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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탄소제로 시간표’ 불발...중국‧인도‧러시아 시점 확정 반대
G20 ‘탄소제로 시간표’ 불발...중국‧인도‧러시아 시점 확정 반대
  •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 승인 2021.11.01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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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 1.5℃ 이내 제한 노력하기로 합의
이탈리아 포함 서방국들 구체적 시점 표기 주장
석탄발전 폐지도 ‘가능한 한 빨리’ 문구만 제시돼

[이코노미21 김창섭 본부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탄소제로 시간표’ 합의가 불발됐다. 탄소배출 제로 시점을 못 박지 않고 ‘금세기 중반까지’라는 모호한 문구가 제시됐다.

다만 G20 정상들은 31일(현지시간) 지구의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또한 구체적 시점 없이 노력한다고 표현해 공허한 목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장국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방국들은 구체적인 목표 시점을 넣자고 주장했으나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이 반대하면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탄소 중립 달성 시점을 2060년으로 제시했고 인도는 아예 시점을 설정하지 않았다.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도 ‘가능한 한 빨리’ 이행한다는 문구만 제시됐다. 선진국은 2030년대 말까지로 목표를 제시했으나 개도국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도 ‘중기적 목표’로 추진한다는 문구가 선언문에 담기는 정도에 그쳤다.

개도국은 그 동안 선진국이 자신들의 성장만 방해한다며 탄소배출 규제에 반대해 왔다.

이에 선진국들은 개도국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2025년까지 매년 1천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한다는 문구가 선언문에 포함됐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약속이라는 관점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나서지 않았다. 사람들이 실망할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나도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가진 희망이 충족되지 못한 채 로마를 떠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관계자는 “우리는 기온상승 폭이 2.7℃에 달하는 지구온난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재앙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로마에서 보여준 우유부단함과 분열이 지구를 불태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G20 정상은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나라의 의미있고 효과적인 조처와 헌신이 필요하다”며 “지구의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공동선언문의 문구 자체는 파리협약과 유사하나 1.5℃ 목표를 한층 더 선명하게 부각함으로써 6년 전보다 많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G20 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한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회의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G20 정상이 상당한 수준의 약속을 했다”면서 “우리의 꿈이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회의 결과가 COP26을 위한 "좋은 신호"라고 강조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기후변화 이슈에서의 성과를 언급하며 성공적인 회의였다고 평했다. [이코노미21]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워킹세션 모습. 사진=G20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워킹세션 모습. 사진=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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