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4 00:01 (토)
매스의 거대한 스케일감의 반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매스의 거대한 스케일감의 반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 이정미 동양미래대학교 건축과 교수
  • 승인 2019.08.31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술관 칼럼 – Healing Museum Road]
시시각각 변화하는 명암의 향연 공간

[이코노미21] [이정미 교수] 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자유로를 달려, 국내 건축가들에 의해 계획된 단지로 유명한 ‘파주 출판 단지’를 향했다. 이곳은 건축주들이 출판사가 되는 출판사 사옥들이 모여 도시를 이루는 곳으로 단지계획부터 건축물 설계까지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진행된 곳이다. 이 단지들 중 출판사 사옥과 나란히 미술관이 들어서서 문화적 환기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으로 ‘모더니즘의 마지막 거장’이라고 불리워지는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Alvaro Siza Vieira가 설계한 미술관이다. 방문했을 때는 여름이 막 맹위를 떨치려 하던 때였다. 조용하고 한적해 보이는 거리의 풍경과 다르게 미술관에는 관람객들이 조용한 가운데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의외로 적지않은 외국인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옹기종기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출판관련 사옥들이 밀집된 사이트들 사이에서 출판사 열린책들의 사옥과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한개의 부지에 자리하고 있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같은 재단 출판사 이름 미메시스에서 따온 것으로 주차장에서 보았을 때는 조금은 평범해 보이기까지 한 뒷모습이다.

육면체 매스의 일부를 제거하여 창문 상부에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 출판사 열린책들의 사옥과 주출입구
육면체 매스의 일부를 제거하여 창문 상부에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 출판사 열린책들의 사옥과 주출입구

썬큰 공간으로 보이는 곡면의 콘크리트 팬스가 뭔가 미술관 공간에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암시 정도가 느껴지는 사옥쪽 미술관 건축물의 외형은 직선으로 단순해 보이는 형상으로 나란히 서있다.

육면체 매스의 일부를 제거하여 창문 상부에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 출판사 열린책들의 사옥건물 맞은 편 미술관 동 중간에 출입문이 있다.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으나 애초 동선계획에서는 출입구로 계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 사옥 주출입구쪽을 지나면, 미술관 진입로는 사옥 주출입구 맞은편에 조성된 낮은 둔덕 사이에 난 좁은 길을 지나 진입하게 된다.

주차장으로부터 매스의 일부를 제거하여 진입로와 새로운 조형성을 만들고 있는데, 3층 벽 하부에 코너 창이 나있다. 이 창은 미술관의 전시실 실내에서 드라마틱한 빛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 번 더 꺽어진 벽 2층에도 가로로 길게 난 고창위에 삼각처마가 벽면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돌아서면 또 다른 넓은 창이 건축물 매스의 하단을 제거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적인 창들은 실내 전시장에서 자연의 빛을 전시실 내부로 유입시키는 역할들을 해내게 된다. 이제 또다시 한 번 더 돌아 서면 거대한 매스를 크게 비우고 난 다음 넓은 마당과 곡면의 미술관 정면 매스들이 거대한 스케일로 드러난다.공간의 확장과 매스의 거대한 스케일감으로 강력한 반전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타난다. 그리 길지 않은 진입부 동선으로 미술관을 향한 진입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미술관 마당에는 조각가 박찬용의 흰색 동물조각이 있다. 출판단지라는 부지의 특성 때문일까, 미술관 마당은 아담하다.

곡면으로 반전된 미술관 건물의 형태와 배면과 비교했을 때 느껴지는 거대 스케일의 백색 미술관 매스는 아침의 자연의 빛으로 그림자를 만들며 명암의 대비와 함께 거대하게 빛나고 있다.

공중에 떠 있는 듯도 한 시자의 건축은 좌측동하부도 매스의 일부를 제거하여 외부 휴식공간을 확보하고 부유하는 듯한 매스감을 확보하고 있다.

2012년 완공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설계한 건축가 알바로 시자는 국내에서는 이미 칼럼에서도 소개했던 것처럼 공간을 주무르듯 조율하는 특징을 보여주며 안양예술공원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안양파빌리온(2005)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을 설계한 건축가다. 1992년 그의 건축적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프리츠커상을 수상받았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지상 3, 지하 1층 규모로 대지 1,400평에 연면적 1,100평에 들어서 있는데, 외부 매스를 일체형의 하나의 덩어리로 하고 그 안에 다양한 크기의 여러 개의 전시 공간을 담고 있는 설계로 유명하다. 미술관을 짓기로 결정한 열린책들의 홍지웅 대표는 공공성이 주는 영향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건축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고민할 때 건축가 김준성을 통해 2005년 시자의 건축을 알게 되었고, 특히 킨타 수영장과 산타마리아 성당에 감동을 한다. 킨타 수영장의 언덕 자연풍광과의 조화 그리고 산타마리아 성당의 가로로 긴 창과 고 창, 이 두 가지 자연광만으로 실내 조명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어떤 장식물도 없는 백색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공간 자체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마치 명상의 공간 같은 곳이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건축가를 정했다고 한다.

미술관 외관은 알바로 시자의 대표색이라 할 수 있는 흰색톤의 콘크리트로 애초의 계획안에서는 화이트 콘크리트로 계획되었으나 예산 문제로 도료인 스테인을 통해 구현했다. 기둥의 요소가 보이지 않는 건물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와 같은 매스로 구성된 가운데 미술관 정면쪽에 부드럽게 파고 들어간 인상적인 부분은시자의 고양이’라는 별칭처럼 마치 고양이의 유연한 몸과도 같은 형태이다. 곡면이 움푹 들어간 위치에는 출입구가 있는데 애초에 미술관 주출입구로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미술관 주출입구로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 출입구
미술관 주출입구로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 출입구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건축물은 미술관이라는 용도인 만큼 창들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요소요소에 배치한 몇 몇의 창들은 내부에 자연의 빛을 제공하며 드라마틱한 역할을 제공하게 된다. 다음호에서 드라마틱한 미술관 실내 공간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코노미2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