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4 (수)
해외 장기금리 급락→파생결합상품(DLS) 8824억 대규모 손실 위험
해외 장기금리 급락→파생결합상품(DLS) 8824억 대규모 손실 위험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8.19 17:1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감독원 실태조사 발표
우리은행→하나은행→ 국민은행→ 유안타증권 순으로 판매금액 많아

경기침체 등의 우려로 해외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금리가 일정한 수준을 밑돌면 대규모 원금 손실 위험을 안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DLS)을 국내 은행과 증권사가 판매한 규모가 총 82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문제가 불거진 주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8월7일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판매잔액은 8224억원 수준이라고 8월19일 밝혔다.

회사별 판매규모는 우리은행(4012억원), 하나은행(3876억원), 국민은행(262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원), NH증권(11억원) 순이다. 형태별로는, 전체 판매잔액의 99.1%(8150억원)가 은행에서 펀드(사모 DLF)로 판매됐으며 나머지(74억원)는 증권회사에서 판매됐다. 매입한 투자자로는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았다. 3654명이 7326억원을 투자해 판매 잔액의 89.1%였고, 법인(188개사)은 898억원이었다.

DLS는 독일·영국·미국의 채권 금리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을 말하며, DLF는 DLS를 편입한 펀드를 말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DLF는 5년 만기의 미국 이자율 스와프(CMS; Constant Maturity Swap) 금리와 7년 만기의 영국 CMS 금리, 독일 국채 10년물 채권의 만기 수익률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금융상품(DLS) 손익구조 예시. 자료: 금융감독원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금융상품(DLS) 손익구조 예시. 자료: 금융감독원

CMS는 금리 상승기에 수익률을 높일 목적으로 발행되는 구조화채권의 일종으로서, 단기 변동금리와 교환하는 고정금리를 갖는 파생결합증권이다. 문제의 CMS에서 고정금리는 미국 리보 3개월 변동금리와 교환할 때 스와프 금리, 영국 리보 5개월 변동금리와 교환할 때 스와프 금리, 독일 국채 10년물의 금리다. 금융감독원의 설명을 보면, 이들 DLS는 상품 설계상으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등이 나타나면 손해를 볼 위험성이 매우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영국 CMS 금리 연계 DLF는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조기 상환되거나 만기 상환되는데, 3개월마다 두 기초 자산의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 가격의 95%(3개월), 85%(6개월), 75%(9개월) 이상이면 연 3.5% 수익을 지급한다. 만기 평가 때 두 기초 자산의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가격의 55%(12개월) 이상인 경우에도 연 3.5% 수익을 지급한다. 기초자산으로 삼은 금융상품의 금리가 가입 시점에 1%였는데 만기에 금리가 0.55%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수익을 주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손해를 보는 것이다. 만기 평가 시 두 기초 자산 중 하나라도 0%를 찍으면 원금은 전액 손실이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에 연계한 DLS에 투자하는 펀드는 조기 상환 없이 만기(6개월) 때 연 4%의 쿠폰을 지급한다. 하지만 손실 조건에 해당하면 손실 배수(250배)에 비례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 판매잔액은 6958억원 수준으로 파악됐고, 8월7일 기준 판매잔액 중 5973억원(85.8%)이 손실구간에 들어갔다. 만기까지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 금액은 3354억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은 56.2%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판매잔액은 1266억원이다. 이 상품의 경우 8월7일 기준 판매금액 전체가 손실구간에 이미 들어간 상태다. 현재 금리가 만기(9~11월)까지 유지 시 예상 손실 금액은 1204억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은 95.1%나 된다. 독일 국채 금리는 올해 1월2일 연 0.168%에서 지난 8월16일 연 -0.684%로 급락했다.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S는 금리가 연 -0.2% 아래로 내려가면 1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원금의 2%씩 손실을 입도록 설계됐다.

금감원은 이달 안으로 합동검사를 추진해 해당 파생결합상품의 설계와 발행, 판매에 이르게 된 전 과정과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한다. 불완전판매 관련 분쟁조정도 추진된다. 8월16일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파생결합상품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29건이다. 금감원은 분쟁조정 관련 민원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금융감독원은 법률 검토, 판례 등을 바탕으로 신속한 분쟁조정을 벌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하락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 홍콩시위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 환율, 유가 등을 기초로 한 파생결합상품 등 고위험 금융상품의 발행과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은정 2020-03-13 06:10:06
좋은 기사인데, 내용이 암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