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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인가 금융투자상품인가
코인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인가 금융투자상품인가
  •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인스타페이 대표
  • 승인 2021.09.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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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형과 비증권형 코인을 분류하고 이에 맞는 규제설계 필요해
코인이 증권인지 여부는 호위테스트 등을 통해 법령에 의해 규정돼야
코인 중에서 증권에 해당되는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 등 법적 책임 제기될 수 있어

[이코노미21] [배재광] 법의 부지는 용서되지 않는다(Ignorantia juris non excusat). 거래소에 상장된 블록체인 프로젝트(코인) 중에서 증권에 해당되는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 등 법적 책임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터넷으로 분산원장기술(DLT)인 블록체인이 혁신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관문이다. 결국 혁신에 대한 규제설계의 문제다.

지난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2021년도 글로벌혁신지수(GII)를 발표했다. 선두 혁신국가들 사이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의 혁신순위 상승이 가장 놀라운 것이라고 평가했다{In addition to Republic of Korea’s spectacular jump (from 10th to 5th)}.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국정목표의 제일 우선순위에 놓고 실행한 결과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다만, 아쉬운 것은 OECD의 결과기준의 혁신에서는 여전히 제일 뒷자리에(23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R&D) 예산, 특허나 지식재산의 출원과 등록 기준이 아니라 특허나 지적재산권의 보호와 활용 측면에서는 여전히 OECD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신고는 1차 마무리됐다. 이제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입법의 시간이다. 제2 인터넷으로 불리는 블록체인(DLT)에 대한 혁신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규제설계(Regulatory Framework)가 필요할까. 결국 증권형 코인과 비증권형 코인을 분류하고 이에 맞는 규제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상장코인이 증권형인지 여부를 백서,  ICO과정, 현재 코인상황 등을 분석해야 한다. 또한 거래소에 대한 규제체계를 설계하기 위해서 상장된 코인과 상장사례를 분석해야 할 것이다.

코인이 자본시장법상 증권(security) 혹은 금융투자상품(financial instrument)인지 여부는 발행자와 거래소의 주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본시장관계법령, 소위 호위테스트(Howey Test) 등을 통하여 법령에 의하여 규정되어야 한다. 거래소나 발행사의 경우 해당 코인이 ‘증권형’으로 인정되면 향후 자본시장법 위반 문제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자본시장법 제4조에 따르면 증권은 채무증권(사채 등), 지분증권(주식 등),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Investment Contract) 등이 있으며 그 구체적인 증권발행 요건 등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규정되어 있다. 실제 코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투자계약증권(Investment Contract)인지 여부다. 미국 증권선물위원회(SEC)가 리플사가 발행한 XRP를 연방법원에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제소한 것도 XRP백서, ICO과정, 소유자의 구매동기 등을 분석할 때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Coinbase) 등 거래소들은 상장을 폐지하였다. 코인베이스는 2018년 6월 경 증권위원회로부터 증권형 코인의 상장이 가능한 거래소로 인증 받아 증권형 코인들이 상장되어 있지만 XRP가 증권형 코인으로 인정되면 ICO와 코인베이스 상장시 증권거래법 위반에 따른 제재 위험 때문에 상장을 폐지하였다(일부 국내 언론은 증권형으로 제소되자 코인베이스가 인가받지 못한 거래소여서 상장을 폐지한 것으로 보도하였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시장법상 증권형 코인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본 위원회가 2018년에 발표한 체크리스트를 참조해서 분석할 예정이다.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제공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제공

