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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미포착 비정규직 노동자 35만~50만명 더 있었다!
통계 미포착 비정규직 노동자 35만~50만명 더 있었다!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10.2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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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노동자 구별 위해 고용계약기간․고용예상기간 추가 질문 결과
통계청, “지난해와 비정규직 규모 비교 불가”
추가 포착 제외해도 비정규직 올해 37만~52만명 급증
지난해 대비 취업자 증가만으로 설명할 수 없어
노인일자리 추가 증가, 시간 분할 통한 일자리 쪼개기 등 영향 큰 듯

[이코노미21 조준상 선임기자] 이전에는 통계에 포착되지 않던 비정규직 근로자 35만~50만명이 새롭게 파악됐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10월29일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발표하며 “기존에 없었던 고용예상기간 등 국제노동기구의 기간기준 강화에 따라 임금근로자를 세분화해 봤더니, 그 영향으로 과거 조사에서 포착되지 않았던 기간제 근로자 약 35~50만명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올해 조사 결과를 지난해 결과와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한 근로자를 말한다.

강 총장이 브리핑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 조사결과를 둘러싼 상당한 파장을 예상해 명확한 설명을 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국제노동기구(ILO)의 지위분류체계 변경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 구분항목이 없던 기존조사에 더해 실시한 병행조사에서 고정기간근로자, 고용계약기간과 고용예상기간 등의 조사항목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단기 근로자, 임시 근로자 등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불안정노동자 실태를 세분화해 파악하는 내용의 2002년 7월 노사정위원회 합의 결과를 뒤늦게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병행조사는 올해 3월, 6월, 9월 실시했는데, 3월 이후 약 35~50만명이 추가 포착되며 기간제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기존조사에는 기간의 정함, 기간의 정함이 없음 등의 기준만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1천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36.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수치 661만4천명(33.0%)보다 86만7천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한시적 근로자는 478만5천명으로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64%를 차지했다. 이 중 기간제 근로자는 379만9천명으로 전체 비정규직의 50.8%, 무기계약직 등 비기간제 근로자는 98만5천명으로 13.2%를 점했다.

1주 36시간 미만을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는 315만6천명으로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2%였다. 시간제 근로자의 성별 비중은 여성이 231만명(73.2%), 남성이 84만6천명(26.8%)이다. 파견근로․용역근로․일일근로․특수형태근로(특고) 등 비전형 근로자는 204만5천명으로 비정규직의 27.3%였다. 일일근로(74만8천명), 용역근로(61만5천명), 특수근로(52만8천명), 파견근로(18만2천명), 가정내근로(4만6천명) 등의 순이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 97만8천명(13.1%),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86만 6천명(11.6%), 건설업 85만 1천명(11.4%) 순으로 비정규직 규모가 컸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 230만6천명(30.8%), 전문가․관련 종사자 116만2천명(15.5%), 서비스종사자 113만8천명(15.2%) 순이었다.

근로형태를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율은 55.2%로 지난해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사회보험 가입률 중 건강보험(48.0%)은 지난해 대비 2.1%포인트, 국민연금(37.9%)은 1.3%포인트, 고용보험(44.9%)은 1.3%포인트 높아졌다.

추가 포착된 기간제 노동자를 뺀다고 해도, 올해 비정규직은 지난해보다 37만~52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부터 최근 8년 간 비정규직 근로자가 가장 크게 늘었던 2015년에도 18만5천명에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은 28만1천명이었다. 취업자가 59만8천명 증가한 2014년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폭은 14만6천명 수준이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은 9만7천명, 비정규직 증가폭은 3만6천명이었다. 올해 고용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1~8월 취업자 증가폭은 24만3천명(2018년 1~8월 10만7천명)이다. 이에 비춰보면, 기간제 근로자 추가 포착을 제외한다고 해도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가 37만~52만명 늘어난 것은 분명히 전례없는 급증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의 해명처럼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노인 일자리 수 10만개 추가 확대 등 정책적 요인 외에도 시간 분할을 통한 일짜리 쪼개기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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