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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이동 기회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
계층이동 기회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11.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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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사회조사, 자식세대 지위 상승 기회 10년새 19.4%포인트 폭락
한국의 상향 사회이동 기회 계속 악화돼
사회이동 가로막는 요인 조사 보강돼야

[이코노미21 조준상 선임기자] ‘사회이동성’은 삶의 경제적 또는 사회적 사다리를 얼마나 올라가거나 내려가기 쉬운가를 뜻하는 말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사회이동성을 성취하는 기회를 갖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다. 하지만 한국 국민들은 사회이동성을 가질 기회가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아지는 계층이동 기회(자료: 통계청)
낮아지는 계층이동 기회(자료: 통계청)

통계청이 11월25일 발표한 ‘2019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국민 비중은 28.9%로 2년 전 조사(29.5%)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조사의 48.3%과 견줘서는 19.4%포인트나 하락했다. ‘본인 세대에서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는 비중은 2년 전과 그대로인 22.7%를 기록했으나, 이 역시 2009년 37.6%에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조사를 보면 스스로 인식하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층이라고 보는 계층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는 하다. 스스로 ‘상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8.6%가 ‘자녀 세대에서 계층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는 중층 33.1%, 하층 21.5%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사회이동성이 막히고 있다는 인식은 계층에 상관없이 공통된 추세로 나타났다. ‘상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5.2%가 ‘자녀 세대에서 계층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2017년 44.4%보다 0.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중층과 하층도 각각 55.0%, 55.7%에서 55.2%, 56.6%로 상승했다.

사회이동성이 점점 가로막히고 있다는 인식이 꾸준히 높아지는 결과에 비춰볼 때, 향후 사회조사에서는 사회이동성을 가로막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내용이 보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회이동성 약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그 주요한 원인으로는 ‘능력주의의 타락’이 꼽힌다. 능력주의는 귀족주의처럼 특정 가문이나 집안에서 ‘잘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재능 있는’ 사람에게 부와 영향력이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절대적 평등은 불가능하며 상대적 평등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강력한 근거다. 하지만 본인이 능력주의를 통해 획득한 부와 영향력을 남들보다 자식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지며 변형된 신분제로 타락할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2019년 사회조사 결과는 5개 부문(복지, 사회참여,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에 대해 전국 약 1만 9천 표본 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살 이상 가구원 약 3만7천명을 대상으로 올해 5월15~30일 조사해 집계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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