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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미 셰일가스 대출금 2200억원 못 받아
수출입은행, 미 셰일가스 대출금 2200억원 못 받아
  •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 승인 2022.03.29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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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년 에이티넘에너지에 2억1700만달러 대출
2020년 12월 원금 1억8천만달러 대손상각 처리
대출 신청 시점 이미 유가와 가스 가격 하락중
추가 시추작업 연기 또는 중단될 것 인지하고도 대출

[이코노미21 김창섭 본부장] 한국수출입은행이 미국 셰일가스 프로젝트의 유전·가스전을 담보로 2600억원 가량의 대출을 해줬다가 약 2200억원을 돌려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9일 발표한 '한국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정기감사' 보고서에서 수출입은행이 지난 2015∼2016년 셰일가스 프로젝트 참여 기업 에이티넘에너지에 대출한 2억1700만달러 관련해 2020년 12월 원금 1억8천만달러(2200억원)를 상각처리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2015년 6월 에이티넘에너지로부터 유전·가스전 개발사업을 위한 2억2500만달러의 대출을 신청받고 신청금액 그대로 대출한도를 승인해 2016년 2월까지 2억1700만달러를 대출해줬다.

그러나 대출 신청을 받은 시점에 이미 유가와 가스 가격 하락으로 추가 시추작업이 연기 또는 중단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대출을 감행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수출입은행의 담당자들은 유·가스전의 매장량에 기초한 순현재가치(NPV)를 3억1300만달러로 산정한 기술분석보고서를 확인하고도 에이티넘에너지의 의뢰를 받은 업체가 산정한 4억9100만달러를 NPV로 인정해 대출을 심의하는 확대여신위원회 안건에 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은 담당자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확대여신위 안건에는 시추 연기·중단 예정 사실을 기재하지 않고 오히려 "해당 석유·가스전은 유가 하락기에도 지속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NPV 3억1300만달러를 기준으로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은 71.8%에 달한다. 이는 미국 현지 은행 사례 등을 고려한 적정비율인 40∼60%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결국 에이티넘에너지는 대출 만기일인 2019년 9월까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감사원은 당시 보고 내용이 제대로 처리됐더라면 최소 3400만달러, 최대 9500만달러의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감사원은 대출한도를 합리적 근거 없이 과다 산정한 관련자 2명에게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코노미21]

수출입은행은 2015년 6월 에이티넘에너지로부터 유전·가스전 개발사업을 위한 2억2500만달러의 대출을 신청받고 신청금액 그대로 대출한도를 승인해 2016년 2월까지 2억1700만달러를 대출해줬다. 사진=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은 2015년 6월 에이티넘에너지로부터 유전·가스전 개발사업을 위한 2억2500만달러의 대출을 신청받고 신청금액 그대로 대출한도를 승인해 2016년 2월까지 2억1700만달러를 대출해줬다. 사진=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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