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6 17:12 (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새 사회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새 사회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 김창섭 기자. 손건 인턴기자
  • 승인 2021.12.21 15:5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라과이 정부에 블록체인 기반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 제안
파라과이, 세계 최대 규모 수력발전소 이타이푸댐 보유
풍부한 수력발전으로 암호화폐 채굴해 수익을 사회에 재분배
암호화폐 채굴 등에 필요한 전력 대부분은 화력발전 또는 원자력
파라과이 정부와 11월 8일 전략 6메가와트 확보하는 계약 체결
친환경에너지로 비트코인을 안정적·지속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기반 마련

[인터뷰-최용관 커먼즈 재단 이사장]

[이코노미21 김창섭 기자, 손건 인턴기자] 커먼즈 재단(Commons Foundation)을 일반적 기준으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커먼즈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그 생태계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커먼즈 재단은 커먼즈 구조의 생산활동과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불평등 구조와 양극화를 해소할 글로벌 공동체, 새로운 사회모델을 추구하며 이를 실험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그에 기반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그 주창자들은 크게 ‘탈중앙화’와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생태계’를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반인의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은 가격변동성이 큰 ‘투기적 성격의 금융상품’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에 대한 이상과 철학이 대중에게 공유되고 확산되기도 전에 새로운 투기 열풍으로 인식돼 정부의 규제대상으로 떠올랐다.

그간 여러 과정을 거쳐 현재 수많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에게 제대로 된 금융상품으로서 자신들의 거래를 인정해 주기 바라고 있다. 탈중앙화를 외쳤던 이들이 정부의 인정을 청원하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초기의 이상은 결국 현실의 벽을 뛰어 넘지 못하는 것일까?

최용관 커먼즈 재단 이사장은 한국에서 2000년부터 P2P관련 기술의 개발과 연구, 사회의 커먼즈화를 위해 활동한 한국 블록체인 기술의 1세대다.

그는 이전부터 중남미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보유한 파라과이를 주목해 왔다.

중남미의 낙후된 금융시스템과 빈부격차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해 그가 파라과이 정부에 제안한 것은 블록체인 기반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파라과이의 풍부한 수력발전을 바탕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채굴해 그 수익을 사회를 위해 재분배 하는 것이다.

파라과이 정부는 이 과정을 통해 세금을 걷을 수 있고 정보기술 인력을 양성함과 동시에 고급 기술을 전수 받을 수 있다. 또한 재단과 우리나라는 청정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전력으로 지속가능한 채굴과 이에 필요한 부품 및 시스템을 수출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파라과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수력발전량 세계 최대의 파라과이 이타이푸 댐. 사진제공=커먼즈재단
파라과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수력발전량 세계 최대의 파라과이 이타이푸 댐. 사진제공=커먼즈재단

블록체인에 기반한 미래시대 데이터를 생산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전력은 거의 대부분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화력발전이나 원자력으로 만들어진다.

최 이사장은 청정에너지인 수력발전을 통한 전력으로 디지털자산을 생산·관리하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커먼즈는 끈질기게 파라과이 정부와 협상했고 그 성과로 지난 11월 8일 파라과이의 전력 6메가와트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 이사장은 이번 파라과이의 전력 확보로 커먼즈 구조의 생산활동과 이익 분배를 통해 불평등 구조와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가장 취약한 금융‧경제 구조를 지닌 중남미의 금융불안과 민중들의 피폐된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모델을 고심하고 있다.

다음은 최용관 커먼즈 파운데이션 이사장과의 인터뷰 전문.

파라과이와의 계약 내용과 그것이 갖는 의미는?

=이 계약은 파라과이 전력청과 전력 계약을 한 것이고 현재 우리가 확보한 전력은 6메가다. 현지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해 채굴하는 것이고 공식적으로 국가와 처음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기에 국제적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이다.

다른 채굴업체들 중에 비트팜이라고 하는 나스닥 상장사가 파라과이에서 채굴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부 전력청과 협의된 사항이 아니고 지역 변전소와의 사적계약으로 알고 있다.

