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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적자 부풀리기‑경상흑자 축소 ‘마사지’ 의혹
중국, 여행적자 부풀리기‑경상흑자 축소 ‘마사지’ 의혹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8.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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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가 맞아? 2018년 여행적자 최소 850억달러 부풀려져
2017년 3월 수정 통계 여행수출 400억달러 vs. 국무위 발표 1271억달러
중국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장가계 모습.
중국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장가계 모습.
사진: https://www.travelchinaguide.com/group/tour-04.htm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여행수지 적자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2018년 최소 850억달러 낮춰잡는 등 상당한 마사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역연방준비은행 연구통계그룹 부원장인 매튜 히긴스와 토머스 클릿가드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 쿼크(quirk; 예기치 않은 특이성)가 중국의 여행수지 적자를 부풀리는가?’(Does a Data Quirk Inflate China’s Travel Services Deficit?)란 분석보고서를 보면, 중국 외환관리국이 발표하는 공식 통계보다 2018년 여행수지 적자가 적어도 850억달러 부풀려졌다. 이는 2018년 중국 국내총생산의 0.6%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행수지 적자를 부풀리는 데이터 쿼크가 일어난 요인으로 2015년과 2017년 이뤄진 통계의 수정을 꼽았다. 신용․직불카드 거래를 반영하는 목적을 띤 2015년 수정으로 2014년 여행수출(홍콩을 포함해 외국인의 중국여행지출)은 570억달러에서 1050억달러로 거의 두 배가 늘어난다. 2015년과 2016년 여행수출은 각각 1140억달러, 1200억달러다.

이런 여행수출 증가세는 2017년 3월30일 이뤄진 두 번째 수정으로 완전히 거꾸로 뒤집힌다. 2014~2016년 여행수출이 450달러 안팎으로 확 줄어든 것이다. 2018년에는 400억달러로 줄어든다. 중국 통계당국은 이런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는 게 분석보고서의 설명이다.

부풀리기 전과 후의 중국 여행적자 격차. 자료: 뉴욕연준
부풀리기 전과 후의 중국 여행적자 격차.
빨간색이 부풀린 것. 자료: 뉴욕연준
통계수정(2017년 3월) 이후 중국 여행서비스 수출입 추이. 자료: 뉴욕연준
통계수정(2017년 3월) 이후 중국 여행수출입 추이.
빨간색이 여행수출. 자료: 뉴욕연준

문제는 이런 여행수출 증가세의 역전이 현실과 그리 아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을 방문한 해외여행객의 지출이 중국인의 해외여행지출보다 좀 더 완만하게 증가하리라는 것을 감안해도 그렇다. 중국 이외의 세계인구는 2010년 이후 2010년 이후 11% 증가에 그쳤다. 중국 밖의 1인당 소득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7% 증가에 그쳤다. 2018년 중국을 찾은 해외여행객은 1억4100만명으로, 2010년부터 700만명(5.5%) 완만한 증가세였다. 반면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0년 4500달러에서 2018년 9600달러로 두 배가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총인구는 5500만명(4%) 증가에 그쳤지만 해외여행을 갈 가능성이 높은 도시 거주 인구는 1억6200만명(20%)이나 늘었다. 해외여행을 가는 중국인이 늘어나고 씀씀이도 커질만한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중국을 찾는 해외여행객의 지출이 1인당 2010년 340달러에서 2018년 285달러로 줄어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분석보고서는 주장한다. 2010~2018년 달러화 기준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45%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씀씀이가 줄어든다고 해도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외여행객 중 절반이 홍콩 주민들의 당일치기 지출 제로 여행이라고 해도, 해외 여행객 1인당 지출이 640달러에 그친다는 것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국무위원회가 문화여행부의 수치를 인용해 올해 2월6일 내놓은 보도자료에는 2018년 중국을 찾은 해외여행객은 전년 대비 1.2% 늘어난 1억4100만명이고, 이들의 지출에 해당하는 여행수입(여행수출)은 1271억달러로 전년 대비 3% 늘어났다고 돼 있다. 이는 중국의 최고 행정기구가 2017년 3월30일 여행수출 통계 수정을 통해 2018년 여행수출은 400억달러라고 발표한 것을 공식 부정한 것에 해당한다.

‘여행적자 부풀리기’, 경상흑자 축소와 위안화 경향적 평가절하 관심 낮춰

이런 여행적자 부풀리기는 두 가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하나는 경상흑자 규모를 대폭 축소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전히 막대한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를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상흑자가 491억달러를 기록하면서 2019년 중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을 두고 상당한 갑론을박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풀려진 여행적자를 감안하면 중국의 2018년 여행적자는 공식 발표인 2400억달러가 아니라 1550억달러가 되고, 경상흑자는 491억달러(국내총생산의 0.5%)가 아니라 1341억달러(국내총생산의 1.0%)로 높아진다. 2018년 중국의 상품 무역수지는 3510억달러 흑자였으나, 여행적자가 주도한 서비스수지가 3천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유럽연합 주교 교역품목(자료: EUROSTAT). 파란색이 대중 수입.
중-EU 교역품(자료: EUROSTAT). 파란색=대중 수입.
주요 통화 환율 추이(자료: 한국은행)
주요 통화 환율 추이(자료: 한국은행)

게다가 올해 중국의 상품 무역흑자 추이를 보면,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무색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올해 1~7월 상품 무역흑자는 2275억달러다. 2017년 같은 기간 1725억달러보다 550억달러 늘어나면서 2017년 1~7월의 2335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대미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작고, 미국 이외의 유럽연합,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대유럽연합 상품 무역흑자는 2018년 1~7월 813억유로(약 894억달러)에서 2019년 1~7월 904억유로(약 994억달러)로 100억달러 늘어났다. 2019년 1~6월 아프리카와 상품 무역흑자는 큰 폭의 수출 증가와 적은 폭의 수입 증가가 이뤄지면서 전년 같은 기간 동안 39억달러 늘었다.

여행적자 부풀리기를 통한 경상흑자 규모 축소가 주는 또 다른 하나의 효과는 위안화 환율 가치에 대한 지나친 인위적인 관리는 없었음을 내비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중국이 이렇게 상품 무역흑자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위안화 환율이 미국, 홍콩 다음으로 제3의 교역국인 일본 엔화에 대해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위안화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평가절상 되긴 했지만,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 품목이 통신장비와 자동차, 항공기 부품, 기타 기계류 등 글로벌 가치사슬로 연결돼 있어 환율 변동 영향을 덜 받는다는 사정도 상품 무역흑자 유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위의 표를 보면 중국 위안화 환율과 달러화, 엔화, 유료화 등 주요 통화들과의 교환비율이 2013년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13% 평가절하 됐다.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3% 평가절하 됐다. 결국 위안화는 2013년 말 이후 엔화에 대해 10%포인트 평가절하 된 셈이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19.4% 평가절하 됐다. 위안화가 유로화에 대해 6.4%포인트 평가절상 된 것이다. 유럽연합에 대한 중국의 주요 수출품을 보면 통신장비, 자동차, 기타 기계류, 의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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