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1990년 이후 최악의 붕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 제기돼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일본 엔화가 1990년 이후 최악의 붕괴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엔화 약세가 경제 전반에 이득이 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25일 1달러는 121.84엔을 기록해 6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25일 의회에 출석해 "일반적으로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견해에 변화는 없다"면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변화 덕분에 엔화 약세의 이익은 수출 확대가 아니라 일본기업들의 해외 수익 증가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입물가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것이지 엔화 약세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달 소비자 물가가 일본은행 목표 2%에 근접해 오를 수 있지만 당장 통화 완화정책을 철회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임금, 일자리, 기업 수익이 꾸준히 오르는 현상과 동반해 상승해야 금융완화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이는 일본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개인의 실질 소득과 수입 의존적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날 스즈키 수니치 재무장관은 "환율 안정성이 중요하고 급격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도한 엔화 약세를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엔화가 1990년 이후 최악의 붕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앨버트 에드워즈 소시에테제네랄(SG) 전략가가 “외환트레이더들이 이를 악물고 엔화를 팔아치우고 있다”는 발언을 전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1990년 이후 최고인 15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몇 년 새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낮아 지루함을 느끼던 트레이더들이 최근 엔화값 급락세를 절호의 이익 실현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