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8% ↓ 432억달러…수입 -14.2% ↓ 362억3000만달러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우리나라 7월 경상수지가 74억5000만달러 흑자를 달성해 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입이 동반 감소하면서 달성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세계 각국은 경기가 하강하고 있으며 국제무역은 크게 위축된 상태다.
한국은행은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4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경상수지는 흑자는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이며, 지난해 10월(78억3000만달러) 이후 9개월만에 가장 큰 흑자 폭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도 흑자폭이 8억7000만달러 늘었다.
흑자 폭이 커진 것은 수출 감소폭에 비해 수입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요국들의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도 감소했다. 상품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2억2000만달러(-10.8%) 줄어든 432억달러로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은 선방을 하고 있지만 석유류, 자동차 부품 수출 등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미국에 대한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7.7% 증가한 65억9000만달러였으며, 중국은 전년동기대비 2.5% 늘어난 117억3000만달러였다. 반면 동남아시아에 대한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8%나 급감한 103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상품수입은 전년동월대비 60억10000만달러(-14.2%) 줄어든 362억3000만달러로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상품 수입이 크게 준 것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류 수입가격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상품수지는 69억7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동월대비 7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상품수입이 -14.2% 줄어든 반면 상품수출은 -10.8%로 줄어 흑자폭을 키운 것이다.
서비스수지는 전년동월대비 4억4000만달러 줄어든 11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도 전년동월대비 7억6000만달러 줄어든 3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관광객 감소로 여행수지는 적자폭을 줄이며 개선되는 양상이다. 운송수지도 2000만달러 적자였지만 적자규모는 줄어들었다.
본원소득수지는 전년동월대비 5억2000만달러 줄어든 1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법인으로부터 받는 배당수입이 지난해 동월보다 줄어 15억달러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안정화하기는커녕 재확산하면서 8월 이후 전망도 밝지 않다. 8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9.9% 감소한 396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16.3%나 줄어든 35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8월에도 무역수지는 41억2000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수출입 동반 감소에 따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