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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관계, 낙수효과 없다…대기업만 영업이익 늘어
하도급관계, 낙수효과 없다…대기업만 영업이익 늘어
  • 임호균 기자
  • 승인 2020.11.02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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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매출 증가에는 도움 되지만 이익은 아냐
대기업 영업이익 1조원 증가할 때 중소기업 1억원 감소
조세연 “대기업이 영업이익 증가분을 중소기업과 나누고 않고 있다”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대기업 영업이익이 늘어도 하청업체 이익은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2대기업중소기업 간 하도급 관계를 고려한 중소기업의 성과 실증분석 및 정책적 함의보고서에서 하도급 업체는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원청인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때에도 하청인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하도급 계약을 맺을 경우 매출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는 거리가 있는 결과다.

조세연은 2013년 기준 대기업과 하도급 계약을 맺은 2414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했으며 매출액 1000억원 이상, 종업원 300명 이상 하도급 기업을 제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4년 기준으로 매출과 총자산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대기업이 증가할 경우에도 중소기업은 오히려 감소했다. 대기업과의 하도급 계약이 매출과 총자산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영업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원청 대기업의 매출이 1조원 증가할 때 중소기업은 3억원 증가했다. 총자산도 대기업이 1조원 증가할 때 중소기업은 1억원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대기업이 1조원 증가할 때 중소기업은 오히려 1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조세연은 대기업이 영업이익 증가분을 중소기업과 나누고 않고 있다대기업 영업이익 증가에 중소기업 영업이익 감소가 기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납품단가 조정을 통해 하청업체의 이익분을 대기업이 가져간다는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이런 영업이익 비대칭 경향은 하도급 중소기업의 거래처 수가 적거나 업력이 오래된 기업일수록 강했다. 반면 하도급 업체의 거래처가 10곳을 넘는 경우엔 영업이익 비대칭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하도급 중소기업이 일부 대기업만을 거래처로 둘 경우 단가조정 등 대기업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거래처가 많을 경우 중소기업의 협상력이 높아져 대기업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분석이다.

한편 업력이 10년 이하인 하도급 중소기업에서도 영업이익 비대칭 경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력이 많을수록 원청 대기업의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지만 10년 미만의 경우 영업이익 비대칭이 없는 이유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영업이익 비대칭은 제조업과 건설업에선 나타났지만 서비스업에선 나타나지 않았다. 원청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조세연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소기업 입장에선 현재 하도급 관계가 낙수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21]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대기업 영업이익이 늘어도 하청업체 이익은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성장위원회 로고.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대기업 영업이익이 늘어도 하청업체 이익은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성장위원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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