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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디지털위안화’
속도내는 ‘디지털위안화’
  •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 승인 2020.12.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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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소비자 결제규모의 약 15%를 차지할 것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 및 미국 달러화에 대한 금융패권 견제 목적

[이코노미21 김창섭 본부장] 중국의 디지털화폐 발행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민은행은 12월11일부터 27일까지 쑤저우(苏州) 시정부와 함께 10만명의 주민들에게 일인당 200위안씩(약 3만3700원) 디지털위안화를 지급하고 디지털위안화의 사용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3년간 쑤저우에 사회보험 납부기록이 있거나 거주지가 등록된 주민을 대상으로 응모를 받아 11일 지급대상자를 선정했다.

디지털위안화를 지급받은 사람들은 쑤저우 시내 1만개의 지정된 상점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이 참여하면서 온라인 상거래 상 최초로 디지털위안화 사용을 실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제 및 자금이체가 가능한지를 테스트할 예정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2019년말부터 선전(深圳), 쑤저우(苏州), 청두(成都), 슝안특구(雄安特区)와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 개최 현장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화폐(数字货币)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공식 발행을 위한 준비를 진행한 바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쑤저우에서의 디지털위안화 시범 사용이 선전(深圳)에 비해 인원, 사용기간, 사용처 등이 대폭 확대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이 디지털위안화 공식 발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은 중국내 모바일 쇼핑 및 결제 선호도가 매우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징둥(京東)을 통한 온라인 상거래에서의 사용 테스트가 성공할 경우, 디지털위안화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전망보고서에서 디지털위안화가 향후 10년 내에 약 10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전체 소비자 결제규모의 약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이번 디지털위안화 시범 사용 확대와 관련해 디지털위안화 연구개발 과정에서의 테스트일 뿐 디지털위안화의 공식 발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인민은행의 공식 입장에도 금융전문가들은 이미 중국의 디지털위안화 발행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강(易纲)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5월 디지털화폐 발생을 위한 기본적인 설계 및 테스트가 완료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8월에는 상무부가 광둥, 홍콩, 마카오, 베이징, 톈진, 허베이, 장강 삼각주 등에서 디지털화폐 시범 사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판이페이(范一飞) 인민은행 부총재는 지난 9월 개발중인 디지털화폐의 명칭을 디지털위안화(数字人民幣)로 명명하고 법정통화로서의 의의와 성격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중국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디지털화폐를 발행한 첫 국가이며, 시범운영 중인 선전시가 11월 기준으로 약 3000억원을 발행할 정도로 규모와 속도 면에서 타국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자금세탁방지, 현금사용 감소에 대한 대응, 결제시스템의 개선 등을 이유로 디지털화폐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 금융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추진중인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 및 미 달러화에 대한 금융패권 견제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해 디지털위안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의 디지털위안화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코노미21]

중국 인민은행. 사진=위키백과
중국 인민은행. 사진=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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