현지는 이와 관련된 규제나 법도 없고 채굴과 관련한 사업에 관해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사적 계약과 관련해선 파라과이 정부 관료들이 불신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공식적으로 정부와 계약을 해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6메가라는 전력량은 작은 수치가 아니다. 6메가라면 하드웨어 투입비용이 150억원 정도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점진적으로 전력을 늘려가면서 추가로 60헥타르 정도를 국방부로부터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60헥타르 또한 상당히 큰 면적이고 파라과이에서 가장 큰 변전소 옆에 붙어 있는 땅이라 많은 양의 전력을 공급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채굴을 통해 파라과이 정부에 이익을 보전해 주면서 세금도 내고 신뢰를 쌓으면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리하자면 파라과이 정부와 공식적인 계약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친환경 에너지를 통해 비트코인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에너지를 이용해 지속가능한 채굴이 이뤄지는 첫 번째 모델을 만든 것이다.

좌측부터 파라과이 COMMONS PY SA 이해석 대표, COMMONS FOUNDATION 최용관 이사장, Oscar Llamosa
좌측부터 파라과이 COMMONS PY SA 이해석 대표, COMMONS FOUNDATION 최용관 이사장, Oscar Llamosa Diaz 파라과이 재무부장관

역으로 얘기하자면 기존까지는 채굴을 하는 데 있어서 친환경적이지 못하고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같은 경우 지금까지는 대부분이 석탄 같은 화력 발전에 의존을 해 왔고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이 그런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화력발전과 원자력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아 국내에서 채굴이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도 비트코인 채굴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채굴하는 주 에너지원은 셰일가스나 화력이다. 채굴이 전혀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특히 셰일가스는 토지에 인위적으로 물을 공급해 가스를 끌어 올리는 방식인데 이런 경우 토지의 피해가 심각하다. 모든 (현재까지의 채굴 관련) 행위들이 탄소 발자국을 남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파라과이를 접촉하게 된 계기는?

=파라과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댐을 보유하고 수력자원이 아주 풍부한데 이것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남는 수력자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 속에 채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통해 채굴을 하자는 것이다.

이제는 어떻게 채굴을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채굴을 하느냐, 안하느냐’ 라는 행위 문제의 중요성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으로 옮기거나 발전소를 짓거나 하는 측면으로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채굴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미 금지를 시켰고 그 풍선효과로 많은 채굴자들이 근처에 있는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카자흐스탄도 전력난에 직면했고 현재 세계에서 채굴을 할 수 있는 전력이 풍부한 장소가 없다.

그나마 전력이 남아 채굴에 적합한 나라가 우리가 예전부터 추진해 왔던 파라과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럽의 비트퓨리와 공동으로 진행했는데

=비트퓨리는 남미쪽으로 네트워크가 전혀 없고 우리는 이미 그쪽과 어느 정도 네트워킹이 진행돼 공동으로 실사도 마친 상황이다. 특히 비트퓨리 채굴기는 실질적으로 한국 현지에서 생산과 조립되고 심지어 선적까지 이뤄져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파라과이 정부가 커먼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을 것이고 이견도 있었을텐데 어떻게 이를 극복했나?

=이는 2018년부터 진행된 오래된 프로젝트다.

우리는 3~4년 동안 정부 관료들을 만나 이것이 왜 중요한지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관해 설명하고 알려왔다. 또 이 계약이 파라과이 국익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일자리 창출이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했고 세금을 어떻게 부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파라과이 재무부 장관과 정부는 현지에 실체적 법이 없는 상황이라 우려하는 면이 많았다. 이에 우리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통해 채굴을 할 것이고 거기서 나오는 비트코인으로 지역 투자와 신규 인력창출 및 기술전수, 적절한 납세 등 책임감에 대해 어필하고 설득했다.

파라과이 정부와 관련해 우리나라 정부의 도움이나 지원이 필요하다면?

=금융 쪽 관련된 부분과 자원 분배 관련된 문제는 세계적으로 미국이 다 개입을 한다. 또 파라과이는 중국과 수교하지 않고 대만과 수교한 6개 나라 중 하나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가 파라과이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가상자산에 대해 지금까지 규제하거나 방해하는 입장이지 않았나? 암호화폐,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것은 P2P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중앙의 통제가 있으면 안된다. P2P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누구나 참여, 관여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정부가 중앙에서 통제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또 블록체인이나 P2P는 수평적 네트워크, 계층이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혹은 블록체인 어떤 부분에서든 정부가 지원은 할 수 있겠으나 그것에 대해 규제를 하거나 중앙에서 컨트롤 하려고 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된다.

