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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확장적 재정지출' 엄호
한국은행, '확장적 재정지출' 엄호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9.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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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출 1조원 늘면 5년간 GDP 1조2700억원 증가
한국은행, 2001년 1분기~2018년 3분기 통계 이용 추정
통화정책 효과성은 낮은 상태에서 재정정책 중요성 강조

[이코노미21 조준상 선임기자] 저금리로 통화정책의 효과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정부지출 증가가 국내총생산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9월16일 발표한 한국은행경제연구에 실린 보고서 ‘새로운 재정지출 식별방법을 이용한 우리나라의 정부지출 승수효과 추정’를 보면, 5년 누적 기준 정부지출 승수효과가 1.27로 산출됐다. 이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5년간 정부지출을 1조원 늘리면 국내총생산이 같은 기간 동안 1조2700억원 늘어난다는 얘기다.

확장적 재정지출 기조를 담은 2020년 예산안 설명 장면. 사진: 기획재정부
확장적 재정지출 기조를 담은 2020년 예산안 설명 장면.
사진: 기획재정부

한은 경제연구원 박광온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 등 2명의 개인 이름으로 실린 이 보고서는 2001년 1분기~2018년 3분기 국내총생산, 정부지출, 조세수입,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가 지출을 늘린다는 소식이 사전에 사람들에게 알려져 사람들의 기대에 영향을 주는 효과, 한일 무역분쟁처럼 예기치 않은 외부충격에 따른 정부의 임의적인 재정지출 증가의 효과 등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이를테면 국방비 지출을 늘린다는 뉴스가 나오면 정부의 실제 구매 증가가 이뤄지기 전이라도 군수사업체의 주가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높아지고 투자가 늘어나고, 이후 실제 정부구매가 이뤄지면서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 재정승수는 시차를 두고 최고점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지출 뉴스가 사람들에 주는 기대효과는 한은의 이전 연구(‘재정정책 분석을 위한 신케인지언 모형 구축 결과’, <조사통계월보> 2016년 2월호 16~36쪽)에도 포함돼 있는 내용이라, 이번 연구에 새롭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존 방법론을 통해 도출된 결과와 견줘 이번 연구에서 승수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이유는 외부충격에 따른 임의적 재정지출 효과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의 이전 연구에서는 정부지출이 사전예고 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재정승수가 낮게 나왔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외부충격에 따른 임의적 재정지출이 예고되지 않은 정부지출 증가처럼 높은 효과를 냈다는 얘기다. 외부충격에 따른 임의적 재정지출은 실업자 증가에 따른 실업급여 증가 등과 같은 재정의 자동안정장치(auttomatic stabilizer)가 빠지는 개념이다.

그동안 국내 연구결과는 정부지출의 승수효과가 1이상인 경우와 1미만인 경우가 반반 정도였고 1이상이라고 하더라도 승수의 범위가 넓게 분포돼 있었다. 승수효과가 1보다 작다는 것은, 재정확대가 민간이 이용할 자금을 줄여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와 소비를 내모는 구축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에서 5년간 누적 재정승수가 1.27이라는 것은 확장적 재정지출의 경기부양 효과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우에도 최근 재정지출 승수효과는 1.2~1.3정도로 추정된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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