 · 보관 시설에서는 사치라고 말하는 듯하다.

흰색 페인트칠 벽의 3층 개방 수장전시관 기둥 등에는 기존 건물이 가지고 있는 격자 체계를 모티브로 한 패턴들이 적용되어 있다. 작품들은 대형회화로부터 시작해서 공예품과 현대미술품 순으로 배치돼 있다.

3층 수장전시장을 나서면 보존과학실로 이어지는데 벽면에는 지류를 비롯한 미술품 복원과 관련한 정보를 보여주는 보드가 전시돼 있다. 이어지는 문을 지나 보이는 보존과학실들에서 복원 중인 미술품들을 개방된 유리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
120m에 달하는 긴 복도를 걸어 나와 이제 5층을 향한다.

5층은 기획전시실과 사무실·지원 공간들로 구성된다. 4층은 아직 미개방 중이다. 5층 기획전은 ‘별 헤는 날: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기획되어 전시되고 있는 만큼 전시실들도 구획돼 있는 가운데, 조명등도 일반 전시장과 같은 분위기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자주 찾는 관람객이라면 한  번쯤 본 작품들을 기획전으로 다시 만나는 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프로그램은 1층 로비와 상설 수장전시장, 보존처리실, 2층 관람객 쉼터와 교육공간, 수장고, 보존처리실, 3층 미술은행 상설 수장전시장, 수장고, 보이는 보존과학실, 4층 특별수장전시장, 정부·미술은행 수장고, 보존과학실, 5층 기획전시실과 사무실·지원 공간으로 이루어져있다.
청주의 옛 연초제조창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제조업을 담당하던 산업시설에서 문화서비스 산업을 담당하는 미술관의 거점으로 발전하여 쇠퇴한 구도심을 살리고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되살아날 것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