중국이 현재 블록체인 기반으로 인민폐를 디지털 화폐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 블록체인을 도입해서 노드를 다 들여다보고 장악하고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순간 사람들은 디지털화된 화폐를 통해 중앙통제를 받는 구조로 편입돼 버릴 것이다. 이런 사실과 문제점들을 지적해야 되는데도 전 세계 정부나 중앙은행들은 통제하기 좋다는 식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 이건 올바르지 않다.

골든구스 프로젝트란?

=남미는 금융쪽으로 취약하지만 자원은 많다. 그래서 아직 개척되지 않은 곳을 발굴해 우리가 이 부분을 선점하고 그 나라들과 같이 분배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가 윈윈하며 같이 커나갈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커먼즈 경제 생태계에서는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열려있다. 열려 있는 공간에선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해도 상관없다.

현재 남미는 선도기업이 없고 반중정서로 인해 중국자본은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진입하기 좋은 시점이다.

파라과이에 설립될 블록체인 데이터센터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

=일단 우리가 그쪽에서 전력을 많이 확보하는게 목적이고 데이터센터라고 하는 것은 전기를 잡아 놓는 하드웨어적인 시설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센터들은 전력을 굉장히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파라과이에서 전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 이런 전력을 활용해 여러 데이터들을 파라과이에 저장, 가공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가장 큰 이슈일 것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센터라고 하는 것은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수집하느냐가 중요한데 현재까지 데이터들은 전부 중앙에 집중돼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등이 있겠고 그 다음 여러 플랫폼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다. 그 데이터가 그 기업의 가치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정화된 데이터 센터를 유치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고 블록체인을 통해 P2P로 모아진 데이터들이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에 의해 저장, 가공되는 과정과 알고리즘을 계획하고 있다.

이 일련의 과정들은 전기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비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재생 가능 에너지가 있는 곳에 유치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일 것이고 그것을 다른 선도기업들보다 빨리 선점해야 한다.

커먼즈는 어떤 활동을 해왔고 앞으로의 목표는?

=커먼즈는 P2P 관련해서 2000년도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생산하고 P2P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기본 바탕은 탈중앙화. 중앙에 어떤 통제도 없이 P2P로 조직들이 만들어지고 스스로의 의사결정과 거기에서 나오는 기여와 보상들이 이루어지는 시스템. 그것이 앞으로 나아갈 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이 활성화되고 비대면이 활성화된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커먼즈 조직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느냐는 블록체인이 증명하고 있다.

시스템이 구현되고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데이터들이 가공되고 그게 다시 참여한 사람들에게 글로벌하게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개념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전부 오픈 소스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 이것이 커먼즈 경제다.

우리나라 코인시장과 거래소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이 있다면?

=정부가 기존 금융틀에 가두려고 하면 안된다.

탈중앙화가 핵심이고 중앙통제를 통해 규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사실 거래소가 바라는 것은 증권형 코인이다. 금융상품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인데 P2P인 암호화폐의 특성과 맞지 않다.

주체가 없는 것이 핵심인데 주체가 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웃기지 않은가?

물론 시장이 커졌으니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고 소비자 보호와 외화 유출을 막겠다는 차원에서 약간의 통제와 규제를 하겠다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이 산업을 육성해 글로벌하게 한국이 전세계 암호화폐를 선도해 소프트파워를 강화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하게 갈 수 있게 지원하고 성과물을 낼 수 있게 관망해야 한다. 그래야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그냥 운동장을 만들어주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솎아내 주고 그러면 되는 것이다. [이코노미2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YOO, CHULHO 2021-12-24 10:31:12
2000부터 시작한 커먼즈 P2P 과거 연도별 매출 등 실적을 구체적 숫자로 제시하고, 파라과이 프로젝트 예상 수익 구조도 보여주면 커먼스 비즈니스 모델 구성에 대한 이해 및 기사 신뢰도도 높여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