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현상도 심화되고 있어…화장지는 품귀현상마저 벌여져
병원비 부담스러워 의심자조차 병원가기 쉽지 않아
[이코노미21 허유진 통신원] 현재 미국의 여러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일리노이 주 역시 지난 9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3월 16일 저녁부터 3월 30일까지 미국 일리노이 주에 있는 모든 식당과 바의 영업이 임시 중단된다. 프리츠커(JB Pritzker) 일리노이 주지사는 15일 일요일 오후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 우려로 내려진 일리노이 주 정부의 방침이다. 단 음식점에서 손님이 방문하여 식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나 배달, 포장음식 픽업, 드라이브 스루는 가능하다.
또한 시카고의 일부 주요 박물관들이 2주 정도의 기간 동안 임시적인 휴관에 들어간다. 또한 각 박물관들은 각종 이벤트와 일정들을 일제히 취소했다. 미국 3대 미술관 중인 하나인 시카고 미술관, 미국 대표 자연사 박물관 중 하나인 필드 박물관,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과학 산업 박물관, 천체 플레네타리움과 각종 천문기기를 전시하는 아들러 천문관 등 이는 미국 각 주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찾는 시카고의 핵심 관광 명소이다.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 일리노이 주는 초등학교를 비롯한 대다수의 교육기관에 2주 간 임시 휴교령이 내려졌다. 시카고 일대의 대학교들 역시 봄 방학기간을 변경하거나 수업을 원격 수업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코로나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마트 곳곳에서 사재기현상 벌어져
현재 일리노이 주에서는 본격적인 마트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시카고와 주변 서버브 일대의 여러 대형마트들에서 마스크, 손소독제, 화장지, 채소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 전역의 학생들은 점심을 학교 급식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이를 걱정한 학부모들의 불안감 역시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평소 그 어느 때보다 생필품과 식품을 사며 물품 비축에 몰입하고 있다. 보통 미국에서 사재기라 하면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를 대비하여 비상식량을 사두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매우 빠른 속도로 마트에서 사라지고 있는 품목인 ‘화장지’이다. 이는 현재 미국 내에서도 잘 설명되지 않는 의아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스트코, 월마트, 타겟, 쥬얼 오스코 등 미국의 그 어떤 대형마트를 가도 화장지 코너는 유난히 휑하게 비어져 있는데 이는 비상사태에 대한 대중들의 집단 공포심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치료는
현재 일리노이 주는 코로나19에 대해 1000여 명의 환자가 검사를 받고 있으며 그중 대다수가 음성으로 판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일리노이 주에서 사망자가 보고된 바는 없지만 코로나19는 노인과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일리노이 주지사 프리츠커(Pritzker)와 시카고 시장 라이트풋(Lightfoot)은 기업들에게 가능한 직원들이 집에서 일하도록 하고 아픈 사람들이 출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길 요청했다.
일리노이 공중 보건부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퍼지며 증상은 열, 기침, 호흡곤란이 있다. 그리고 코로나19는 노출된 후 2~14일 후의 잠복기를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일리노이 주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 주치의와 건강관리 시설에 연락하고, 코로나19에 대해 궁금한 점은 일리노이 공중 보건부(800-889-3931)로 전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편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미국 사회에서 코로나19 치료는 막연함과 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병원비가 굉장히 비싼 시스템을 가진 나라이다.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어도 의료보험의 종류와 세세한 옵션에 따라 치료비가 다르게 보장된다.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상품 등급에 따라 치료비에 대한 보장 금액은 클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는 것. 이처럼 보험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보험이냐에 따라 치료비를 상당 부분 본인이 지불해야 하는데 하물며 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을 시에는 막대한 금액의 병원비를 전액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어도 병원비 부담에 대한 걱정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고 치료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이는 의료보험 미가입자뿐만 아니라 의료보험이 있어도 치료 금액을 납부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도 해당된다.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의료적 지원보다 비싼 병원비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 역시 코로나19의 불평등한 재난으로 설명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부분의 의료보험회사들은 보험 가입자들에게 코로나19 테스트(치료는 별도)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료보험 미가입자인 경우는 본인이 코로나19 테스트 비용을 전액 부담하게 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의회는 보험 가입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코로나19 테스트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