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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척간두에 선 남북관계, 2018년 이전으로 되돌아가나
백척간두에 선 남북관계, 2018년 이전으로 되돌아가나
  • 원성연 편집인
  • 승인 2020.06.15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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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2018년 이후 최대 위기 맞아
북,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연락선 차단 실행
북,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도 언급해

[이코노미21 원성연 편집인] 남북관계가 파경을 맞고 있다. 북은 연일 격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으며, 남북인원이 상주하던 개성 연락사무소를 개소 21개월만에 폐쇄했다. 북은 개성 연락사무소를 폐쇄할뿐 아니라 철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북은 심지어 13일 대남 무력시위를 공식선언하면서 남과 적대적 관계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파경을 맞을 것인가.

이번 갈등의 출발은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때문이다. 북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북에 대한 적대적 행위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남은 개별단체의 행위일뿐이라며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북의 계속된 요구에도 남이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 남북관계가 급속도록 악화한 것이다.

청와대가 뒤늦게 나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엄정한 대응을 밝혔지만, 북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남의 조치에 더 이상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급기야 13일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문에서 말귀가 무딘 것들이 혹여 협박용이라고 오산할 수 있는 담화를 발표하기보다 이제는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해야 한다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서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멀지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해 군사적 대결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김 부부장 명의로 남북관계 단절을 압박하는 첫 담화를 발표한 이후 압박수위를 점차 높여 왔으며, 이번 담화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까지의 북의 발표 내용을 보면 북은 남북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하에 남북관계 단절의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첫 담화에서 북은 대북전단 살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언급했다.

이 담화가 발표된 직후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하는 법률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5일 북은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관계 단절도 불사하겠다며 첫 번째 조치로 남북연락사무소의 완전한 폐쇄를 선언했다.

이후 북은 행동에 들어가 지난 9일 정오부터 연락사무소를 포함 남북 정상 간 핫라인까지 모든 연락선을 차단했다.

청와대는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으나, 북은 11일 밤 김 제1부부장이 남북관계의 결별을 언급하며 독자적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북의 반응은 전날 장금철 통전부장이 발표한 담화 내용을 보면 예견된 것으로, 그는 담화에서 “(남북간) 신뢰는 산산조간이 났다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은 남의 대응과 무관하게 자신들이 밝힌대로 남북관계 단절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연락사무소 폐쇄와 연락선 차단 등 자신들의 의지를 행동으로 즉각 실행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청와대까지 나서 이번 사태의 원인인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엄정한 대처를 약속했음에도 북이 격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는 2018년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북관계가 2018년 이후 최대 위기에 놓여 있다. [이코노미21]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3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남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밝혔다. 사진=Jtbc 화면 캡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3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남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밝혔다. 사진=Jtbc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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