현재 규모면에서 국내 거래소 1위인 업비트에는 지난 6월 28일 24개 프로젝트가 상장폐지(지원중단)되어 현재 12개프로젝트만 상장되어 있다. 이 코인들에 대해 증권형인지 여부, 상장과정, 백서분석과 실행여부 등에 대해 간략히 분석하여 백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오늘은 업비트 초기에 상장된 코인 중 하나인 ‘메디블록(MED)’에 대해서 그 증권성 여부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일단 메디블록은 퀀텀 혹은 이더리움 메인넷을 사용하여 발행한 메디토큰을 올 8월에 코스모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발행하였으며, 기술백서 발표처럼 별도의 메인넷이 아니라 메디블록은 인터페이싱만 담당하고 있다. 메디패스는 사실상 보험청구앱이고, 닥터 팔레트는 의무기록(EMR) 서비스인데 사실상 블록체인인 메디블록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2017년  당시의 백서에 따르면 개인이 제공하는 의료정보에 대한 인센티브로 메디토큰을 지급하겠다는 정도가 메디블록과 구현된 서비스의 연관성이다. 실제 개인의료정보를 블록체인으로 분산 저장함으로써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백서의 핵심적 내용은 사실상 구현 가능성 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메디블록(MED)은 백서상으로 보면 메디블록 서비스 플랫폼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경제활동의 주요매개체’로서 인센티브 등으로 사용되는 유틸리티 기능을 갖는 코인이다. 백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메디블록은 MED와 더불어 플랫폼 참여도의 척도(생태계 내의 평판) 역할을 하는 메디포인트(Medi Point, MP)를 가지고 있다. MP는 다른 사용자에게 전달하거나 거래를 할 수없으며플랫폼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다. 메디블록이MED외에MP시스템 을 별도로 운영하는 이유는, 의료정보라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의료기관이나 헬스케어 기업 등을 포함한 타인과 거래하는데 있어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를 판단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객관적인 지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따라서 MP는 메디블록 플랫폼 생태계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가에 대한 지표로서 활용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중요한 것은 백서나 ICO, 업비트 상장과 그 이후 진행상황 등을 종합해서 판단할 경우 메디블록이 자본시장법상의 금융투자상품, 증권에 해당되는지 여부다. 특히 자본시장법 제4조 제2항 제4호 투자계약증권(Investment Contract)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코인이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다음과 같은 호위테스트를 기준으로 판별한다.

• 코인의 발행, 세일을 후원하거나 촉진한 개인 또는 그룹이 있으며, 노력이 프로젝트의 개발, 유지 관리와 잠재적 가치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 코인 발행인이 아닌 개인이나 단체가 지배구조 또는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 코인이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투기를 제공하는데 있는가. 즉, 코인을 구매하는 주요 동기가 투자보다 사용 또는 소비에 있는 것이 분명한가? 구매자가 투자의도를 표현했는가 혹은 소비의도를 표현했는가

• 코인이 다양한 사용자 기반에 분산되어 있는가, 아니면 애플리케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수의 손에 집중되어 있는가?(발행 후 일정한 기간의 경과 후 판단한다)

메디블록 백서와 ICO, 업비트 상장과 이후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은 다음과 같다. 메디블록은 기능적으로는 유틸리티 토큰(An Utility Type Crypto Asset)임이 분명하다. 다만, 유틸리티 토큰이나 코인이라고 해서 비증권형에 해당된다고 일의적으로는 규정되지 않는다. 백서, ICO과정 등 구체적인 사실 분석을 통하여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되는지를 판별해야 한다.

먼저, 메디블록의 발행과 판매 상황을 살펴 보면, 메디블록을 구매했을 때, 그 서비스나 플랫폼에서 구체적인 사용 용도는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코인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담은 제안들이 제시되었고 이것이 주요한 구매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현재까지도 메디블록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플랫폼이 충분하지 않고 오히려 메디블록과 상관없는 서비스를 론칭(보험금 청구서비스인 메디패스 등)하였을 뿐, 백서를 검토해도 메디블록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별도로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위 검토내용으로 볼 때 메디블록 구매자들의 구매동기가 ‘투자’(investing)나 ‘투기’(speculation)에 있었음이 명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결론적으로 메디블록(MED) 프로젝트는 ‘증권’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되며, 모집을 위한 ICO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어야 하며, 업비트 상장시 역시 자본시장법상 공개(public offering)와 상장(listing)관련 규정에 따라야 했을 것이다.

업비트의 경우도 상장 심사시 메디블록이 증권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였다면 상기와 같은 이유로 증권에 해당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을 것이다. 당연히 업비트는 자본시장법상 ‘증권거래소’로 인가 받지 못하였으므로 메디블록을 상장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소정의 규정에 반하는 불법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어야 한다. 메디블록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지 몰랐다거나 코인이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는지 몰랐다는 것만으로는 면책되지 않는다. 역시 법의 부지는 용서되지 않는다(Ignorantia juris non excusat).

본 위원회는 지난번 기고에서 밝혔듯이 국회 정책전문가 회의를 통하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와 금융당국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가상자산 거래소에 알맞는 규체를 설계(Regulatory Framework)할 수 있도록 코인의 상장 사례분석 백서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원화거래가 가능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상장되어 있는 코인과 그상장과정을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제설계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업비트와 빗썸부터 직접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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