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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가 가른 미 대통령 선거…분열된 민심은 남은 과제
우편투표가 가른 미 대통령 선거…분열된 민심은 남은 과제
  • 원성연 편집인
  • 승인 2020.11.09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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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함 열리면서 바이든 후보 역전 드라마 펼쳐
120년 만에 가장 높은 66.8% 투표율 기록
사전투표자만 약 1억명…우편투표자 6300만명
전체 투표자의 39% 우편투표에 참여해 영향력 커져

[이코노미21 원성연 편집인]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되면서 길었던 대장정은 막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표투표가 사기라며 선거불복을 선언했지만 선거결과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미 대선은 우편투표가 선거의 향배를 갈랐다. 개표 중반 트럼프 후보는 예상밖 선전을 하며 경합주 6곳중 5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경합주 우위에 트럼프 후보는 선거승리를 선언했으며 우편투표가 불법적이라며 모든 개표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반 개표 결과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던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사들에게 충격이었다. 개표 초반을 제외하고 개표가 진행될수록 트럼프 후보가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경합주에서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며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유지됐다.

그러나 우편투표함이 열리면서 대역전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현장투표에서 우위를 점했던 트럼프 후보의 우세는 딱 거기까지였다. 우편투표 결과가 집계되면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여 나갔다. 마침내 경합주인 조지아 주에서 5(현지시간) 오후 940(미 동부표준시) 개표율 98%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득표율(49.4%)이 동률을 이루었다. 득표수로는 트럼프 후보 2447223, 바이든 후보 2444321표로 트럼프가 다소 앞섰지만 표차는 1902표에 불과했다. 이후 상승세를 탄 바이든 후보는 6일 아침430(미 동부표준시) 소폭 열세에서 역전하며 917표 앞섰다. 대역전의 드라마가 시작된 것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우편투표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현장투표에선 트럼프 후보가, 우편투표에선 바이든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전투표방식으로 이뤄진 우편투표는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들의 참여가 많을 것으로 봤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가 크게 늘어나 우편투표가 선거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에선 사상 최대인 약 1억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으며 현장 조기투표를 한 사람을 제외하면 6300만명 정도가 우편투표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대선과 비교할 때 5배나 많은 수치다. 2016년 대선 총투표자가 139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사전투표만으로 4년전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이 이미 투표를 한 셈이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은 66.8%로 약 16천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120년만에 가장 높았다. 게다가 전체 투표자의 39%가 우편투표에 참여해 우편투표 결과가 선거의 향배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실제 결과도 그러했다. 이번 대선은 결국 우편투표가 승패를 갈랐다.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었지만 이번 대선은 많은 숙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민심이 극단적으로 양분되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바이든 후보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트펌프 대통령은 지난 선거 때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CNN에 따르면 7(현지시간)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738만표를 얻어 2016년 대선에서 받은 최종 득표수보다 740만표 많다. 이는 역대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최대 득표수이다. 득표율로도 2016년에는 46.1%를 얻었는데 이번 대선에는 이날 현재 47.7%를 기록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도 표수로는 417만표, 득표율로는 2.8%포인트에 불과하다. 예상외로 트럼프 지지 세력이 건재함을 보여준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 참패할 것이라는 관측은 빗나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트럼피즘(트럼프식 정치)이 여전히 유효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불복을 선언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강력한 지지세력이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만약 예상대로 큰 격차로 졌으며 아무리 트럼프라고 해도 선거불복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선거결과는 박빙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를 찍은 47.8%의 유권자는 더욱 강한 결속력을 보일 것이다. 이미 두 후보 지지자들은 양분돼 선거승복우편투표 사기를 외치며 곳곳에서 대치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경합주에 대한 재검표와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했다. 선거 결과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확정됐지만 차기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승복 선언 또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두 후보 지지자들의 대립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7.6%의 민심을 보듬어 안아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코노미21]

미 대통령 선거 결과. 출처=CNN
미 대통령 선거 결과. 출처=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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